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인 집단행동'
'병원인 집단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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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0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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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수(서울시병원회장)
"병원계는 더 이상 불합리한 의사결정 구조 및 일방적인 통보 방식의 수가계약제도를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편파적으로 운영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회의 어떠한 결정도 받아들일 수 없다."

지난달 27일 여의도를 1500여 병원인들의 함성으로 들썩이게 한 '병원생존을 위한 전국 병원장 비상 임시총회'에서 읽어 내려간 탄원서 내용의 한 부분이다. 말 그대로 보험수가에 관해 보험공단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되어 있는 협상기구를 병원계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병원장 비상 임시총회는 총회 개최를 결정하고 통보하기에도 바쁜, 지극히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주최측인 병원협회조차 놀랄만큼 많은 병원인들이 참석하여 이들이 이번 수가협상 결렬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주었다.

이번 임시총회 개최는 지난 10월17일 '2012년도 보험수가 협상'이 결렬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그러나 유형별 수가계약제로 전환된 이후 1% 대의 조정률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 동안의 협상결과에 대한 병원인들의 누적된 분노가 일시에 터져 나온 결과라는 것이 더욱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싶다.

2012년도 수가협상에서 병원계는 그 동안의 진료량 증가율 둔화 및 각종 경제지표상의 수가인상요인을 감안한, 병원계로서는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3.5%의 최소 수준의 조정률을 제시했다.

이와는 반대로 공단에선 왜곡된 자료를 토대로 1.3%의 터무니없는 수치를 제시해 처음부터 협상결렬을 예측케 했다. 마지막 협상 때 공단이 마치 선심이라도 쓰듯 제시한 1.9%의 조정률조차 물가인상률은 고사하고 병원인건비 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치였다.

협상결렬 이후 병원계가 우려하고 있는 것은 수가협상 결렬과 영상장비 수가인하 소송에서 패소한 정부의 불편한 심기로 인해 병원계가 수가문제를 포함해 이중삼중의 불이익을 당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점이다.

이러한 병원인들의 불안한 마음이 그동안의 누적된 분노와 결합해 집단행동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병원협회는 다른 의료단체들과는 달리 사람이 아닌 조직이 회원으로 되어 있다. 다시 말해 병원장이나 이사장이 회원이 아니라 병원이라는 조직 그 자체가 회원인 것이다. 이로 인해 병원협회는 웬만한 일에는 집단행동을 하지 않는다.

때문에 병원협회가 집단행동에 들어갔다는 것은 병원들이 막바지에 몰려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부 대형병원들이 병원건축을 신축하는 등 몸 불리기를 하고, 중소병원들이 리모델링을 한다고 해서 사회 일각에서 '병원들의 형편이 괜찮은 것이 아니냐'고 보는 것은 병원의 실상을 잘못 봐도 한참 잘못 본 것이다.

대형병원들은 비현실적인 수가체계로 인한 적자경영에도 불구하고 몰려드는 환자를 원활히 수용하기 위해 출혈을 감수하며 새 건물을 지을 수밖에 없고, 중소병원들의 경우 환자가 한명이라도 더 와주기를 바라며 빚을 내어서 리모델링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시대 병원들의 실상인 것이다.

이러한 병원들의 실상을 외면한 채 단순히 보험재정의 안정 혹은 정치적 논리로 저수가정책을 지속해 나간다면 정부나 공단은 병원인들의 더욱 큰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병원인들의 분노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우리나라 의료의 기반을 흔들어 버리고, 그로 인한 피해가 결국 환자 나아가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점을 정부와 공단은 직시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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