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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혈액으로 회전근개 파열 치료

자기혈액으로 회전근개 파열 치료

  • 조명덕 기자 mdcho@doctorsnews.co.kr
  • 승인 2011.08.2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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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철 교수팀, 국내 첫 PRP 이용 수술 연구결과 발표
재파열률 절반으로 감소...'미스포츠의학회지' 등 게재

미국의 프로골퍼 타이거 우즈와 한국계 미식축구 선수 하인즈 워드의 부상 치료에 사용되면서 전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차세대 재생 촉진 치료제인 '혈소판 풍부 혈장(Platelet-rich plasma, PRP)'을 이용한 회전근개 복원 수술에 대한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는 처음 나왔다.

▲ B·C·D의 순서로 힘줄(하얀색)과 뼈(노란색) 사이에 A에 있는 젤 형태의 PRP를 삽입하는 과정.
조현철 서울의대 교수팀(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관절척추전문센터)은 통상 오십견으로 불리는 중년 이후 어깨관절 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인 회전근개 파열에 대한 PRP의 효과에 관한 연구에서, PRP를 이용한 회전근개 복원 수술이 일반적인 회전근개 복원 수술에 비해 수술후 치유 가능성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밝혔다.

PRP를 이용한 회전근개 복원술에 관한 국내 최초의 성과인 이번 연구는 세계적으로는 3번째 연구이며, 정형외과 및 스포츠의학 분야 세계 최고의 권위지인 <디아메리칸저널오브스포츠메디신> 2011년 7월호에 'Does Platelet-Rich Plasma Accelerate Recovery After Rotator Cuff Repair? A Prospective Cohort Study' 제목으로 게재됐다.

회전근개 파열 환자 42명 가운데 19명을 대상으로 PRP 수술을, 23명은 일반적인 내시경 복원술을 시행한 결과 평균 19개월 이후에 PRP를 이용한 회전근개 복원술의 재파열률이 26.7%로 대조군의 재파열률 41.2% 보다 절반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생 빈도와 수술 횟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회전근개 파열은 미국 통계상 65세 이상 인구의 22%가 앓고 있으며 10년에 2.69배씩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수술 건수 는 연간 30만회 이상이다.

회전근개 파열은 회전근개의 퇴행성 변화가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으며, 흔히 오십견으로 알려진 중년 이후 어깨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최근 스포츠 활동 등의 증가로 젊은 연령층에서도 회전근개 파열 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일단 MRI 등을 통go 파열로 진단되면,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양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재까지의 일반적인 회전근개 파열의 내시경 복원술 결과는 양호한 편이나, 파열의 크기와 만성도에 따라 봉합 부위가 다시 파열되거나 새로운 파열이 발생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비록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하였으나 PRP가 복원술 후 재파열의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 조현철 교수<오른쪽>가 회전근개 파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특히 PRP 그룹은 대파열과 광범위 회전근개 파열의 비율이 46.7%로 대조군의 17.6% 보다 많아 크기에 따른 임상 결과 및 재활 치료 계획의 차이 등을 고려한다면 PRP 수술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술후 3개월 간격으로 6회 이상 두 그룹을 비교한 결과 통증·운동범위·강도 등 전반적인 만족도에서는 두 그룹 사이에 차이가 없었으며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

조직 재생능 등을 비롯한 PRP의 잠재적 가능성을 고려하면, 향후 PRP가 회전근개 파열 뿐만 아니라 오십견의 또 다른 원인인 유착성 관절낭염 등 다양한 어깨관절의 치료와 함께 무릎 등 다른 근골격계 질환의 치료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PRP는 혈액의 세포 가운데 하나인 혈소판을 고농도로 농축한 것을 말한다. 혈소판에는 조직의 치유를 촉진하는 여러 종류의 성장 인자들이 함유되어 있는데, 혈소판을 농축하면 곧 그 안에 함유된 여러 성장 인자를 고농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손상된 조직의 치유와 재생에 도움을 둘 수 있다.

현재 PRP는 의학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1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도 PRP의 활용에 대한 입장을 긍정적으로 발표할 정도로 의학계의 핫 이슈다.

조현철 교수는 "PRP는 줄기 세포와 함께 21세기 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재생의학'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을 정도로 큰 가능성을 가진 차세대 치료 전략"이라며 "골·연골·힘줄 및 인대 등 근골격계의 질환의 치료 뿐 아니라 피부과·성형외과·안과·외과·흉부외과 및 치과 등 조직의 손상과 재생을 다루는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며, 앞으로 줄기세포와 조직공학 등에도 용이하게 적용할 수 있어 그 활용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의료산업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은 높은 진입 장벽이 있는 합성신약이나 인공관절 등 의료기기 시장보다는 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이 시기에 줄기세포나 PRP와 같이 잠재적 유용성이 매우 큰 생물학적 제재(biologics)에서 승부를 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연구에서는 대학병원급의 대형병원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고가의 장비를 이용해 PRP를 제조했지만 그 시스템에 따라 특성 및 품질에 큰 차이가 나므로 의원급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제조시스템의 국산화가 매우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라매병원 관절척추전문센터는 올해 9월부터 오십견·무릎관절염·테니스엘보 등 여러 관절 질환에 대해 PRP를 이용하는 다양한 임상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임상연구 참여를 희망하는 환자는 적합성 평가를 거쳐 이번 연구에 사용된 것과 동일하게 검증된 제조시스템을 이용해 만들어진 PRP 치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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