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18 06:00 (목)
청진기 11년 11월 11일 11시 11분

청진기 11년 11월 11일 11시 11분

  • Doctorsnews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11.11.18 11:03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태용(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부산대병원 영상의학과)

▲ 문태용(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부산대병원 영상의학과)

인간은 짐승과 달리 130%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중세기 암흑기에서 벗어난 우리 인류는 산업혁명·르네상스·민주혁신을 맞이하면서 사람이면 누구나 자율적으로 30%씩 복수로 증가하는 창의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지금은 본시 인간이 할 수 있었던 일의 일천배에 능가하는 새로운 일을 창조하고 있다. 지식의 양극화가 심오할수록 지혜가 창출된다. 지혜란 옳고 그름이 하나인 것을 아는 것이라고 한다. 피라미드의 눈처럼 양극의 중심에서 전체를 바라보는 눈을 말한다고 한다.

의학전문대학원 여대생이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의식을 잃어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간 사건이 있었다. 그의 부모가 대학원 교수에게 항의를 했다. 부모가 자녀에게 술을 가르친 적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학생들이 술을 좋아하는 것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교수는 즉각 반발하기를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이라고 하고 학교 일과를 벗어나면 교수는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발뺌 했다.

서울 모 의과대학 성추행사건도 마찬가지다. 학생들 서로 간에 부모가 준 돈으로 공짜 술 마시기를 좋아하는 학생들의 풍조는 누구에게서 배웠을까? 분명하게도 말하지만 부모는 아니다. 그들이 사회의 정의라고 생각하는 교수로부터 배웠을 가능성이 확실 하게 높은 것이다.

의학전문대학원 동아리 학생이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취기 상태에서 기숙사로 돌아가던 중 지름길이라고 판단한 공사장으로 들어가 알 수 없는 웅덩이로 추락하여 두개골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다.

다행히도 그는 건강을 되찾아 복학하여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기는 하지만 부모의 가슴은 쓰릴 수밖에 없고 학교 교수들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일찍이 석가는 음주를 하지 말라고 했다. 음주를 하면 수많은 죄악을 낳을 뿐 아니라 정신이 혼미하여 깨우칠 수 없다고 했다. 근기(根氣)가 약해지므로 눈과 귀가 어두워져 남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고 책을 읽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사물을 관찰하는 능력조차 떨어지고 창의력은 아예 소실된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 가장 어려운 것이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라고 하는데 거기에 무슨 잘 난 것이 있고 못 난 것이 있을까 마는 근기가 약한 범부들은 바람 부는 데로 날아다니는 나비처럼 잘 난 것이 있고 못 난 것이 있어 잘 났다고 생각하는 자는 못 났다고 생각하는 자를 칭찬하고 비난하고자 입이 근질근질 한 것을 공짜 술의 힘을 빌려 더더욱 죄악을 저질러 댄다.

근기 약한 자를 마저 죽이려고 덤벼드는 것이 어찌 짐승보다 못한 짓이라고 아니할 수 있을 까.

필자 역시 간밤에 늦도록 술을 마시고도 다음날 아침 입에 거품을 품고 초독을 하는 그런 의사를 훌륭한 의사라고 칭찬을 했으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가로 찢어진 입 열 개를 수직으로 꿰맬 수 있는 열 개의 숫자 11년 11월 11일 11시 11분, 이날 나는 음주로 응급실에 실려 간 한 여대생의 부모에게 교수로써 전날의 잘못을 인정하고 술을 끊음과 동시에 엎드려 사죄를 구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