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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공무원들 섬으로 간 까닭은?

의사와 공무원들 섬으로 간 까닭은?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1.11.0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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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청년의사회·복지부 보건사랑회 자월도 의료봉사
북촌예술단·굿모닝병원 '동행'…인천해경 공기부양정 지원

▲ 인천시 옹진군 자월도에서 의료봉사 활동에 나선 노원구청년의사회원들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나이 50에 청년의사라고 하기엔 좀 뭐하죠…. 호호!!"

서울 노원구에 개원하고 있는 의사들의 봉사모임인 '노원구청년의사회' 최고참인 박경희 원장(세화소아청소년과의원)은 "그래도 마음 만은 늘 청년이고 싶다"고 했다.

지난 10월 30일 오전 7시 30분. 지금 아니면 보지 못한다는 가을 단풍놀이의 유혹(?)을 뿌리치고 휴일마저 반납한 채 노원구청년의사회원들이 삼삼오오 은행사거리로 모여들었다.

청년의사회 총무를 맡고 있는 김진호 원장(제민통합내과정형외과의원)이 공동원장을 맡고 있는 부인 조문숙 원장과 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아들 명세 군의 손을 잡고 가장 먼저 도착했다.

"배에 탈 수 있는 인원이 한정돼 있어 봉사단을 소수 정예로 편성했다"는 김진호 총무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오훈일(노원영상의학과의원)·조현호(중계윌내과의원)·장현재(파티마영상의학과의원) 회원이 속속 도착했다. "아빠와 함께 하고 싶어 따라 나섰다"는 양승주(현대가정의학과의원) 회원의 아들 경모(중1) 군도 함께 버스에 올랐다.

노원구청년의사회는 2000년 의약분업 투쟁 과정에서 국민과의 소통이 단절돼 있음을 깨달은 노원구의사회 소속 젊은 개원의들이 의기를 투합해 봉사와 나눔을 위한 모임을 결성하면서 출발했다.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보건사랑회는 자신이 맡고 있는 보건복지 업무가 실제 일선현장에서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를 몸소 체험해 보자며 출발한 봉사모임. 2005년 노원구청년의사회와 봉사활동을 통해 인연 을 맺은 뒤 6년째 손발을 맞추고 있다.

노원구청년의사회는 그동안 함께 봉사활동을 해 온 보건사랑회와 함께 인천시 옹진군의 작은 섬마을 자월도로 의료봉사를 떠나기로 한 달 전부터 약속했다.

"이번에 함께 가지 못해 미안하다"며 음료수 박스를 건네는 임지혁 전임 노원구청년의사회장(상계가정의원)의 배웅을 뒤로한 채  초음파 장비와 의약품 박스를 실은 버스는 아침 공기를 가르며 인천으로 향했다.

2005년부터 보건사랑회와 함께 봉사활동

"반갑습니다" "1년 만에 뵙네요"
인천 해양경찰서 공기부양정 선착장에서 만난 청년의사들과 보건사랑회 회원들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내민 손을 마주잡았다.

보건사랑회의 대부인 홍성진 복지부 서기관(감사담당과)은 "낮익은 분들을 뵈니 더 반갑다"고 악수를 청했다. 보건사랑회는 박광택 사무관을 비롯해 조봉래·서문교·이성우·이영종·손민영 주무관이 참여했다.

이날 봉사활동에는 의료법인 백송의료재단 굿모닝병원 오중근 행정원장과 최승규 부장을 비롯해 봉사를 위해 휴일마저 잊은 4명의 간호사들이 합류했다.

김진이 북촌전통국악연구회장을 비롯한 민속예술단원들도 공연을 통해 주민들에게 전통의 소리와 무용을 들려주자며 공기부양정에 올랐다.

인천 해경은 의사들과 공무원들이 섬을 찾아 봉사활동을 한다는 소식에 선뜻 공기부양정을 지원, 편의를 제공했다.

인천 해경 관계자는 "공기부양정은 선박이 접근할 수 없는 개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운용하고 있다"며 "섬 마을에 위급한 환자가 생겼을 때 뭍에 있는 응급의료센터를 갖춘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육지와 바다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공기부양정은 해수면에서 1∼2미터를 부양한 상태에서 자월도로 바람같이 내달렸다.

▲ 인천해양경찰서는 섬마을 의료봉사를 위해 공기부양정을 지원했다. 공기를 이용해 바다와 육지에서 자유롭게 떠다니며 이동할 수 있는 공기부양정은 갯벌에서 발생하는 해상 사고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봉사에 참여한 30여명을 모두 태울 수 있다.

굿모닝병원·북촌예술단 '재능 기부' 참여

1시간을 내달린 끝에 자월도 면사무소에 임시 진료실을 차린 청년의사들과 보건사랑회원들은 불편한 몸으로 진료실을 찾은 주민들의 손을 잡으며 열의를 다해 아픈 곳을 살폈다.

"허리가 아파 고통스럽다"며 진료실을 찾은 백00(70세) 할머니는 정형외과 진료와 초음파 영상진단에 이어 근육내 자극술(IMS) 시술까지 받으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최00(85세) 할아버지는 진료를 받은 뒤 북촌예술단이 준비한 화관무와 경기민요 공연을 관람하며 어깨춤을 선보였다.

교대로 점심식사를 하면서 쉼없이 이어진 진료봉사는 오후 3시까지 계속됐지만 환자들의 발길은 뜸했다.

일정을 마치고 다시 뭍으로 돌아오는 길. 홍성진 복지부 서기관은 "미력하나마 서로 나누다보면 조금이라도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지 않겠냐"면서 다음을 기약했다.

▲ 이번 의료봉사에 합류한 서울시 복촌예술단이 전통문화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 봉사모임인 보건사랑회원들과 청년의사들이 지역 주민들과 한데 어울려 신명나는 춤을 추고 있다.
장현재 전 노원구청년의사회장은 "웬만한 섬 지역에도 보건지소가 들어서면서 무의촌 개념이 희박해 졌다"고 밝힌 뒤 "오늘 진료를 받은 주민들 대부분이 도시 종합병원에서 건강검진은 물론 당뇨병이나 고혈압 관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의료접근성이 높아져 다행"이라고 언급했다.

황찬호 노원구청년의사회장(서울가정의학과의원)은 "젊은 회원들이 관심을 갖고 청년의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회원 배가운동을 벌여야 할 것 같다"며 "70년 생 조현호 회원이 희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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