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쌍벌제 그 후 1년] 설문조사.2
영업사원 71.8% "리베이트 줄거나 사라져"
제약회사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쌍벌제와 공정경쟁규약 도입 전후를 비교할 때, 리베이트 수수관행에 어떤 변화가 생겼다고 느끼는지 질문했다. 응답자의 71.8%가 '리베이트가 거의 사라졌거나 많이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비슷한 수준'이라는 답변은 27.1%, '오히려 늘어났다'는 1.1%로 각각 조사됐다.
국내사와 다국적사의 응답률에 다소 차이가 있었는데, 리베이트가 줄거나 사라졌다는 응답률은 국내사 67.04%, 다국적사 83.03%로 각각 나타나 리베이트 감소 체감도가 다국적사에서 훨씬 높게 나타났다. '비슷한 수준'이라는 응답 역시 국내사가 31.81%인데 비해 다국적사 16.07%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크게 줄었다'는 응답이 다국적사(15.17%)보다 국내사(44.69%)에서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차이는 앞서 '쌍벌제와 공정경쟁규약이 영업활동을 크게 제약하고 있다'는 응답률이 국내 제약회사(45.45%)가 다국적 제약회사(24.10%)보다 높게 나타난 결과와 궤를 같이 한다.
의사 과반수 "학술행사 참여 기회 줄어"
발표자의 경우 주저자 및 공동저자 1인만 지원 가능하며, 최근 학술대회 추세인 e-포스터 발표자는 지원할 수 없다. 교통비는 이코노미클래스, 식비 1식 5만원 이내, 숙박비에는 미니바·전화·세탁비용을 제외하는 등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매우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까다롭다 보니 규약 도입 초기부터 의사들의 학술행사 참여 기회를 제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실제로 이번 조사 결과 응답자의 58.4%가 쌍벌제와 공정경쟁규약 시행 이후 학술행사 참여 기회가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많이 줄었다'는 응답이 26.7%, '약간 줄었다'가 31.7%로 각각 나타났다.
이 같은 답변은 직역과 연령대별로 의미있는 차이를 나타냈다. 개원의(51.9%) 보다 교수(65.5%)·전임의(68.2%)·봉직의(65.6%)에서 '줄었다'는 응답률이 높았으며, 30대(64.0%)·40대(59.0%)·50대(55.4%)·60대 이상(46.5%) 등 연령이 낮아질수록 학술행사 참여 기회가 줄었다는 응답도 더 많았다.
이는 연구활동을 주로 하는 직역층에서 학술활동 제약을 체감하는 정도가 더 크다는 점, 그리고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덜한 연령층이 외부의 지원없이 해외학회 참여하는 것에 더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공정경쟁규약은 또 제약회사가 학술대회 개최를 후원할 때 학술대회 주최측이 전체 소요 비용의 20%를 참가자의 등록비로 충당해야 하며, 지원의 타당성·적정성 등에 대한 제약협회의 심의를 거쳐 승인받도록 하고 있다.
학술행사에 유치하는 제약회사 등 광고 행사 규모에 따라 업체당 50∼300만원짜리 부스를 최대 2개 까지만 설치토록 제한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제약회사의 후원줄이 크게 줄다 보니 일선 학회들은 자구책으로 참가 등록금을 인상하거나, 합법적으로 기부금을 받을 수 있는 법인형태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의사 개인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학술행사 참여 기회가 줄어든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가장 많은 30.2%가 '등록비 인상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꼽았다.
경제적 부담은 30대 응답자(42.1%)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개원의(22.3%) 보다 교수(36.1%)·봉직의(38.5%)에서 더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