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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주당 100시간 근무 '혹사'

전공의 주당 100시간 근무 '혹사'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1.08.3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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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보다는 근로 편중…여성전공의 "아이 낳기 어려워"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전문의제도 개선방안 연구' 보고

전공의들에게 주당 40시간 근무제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상당수 전공의들의 주당 근무시간은 100시간 넘어 주당 40시간 근무제에 비해 2배 이상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대한의학회에 의뢰한 <전문의제도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연구책임자 왕규창)에 따르면 전문의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전공의들의 열악한 근무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0년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자체 조사한 결과, 주당 근무시간이 100시간 이상인 경우가 43%에 달했다. 2년 앞서 대한병원협회가 조사한 용역과제보고서(2008년)에서도 전공의의 평균 주간 근무시간은 97.2시간에 달해 전공의들이 법정 근로시간(40시간) 보다 2배가 넘는 근로에 혹사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들은 이러한 근로시간은 미국 전공의의 주당 최대 근무시간(80시간)보다도 많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전공의의 피로도 평균점수는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인 36점을 훌쩍 넘어 43.8점에 달했다.

연구진들은 전공의교육이 교육보다는 근로에 편중돼 있다며 전문의를 필요로 하는 만큼 전공의를 수련하는 것이 아니라, 전공의를 필요로 하는 만큼 전문의를 배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들은 많은 전공의들이 열악한 근무여건 하에서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지역별 또는 전문과목별 수급불균형에 따라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여성 전공의의 경우 출산과 육아에 대해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01년 전공의협의회 조사에 의하면 출산휴가는 30일 이하가  58.2%였고, 1.9%의 전공의만 60일 이상의 휴가를 받았다. 8년이 지난 2009년 연구조사에서는 출산휴가 기간이 평균 68.9일로 개선됐으나 편차가 심하고 수련병원별로 출산휴가에 대한 문서화된 원칙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육아에 대한 지원은 더 열악한 상황. 병원과 연계된 탁아소를 활용하고 있거나 아이가 아플 때 휴가 사용 등을 지원받는다는 응답은 단 1%만에 불과했다.

여성전공의들은 출산 후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렵고(5점 척도에서 4.6점), 본인의 임신과 출산으로 다른 전공의들에게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하며(4.0점), 본인의 수련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3.1점)하는 등 임신과 출산환경이 열악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들은 "진료와 교육 및 연구에 능력있는 전문의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전공의 근무여건 등 수련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며 "전공의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교육과 환자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진들은 전공의 공백이 있을 때 대체인력을 마련하고, 전공의 근무시간 상한제를 도입해 환자의 안전과 전공의의 교육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근무시간 외에 적정 수준의 급여와 휴가 등을 보장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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