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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4 11:33 (수)
언론 명의 타령 기승

언론 명의 타령 기승

  • 이석영 기자 dekard@kma.org
  • 승인 2000.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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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하던 언론의 '명의(名醫)타령'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동아일보 등 일부 종합일간지는 최근 '베스트 닥터' '명클리닉' 등의 제목으로 분야별 전문의를 소개하는 시리즈물을 경쟁적으로 연재, 국민에게 의료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고 의료인, 기관간의 과다 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동아일보는 '베스트닥터의 건강학'이라는 시리즈물 10회까지 연재하면서 각 질환별 전문의와 치료법을 소개하고 1위부터 10위까지 각 분야별 '베스트 닥터'를 선정, 발표했다. 경향신문도 '신(新)명의를 찾아서'라는 연재물에서 전국 주요병원의과별 '명의' 명단을 사진, 연락처와 함께 실었다. '명 클리닉' 시리즈를 연재한 한국일보 역시 전국의 유명 병원과 전문의를 명의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다.

일간지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이같은 종류의 기획 연재물은 국민에게 다양한 의료 정보를 제공하고, 의료인과 의료기관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취지를 갖고 있으나, 오히려 명의를 쫓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등 부정적 요소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의료인의 순위를 매기는 행위는 '1등 제일주의' 국민성과 맞물려 의료인에 대한 심각한 편견을 갖게 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들 연재물이 소개하는 의료기관은 대부분 대학병원등 3차 의료기관으로,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대형 병원의 환자 집중을 언론이 앞장서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실제로 '명의'로 선정된 전문의에게 진료 받기 위해 환자가 몰려 업무 마비 현상이 일어나고,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수개월씩 대기하거나 '명의'를 쫓아 병원을 옮기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한 인사는 "명의 운운하는 것은 객관적인 의료정보의 제공과는 거리가 먼 언론 상업주의의 한 단면일 뿐"이라며 "이같은 종류의 기획물을 즉각 중단하는 것이 오히려 그들이 주장하는 국민 보건 향상에 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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