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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일화
노자의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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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7.2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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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이혁(대한의사협회 고문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 총재)

노자(老子)는 중국 고대의 철학자이고 도교(道敎)의 창시자이다. 명은 이이(李珥), 자는 담(聃)·노담(老聃)이다. 초나라에서 출생했으며, 춘추전국시대 말기 주나라에서 장서실(藏書室)을 관리하던 수장실사(守藏室史)를 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자(BC 552∼BC 479)가 젊었을 때 낙양(洛陽)으로 노자를 찾아가 예(禮)에 관한 가르침을 받았다는 설도 있다.

노자는 주나라가 쇠퇴하는 것을 한탄하고 운둔할 것을 결심해 서방(西方)으로 떠났는데 도중에 관문지기의 요청으로 상하(上下) 두 권의 책을 써주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을 '노자'라고 하며 '도덕경(道德經)'이라고도 하는데, 도가 사상의 효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전기에는 의문이 많아, 노자의 생존을 공자보다 100년 후로 보는 설이 있는가 하면 그의 존재자체를 부정하는 설도 있다. 실제로 그의 생존기간을 말해주는 문헌은 없다.

노자에 관하여는 전설적인 에피소드가 있다. 노자에게는 제자가 한 사람도 없었다고 한다.

노자는 제자를 받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젊은 청년 한 사람이 공직을 집어던지고, 인생을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배우기 위해 노자를 매일 찾아와 진지하게 좇아다녔다. 결국 노자도 이 청년을 제자로 삼아 같이 지내게 되었다.

그러나 노자는 제자에게 사상이나 생활하는 방법 등에 관하여 한 마디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제자는 이 일을 상당히 섭섭하게 생각했다. 그러다가 어떤 사건이 생겨 노자가 마을을 떠나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가게 되었다.

노자는 제자에게 혼자서 가겠다고 했다. 혼자 남게 된 제자는 용기를 내어 간청했다. "저는 인생의 참다운 진실이 무엇인가를 선생님으로부터 배우기 위해 공직을 버리고 오랫동안 선생 밑에서 일해 왔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이제까지 한 마디도 가르쳐주시지 않았습니다.

이제 선생님께서 다른 나라로 가신다면 저는 암흑 속에 영원히 남게 될 것입니다. 헤어지는 마당에서 한 마디라도 저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이야기를 해주십시오."

정성껏 부탁하는 제자의 얼굴을 잠시 응시하던 노자는 천천히 얼굴을 들고 입을 크게 벌렸다. 늙은 노자의 입안에는 몇 개 남지 않은 치아와 검은 공간이 보일 뿐이었다. 노자는 입을 다물더니 제자에게 "이제 알았느냐"고 물었다. 제자는 놀라면서 "아니요,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고 답했다.

노자는 다시 한 번 입을 크게 벌리고 손가락으로 입속을 가리켰다. 그리고 "알았느냐"고 물었다. 제자는 혼란에 빠졌다. "죄송합니다만, 저는 아무것도 이해가 안 됩니다."

그랬더니 노자는 더욱 크게 입을 열면서 "내 입에 치아가 있느냐"고 물었다. 제자가 "아니요, 선생님은 노인이시니 치아는 다 빠져서 한 개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고 대답했다.

노자는 "그러면 혀는 있더냐"고 물었다. "네, 혀는 있습니다"라고 제자가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노자는 아무 말 없이 우차(牛車)를 타고 떠나버렸다.

혼자 남은 제자는 진지하게 생각했다. 선생님이 자기에게 하시려던 말씀이 무엇이었을까?
나에게도 옛날에는 강철과 같이 단단한 하얀 치아가 있었다.

그러나 세월과 함께 치아는 없어지고 말았다. 치아 뒤에서 눈에 띄지 않았던 무르고 녹신녹신한 혀는 끝까지 남아 먹을 것을 나누고, 호흡을 조절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끝까지 남은 혀가 제 역할을 다하고 있었던 것이다.

무언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는 다시 확인하려고 했지만 이미 스승은 국경을 넘어서고 있었다.
이 일화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다. 훌륭하고, 아름답고, 강고한 것이라도 세월이 흐르면 멸망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평소에 눈에 띄지 않고, 미미하게 보였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 가치가 있는지를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눈 앞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라는 착각을 하곤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주어진 역할을 다하는 것들은 강하고, 아름답다. 그것을 깨닫는 삶이 뜻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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