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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 무상의료, 논의하기 싫나요?

청진기 무상의료, 논의하기 싫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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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8.2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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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대(공중보건의사 경기도 용인시 원삼보건지소)

▲ 조영대(공중보건의사 경기도 용인시 원삼보건지소)

청진기 지면에 공중보건의사의 서럽고 억울한 얘기만 하다가는 1년내내 써도 모자랄 것 같다. 하긴 전공의 선생님이나, 개원의 선생님들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공3병썏썠 때문이니 너그럽게 여겨주셨으면 한다.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25.7%로 마감됐다. 이번 투표는 '밥'이라는 쟁점에서 출발했지만 그 결과에 따라 보편적 복지 전반에 대한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연히 의료계도 투표 결과에 따라 내년의 선거와 그리고 앞으로의 복지정책 방향을 가늠해야 한다. 이번 투표에서 눈칫밥급식·왕따급식 등의 프레임을 내세운 '보편적 복지'가 지지를 얻어 이른바 대세(大勢)가 된다면 당연히 무상의료에 대한 논의 역시 수면위로 크게 올라올 수 밖에 없다.

그 동안 의료계의 경우 이른바 무상의료에 대해서는 논의 자체를 금기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실현 불가능한 의제에 대해 논의할 필요도 없고 오히려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불리할 수 있기에 무시전략이 효율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사이 상황이 많이 변했고 2002년 한 군소 대선후보가 이야기 했을 때 웃고 넘겼던 이야기들이 지금은 주요 정당의 당론으로 정해져 있다.

어찌됐건 더 이상 두 손 놓고 지켜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예전처럼 '무상의료'의 아젠다를 의사회 차원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미리미리 무상≠공짜, 보장성확대=의료질하락, 적정부담=증세 등의 프레임을 설정함과 동시에 재정학자들이나 보건경제학자들을 통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이를 뒷받침 할 필요도 있다.

또한 현재 무상의료나 건강보험지속가능성과 관련하여 적정부담→고급여→저수가를 주장하는 시민단체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의사들 중 일부 학자들과 운동가들만이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다보니 공급자들은 그저 악의 축으로 취급되는 듯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워 보인다.

공급자들도 나름의 주장을 대변해줄, 혹은 이해관계가 맞는 다른 가입자 단체들과 힘을 합쳐 전문가로서 보건의료에 대한 입장을 견지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당장 산적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하기에도 버겁게 느껴질 때가 많지만, 궁극적으로, 복지 등 정책 전반에 대한 담론을 의료계에서 스스로 주도해 나가야 한다. 무관심, 회피, 그리고 단순한 불평과 뒷담화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조금 시끄럽더라도 머리를 맞대야 하지 않을까?

1) 중2병(사춘기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반항과 멋부리기 성향)처럼, 공중보건의사 3년차 쯤 되면 정부(보험자와 공무원들)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불만 세력이 되어 활동, 혹은 반대로 곧 그러한 현실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눈을 감아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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