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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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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6.2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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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이혁(대한의사협회 고문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 총재)

2011년 1월 27일 저녁 8시 성택 내외, 기임 내외와 함께 COEX 영화관에서 열린 '그대를 사랑합니다' 시사회에 참석했다. 상영에 앞서 이순재·윤소정·김수미 등 세 사람의 주연 배우가 무대에 나와 인사를 했다.

이순재 씨는 영화 속에서 지나치게 야비한 말을 많이 하지만 이것은 할 수 없이 하는 말이고 사실은 점잖은 사람이니 이해 해달라고 익살을 부렸다. 윤소정 씨는 점잖은 사람답게 최선을 다했다고 했고 김수미 씨는 자기의 나체가 잠깐 나올터이니 기대해 달라고 했다.

필자는 이 영화의 내용을 전연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막상 영화를 관람하니 그들이 말한 뜻을 알 수 있었다. 과연 이순재는 큰소리로 쌍말을 많이 했고, 윤소정은 특유한 점잖음을 보였다.

김수미의 나체라는 것은 치매에 걸린 김수미를 남편이 욕실에서 씻겨주는 2, 3초간의 장면을 말하는 것이었다. 이 영화는 품격 높은 고차원의 인간드라마였다. 필자는 이영화가 공개 개봉되면 다시 한 번 볼 생각이었다.

3월 26일 오후 4시반 셋째 딸 동희와 함께 대학로 CGV에 가서 이 영화를 다시 관람했다. 이순재·윤소정·송재호·김수미 등 4명의 명배우들이 연기하는 인간의 애환이 때로는 웃음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게 하기도 했다.

덜덜대는 오토바이로 우유배달을 하는 만석(이순재)은 입만 열면 까칠한 말을 내뱉고 사람을 만나면 버럭 댄다. 만석은 매일 아침 폐지 수거를 하는 송씨(윤소정)를 만난다. 약속한 시간에 만나지 못하면 무제한으로 기다린다. 이렇게 하여 이 두 사람은 정이 든다.

송씨는 강원도 영월 산속 마을에서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남자를 만나 돈벌이 하려는 목적으로 집을 나와 서울로 왔다. 그러나 송씨는 술 좋아하는 남자에게 매일같이 얻어맞고 하나 있는 딸도 세상을 떠난다. 남자도 돈 벌어야 한다고 떠나버렸다.

송씨는 무학이며 이름도 없었다. 송씨에게 이쁜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것도 만석이다.

한편 주차장을 관리하는 군봉(송재호)은 아내 순이(김수미)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남편이다. 그들에게는 아들딸도 있지만 따로 살며 군봉은 순이만을 의지하여 산다.

그런데 순이가 치매에 걸린다. 군봉은 순이를 정성을 다해 돌본다. 군봉과 순이에게는 서로가 없어서는 안 되는 삶을 산다. 이러한 순이가 암에 걸린다.

군봉 내외와 만석·송 씨는 서로 잘 아는 사이가 되었다. 글자를 모르는 송 씨는 군봉에게서 글씨를 배운다. 군봉과 송씨의 관계를 이상하게 본 만석이 질투하는 장면도 나온다. 한번은 "김만석씨 감사합니다. 송이뿐"이라는 글을 전해 받고 만석은 어쩔 줄을 모른다.

어느 날 군봉은 자식·딸, 손자녀를 모아놓고 잘 살아야 한다고 타이른다. 아이들이 돌아간 후 얼마 안가서 부부는 음독 자결한다.

만석은 이쁜이에게 더욱 다가간다. 한번은 만석의 친손녀(송지호)가 할아버지 만석과 이쁜이의 사랑을 지켜보면서 할아버지에게 이쁜이 할머니에게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라고 권한다. 만석에게는 세상을 떠난 아내가 있었다.

'당신'은 아내에게만 쓰는 말이라고 생각한 만석은 이뿐이에게 "그대를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한다.

물론 이뿐이도 만석을 사랑했다. 그러나 군봉 내외의 자결을 생각한 이뿐이는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한다. 혼자 떨어져 살면서 만석을 영원한 친구로 삼겠다는 뜻이다. 만석은 이뿐이를 고향에 데려다준다.

서울로 돌아온 만석은 언젠가는 오토바이를 몰고 이쁜이가 있는 곳으로 가서 이쁜이를 태우고 시골길을 달리는 환상도 해본다. 이 일은 실현되지 않은 채 끝내 만석은 이 세상을 뜨게 된다.

필자는 이 영화에서 많은 감동과 충격을 받기도 했다. 주연 배우 4명의 능란한 연기를 보면서 역시 명우들은 다르구나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사랑에 빠진 네 남녀의 아름다운 고백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대학로 CGV에는 의외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왔다. 이 영화에 원작이 만화라는 점도 있었겠지만 이 영화의 내용이 잘 홍보된 결과라고 믿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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