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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19 19:35 (금)
제1회 전국의과대학·의전원생 수필공모전 개최에 앞서

제1회 전국의과대학·의전원생 수필공모전 개최에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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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9.1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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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찬(한국의사수필가협회 홍보이사)
 <한국의사수필가협회>에서는 인문학을 통한 의학의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미래 한국의료의 주역인 의과대학/의전원생을 대상으로 수필공모전을 열고자합니다.

현대의학은 물리화학적인 세계관에 의지하여 발전해왔습니다. 즉 환자의 몸은 물리화학적기계이고 의학은 기계에 대한 지식이며 의술은 그것을 정비하고 고친다는 개념이었습니다.

사람의 몸은 기계가 아닐뿐더러 어떤 기계보다 비교할 수 없게 정교하고 예측 불가능합니다. 또한 같은 치료에도 그 반응은 제각각입니다.

눈부시게 발전하는 현대의학은 머지않아 신체의 거의 모든 신비를 밝혀낼 것이고 병을 치료하는 데도 그만큼 획기적인 진전이 있을 거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의학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현재 의학이 안고 있는 문제들은 무엇이고 그 해결책은 어디에 있을까요.

지금까지 의학은 사람보다 질병을, 치유와 보살핌(healing, care)보다는 처치와 치료(treatment, cure)를 앞세워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분석적으로 연구를 하다 보니 전체보다는 부분, 유기체적 불확실성보다는 기계적 확실성을 선호하는 성향이었습니다.

남을 도움으로써 행복을 얻는 의료의 본질이 혹시 경쟁적이고 배타적이지는 않았을까요. 물론 이런 문제의 책임이 의사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의료의 주체인 의사들은 이런 문제에 대한 반성하고 그 해결책을 내놓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인술(仁術)은 흔히 자신을 희생하여 환자에게 봉사만하는 헌신적인 진료를 일컫는 말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인술은 소통을 통해 진정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언지를 알고 보살피는 일일 것입니다. 인술은 일방적 희생이 아니고 그 대상과 서로 좋은 관계를 이룩하여 인간과 인간, 사회와 인간을 조화롭게 돕는 것이 아닐까요.

의학은 의사와 환자가 소통을 해야만 치료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니 사회적이고 일면 인문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문학은 생존의 방법보다는 삶의 의미를 묻는 것입니다. 아무리 병이 없어도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병을 앓으면서도 삶의 의미를 느끼는 것보다 못하지 않을까요.

그러므로 의학에는 인문학이 꼭 필요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세포병리학의 창시자인 독일의 빌효우(Karl Virchow)박사는 ‘의학은 사회과학이고 정치학은 확대된 의학’이라고 했습니다.

근래에 와서 의학이 그동안 잊고 있었던 윤리, 철학, 역사 등 인문학을 불러내기 시작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입니다. 의사에게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는 시대를 반성하고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를 주기 때문입니다. 역사에서 시대의 흐름을 읽고 준비해야 합니다.

윤리는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철학에서 의학의 궁극적 목적이기도 한 개인과 사회의 행복한 삶의 의미를 배워야 합니다.

사회적인 면에서 현재 한국의료의 중대한 문제점 중의 하나는 의료정책의 결정과정에서 의료의 주체인 의사가 점점 더 배제되고 있는 점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수장을 낸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나라이지만 최근에는 최소한의 교과서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제도를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때로는 의료전문가가 아닌 권력이 부당한 논리로 상명하달(上命下達)식으로 강요하는 의료에 지친 의사는 허탈해질 때가 많습니다.

히포크라테스선서에서 말한 대로 수태(受胎)된 때로부터 고귀한 생명과 지상(至上)의 것으로 존중 받아야 할 소중한 의술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그 일차적 책임은 의사에게 있다고 봅니다.

늘 시간에 쫓기는 의사에게는 문학 중에서 수필이 가장 가까이 하기도 쉽고 연관이 깊을 것 같습니다. 수필의 비조(鼻祖)인 프란시스 베이컨은 “과학논문은 하나의 훌륭한 에세이다.”라고 했습니다. 수필은 경험을 토대로 감동을 주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문학의 한 형태입니다.

인간애를 바탕으로 인간을 연구하고 진료를 통해 자연스럽게 타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의사는 이미 수필의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사수필가협회에서는 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수필을 통해 인성을 계발하고 인간을 이해하고 무한한 애정을 갖도록 하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 한 방편으로 미래의 한국의료의 주인공인 전국의과대학/의전원생을 대상으로 수필을 공모하려 합니다.

출발은 미약하지만 뜻 깊은 이 행사가 앞으로 후학들에게 이어져 더욱 발전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많은 학생들이 응모해주기를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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