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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0 06:00 (토)
'쫄티'가 부러우세요?

'쫄티'가 부러우세요?

  • 이영재 기자 garden@doctorsnews.co.kr
  • 승인 2011.06.1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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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꽝에서 몸짱의사로' 박상준 원장(서울 강서·연세엘레슈클리닉의원)

에드가 라이스 버로가 쓴 베스트셀러 <유인원 타잔>(1914)은 출간된 이후 47번이나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져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온몸을 드러낸 채 밀림을 누비는 타잔의 생존본능으로 다져진 미끈한 몸매는 광활한 자연속에서 펼쳐지는 다채롭고 긴장감 있는 이야기만큼이나 눈요깃거리를 남겼다.

타잔이 생활형 몸매였다면 <람보>(1982)에서 전지전능한 싸움꾼 실베스터 스탤론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같이 조각된 몸으로 다가왔다.

이어 시대를 미래로 옮겨 등장한 <터미네이터>(1984)의 아놀드 슈월츠제네거는 미스터 유니버스 출신의 화려하고 섬세한 근육의 움직임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수많은 이들에게 선망으로 각인됐다.

이들에게 학습된 효과가 드러나는 듯 우리 영화나 드라마가 별 의미없는 장면에서도 남자배우의 상의를 벗기기 시작하더니 바야흐로 '몸짱' 전성시대가 열렸다. 배우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관심도 폭발적이어서 동네마다 헬스클럽이 대성황을 이루고 곳곳에 명품 피트니스클럽의 등장도 지켜볼 수 있었다.

건강과 외모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위한 이 처절하고 지난한 싸움에서의 승리는 언제나 처럼 요원하다. 입이 누려야 하는 호사는 아예 접는다. 일상에 지쳤다고 운동을 거를 수도 없다. 제 몸을 위한다고는 하지만 너무 많은 희생이 따른다. 그래서 실패도 많다.

이 시간에도 곳곳에서 끼니도 거른채 땀흘리고 있을 수많은 도전자들에게 '몸꽝의사에서 몸짱의사로'라며 블로그를 통해 자신있는 음성으로 세상을 향해 몸짱 종결자를 선언한 박상준 원장(서울 강서·연세엘레슈클리닉).

그가 지나온 순롓길에 발걸음을 얹어본다.
 

▲ ⓒ의협신문 김선경
얼마나 뺐을까 궁금했다.
"제 키가 180㎝인데 체중은 73㎏ 안팎을 유지합니다. 운동과 다이어트를 하기 전에는 90㎏가 훌쩍 넘었습니다. 90㎏이 넘을 때는 아예 체중을 재지 않았습니다."

얼추 생각해도 20㎏ 남짓, 아무리 적게 잡아도 15㎏를 줄였다. 쳇바퀴같은 진료와 일상을 반복하면서 접근하기 쉽지 않은 수치다. 어떻게 했을까.

"워낙 여러가지 운동을 좋아해서 운동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습니다. 문제는 먹거리 조절이었습니다. 흡연은 워낙 안했지만 음주는 곧잘해서 며칠간의 노력을 허공으로 날린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시행착오를 되풀이 하다보니 기준을 정해 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운동량과 음식조절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설정해 놓은 기준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해는 되지만 체감은 어렵다. 그게 말처럼 쉬운가…. 도원결의라도 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몸을 알아야 합니다. 내 몸이 외부 작용에 의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명쾌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운동이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극과 극을 오고 갑니다. 어느 날을 엄청난 운동량을 감당하다가 한참을 쉽니다.

음식도 마찬가지어서 몇끼를 굶다가 폭식을 하는 경우도 보게 됩니다. 생활의 연장이라는 생각이 중요합니다. 일상과 다이어트·운동은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한 몸입니다. 자기 몸이 받아들이는 정도를 파악하고 그 선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조금씩 틀이 잡혀간다. 알지만 실천하기는 정말 어려운 "꾸준하게…"가 답이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시간은 얼마나 걸렸을까.

"조급증을 버려야 합니다. 짧은 기간 동안 '열심히' 하고 나서 효과가 없다고 자책하다보면 운동도 다이어트도 지속하기 어려워집니다. 저는 6개월~1년의 일정을 잡고 제가 버려야 할 것과 유지해야 할 것을 한가지씩 해결해 갔습니다."

먹는 것을 워낙 좋아했기에 몸짱 다이어트에 발을 들여 놓은 후 달라진 그를 바라보는 부인의 평가는 "독하다"였다.

"주위 친구들도 달라진 모습에 놀라워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어디 아프냐고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확실히 바뀌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겠죠. 몇몇은 저를 좇아 열심을 내는 듯 하더니 이내 포기하고 말더군요. 그리 쉬운 일은 아닌 듯 합니다."

 
그렇다고 누구나가 다 몸짱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건강을 위한 것이라면 모를까.

"체중에 연연하면 안됩니다. 건강을 위해 빼고 싶은 것은 체지방이지 체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체지방은 일정한 패턴을 갖고 움직입니다. 허리사이즈 등을 정해 놓고 전체적으로 줄고 있는지 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합니다.

또 누구나 몸짱을 위한 운동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적절하지 않은 운동은 오히려 근골격계 질환 등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건강을 위한 운동인가 몸을 위한 운동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피트니스 월드(www.fitnessworld.co.kr)'는 이미 이 바닥에서는 유명하다. 몇해 전에는 닌텐도 위(Wii)의 운동효과 분석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앞으로 이 곳에서 다룰 내용이 더 기대된다.

"다이어트 시작하면서 정보를 찾다보니 어이없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이게 아닌데…. 책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덮어놓았던 각종 서적을 뒤적이며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아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블로그는 시작됐습니다. 앞으로도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달 말에 나오는 책에는 여성들의 체형관리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다고 한다.

"지금까지 다이어트 관련 서적이 큰 틀에서 비만에 대해서 접근했다면 이번 책은 여성의 몸에 대해 체형론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하체비만 운동법 등 이미 소개된 운동법에 대해 하체비만이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떤 해결방법이 있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각자가 지니고 있는 체형적인 문제점을 제시하고 체형을 교정하기 위해 필요한 운동법을 의사의 관점에서 과학적으로 풀어갈 예정입니다."

다이어트 관련 자극적인 접근에 너무 쉽게 휩싸이는 대중의 시선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시청률에 매달리는 자극적인 방송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몇몇 프로에서 체중감량을 소개하는데 사실 비현실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몇달만에 체중을 얼마나 뺐다는 사람들이 실제는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운동을 해온 사람이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너무 환상을 심어주고 있는 것입니다. 좀 길게 보고 차분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못다한 이야기도 많겠지만 꼭 해보고 싶은 일에 대한 속내를 풀어놓기도 했다.

"비만 환자를 붙잡고 운동해보려고 합니다. 진료실 옆에 PT(퍼스널 트레이닝)숍을 마련하고 일대일로 운동을 가르쳐주는 것입니다. 트레이너는 피티숍을 운영하면서면서 체형을 다뤄주고 저는 의학적인 소견으로 치료의 영역으로 다가가고자 합니다.

현재 한국피지칼트레이너학회(KPTF) 등에서 전문 트레이너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물리치료사·요가 강사 등도 참여합니다. 이 분들이 저의 자산입니다. 운동하는 병원이 낯설겠지만 새로운 시선으로 접근해 보고자 합니다."

그는 옷 사는 것을 좋아하게 됐단다. 그것도 일명 '쫄티'류. 몸태가 그대로 드러나는 옷들…. 가격이 비쌀 필요도 없다. 오히려 싼 것이 더 빛난다. 운동을 하면서 얻은 몇가지 전리품 가운데 하나이다.

난 한 번이라도 보잘것 없는 것이 빛나게 하는 일을 해 본 적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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