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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 매너 훈남 공중보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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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0.2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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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대(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부회장)
▲ 조영대(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부회장)

첫 글자를 보고 당황하지들 않으셨으면 한다. 김병욱 PD의 인기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 윤계상 役(역) 이야기다.

극중 의사 윤계상은 돈 없는 환자 수술을 무단으로 했다가 병원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대학병원을 그만두고 보건소에 취직한다. 그 동안 일부 드라마에서 보여왔던 의사들의 부정적인 역할(권위를 내세우고, 이기적이면서, 불륜을 저지르는 등)에서 벗어난 캐릭터라는데서 일단 다행스럽다.

보통 캐릭터는 과장되고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은데 낯설지가 않다. 극 중에서 조금은 한가로워 보이면서, 환자들에게는 따뜻한 모습을 보이고, 그러면서도 고집이 세고 원칙을 강조하는 외유내강의 모습들은 주변의 많은 공중보건의사들을 떠올리게 한다.

게다가 극중 계상이 일하는 장면마다 공보의들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대부분 보건소에서 정규직 혹은 전문계약직으로 일하는 공보의들은 하루 수십명∼이백여명에 이르는 일반진료에 매진할 수밖에 없다.

독거노인들을 위한 방문진료나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예방접종 등 사업들 대부분도 공보의들이 도맡고 있다.

필자 역시 월 4회 정도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마을 주민들을 찾아 돌아다닌다. 진료실에 앉아 있는 것보다 번거롭고 고생스럽지만 얼굴 한 분 한 분을 떠올리면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비록 더덕이나 도라지는 받아본 적 없지만 어르신들이 권하는 물 한 잔 들이키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사실 크랭크인 즈음에는 전작 드라마를 통해 국민 훈남으로 거듭난 배우가 공보의로 등장한다는 풍문에 기대와 우려 섞인 눈길을 보내기도 했었다.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공보의라는 직군(?)에 대해 홍보할 기회이면서도, 화면 안의 부정적인 모습들로 인해 오히려 편견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다.

극 중 공보의로 출연하지 않게 의견을 내자는 이야기부터 에피소드에 현재 보건소 진료의 문제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내용을 삽입할 수 있도록 연출진에게 자문하자는 건의가 있을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최종적으로 보건소에 근무하는 의사로 나오면서 관심은 조금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많은 공보의들이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시트콤을 본 사람들이 보건소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와서 이것저것 요구할까 조금 두렵기도 하다.

어찌됐건 필자는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보건기관에 윤계상 못지 않게 매너 좋고 멋진 의사들이 많이 있다고.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의외로 보건소의 젊은 선생님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다. 오호라! 훈남은 바로 이들을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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