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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 무언의 시위

청진기 무언의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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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6.0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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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용(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영상의학과)

▲ 문태용(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영상의학과)

한 나라 지식인의 자살은, 개인적으로 볼 때 존재의 이유를 망각한 것이요, 가정으로 볼 때는 한 가족의 파탄이요, 국가적으로 볼 때 그 나라 멸망의 조짐이요, 세계로 볼 때 지구의 종말을 예견하는 전조가 아닐까 생각한다.

약 2500년 전 공자 말씀에 '그 나라에 인재가 한 명만 있어도 나라는 망하지 않는다' 라고 말한 바 있다. 그건 인재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고 북으로 지뢰가 매설된 비무장지대가 있다. 팽창하면 물이 끓어 사방 팔방으로 넘치는 솥과 같다. 욕심과 성냄과 무지는 서로 다르지 않는 삼독이다. 마음에 불을, 가정에 불을, 국가에 불을 집히는 기본 요소이기도 하다. 인생은 물거품과 같아 건드리면 터지고 사라진다.

자연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인위적인 것은 적어도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인간의 자유를 박탈하는 가장 큰 요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인위적인 언어의 폭력일 상 싶다.

총칼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 폭언이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 다는 말도 있지만 무책임한 말 한마디에 생사가 오락가락 하는 경우도 있다.

말과 글이 산을 넘고 벽을 뚫을 수는 있어도 근접할 수 없는 것이 있으니 그 하나는 '사랑'이요 또 다른 하나는 '깨우침'이라 전자는 존재의 산실이요 후자는 존재의 본질이라고 한음선사는 말하고 있다. 존재의 이유로 본다면 사랑과 깨우침 이외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사랑은 말아님에 있고 깨우침은 말없음에 있음을, 누군가 사랑은 침묵 속에 피는 꽃이라고 했던가, 깨우침은 말없는 경지에서 말없는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했던가. 사랑과 깨우침이란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누구나 추구하는 존재의 이유일 것이며 자유롭게 자율적으로 누리고자 하는 중요한 본바탕 일 것이다.

여기에 말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권력에 욕심을 가진 속인들은 약간의 권력을 잡기만 하면 그 환상적인 권력을 누리기 위해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고 마치 아는 것처럼 수다를 떨고 있으니 그게 또한 면역도 생기지 않은 지식인들에게 바이러스처럼 침투해 들어 가 식자를 병들게 하기도 한다.

텔레비전은 위험한 폭력물의 전달 매개체다. 우리나라 텔레비전의 앵커우먼은 실수로 실소 하지 않는 한 여유 있게 미소 짖는 그런 모습을 나타내는 경우는 없다. 항상 살벌한 모습 그 자체다.

우리나라 경찰관 역시 경찰관 모집 홍보물을 제외하고는 웃고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항상 의심하고 있는 그 자체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사랑과 깨우침을 달라. 이것이 이 나라에 태어난 이유다. 사랑도 깨우침도 없는 수다만으로 나를 감시하고 규정하고 억압하고 구속한다면 나는 더 이상 이 좁은 세상 속에 살 수가 없다.

물이 흘러 골을 파고 그 골로 물이 흐르듯이 인간은 자기가 만든 세상 속에 자기가 살고 있다. 그러나 그 골에 인위적으로 댐을 만들면 물은 흐르지를 못하고 점차 썩어만 가듯이 자유롭지 못한 인간은 점차 병들고 명대로 살지 못할 것이다.

나라가 현명 할수록 백성은 어리석고 나라가 무능 할수록 백성은 똑똑하다. 국가가 부자 일수록 백성은 빈곤하고 국가가 가난 할수록 백성은 부유하다. 중앙 권력이 클수록 지방 권력은 약하고 중앙 권력이 약할수록 지방 권력이 커진다. 민주주의란 백성이 주인이요 백성이 유능한 나라가 아닐까 싶다.

사실 국가란 실체는 없다. 국가란 텔레비전의 거대한 홍보물에 불과하다. 그 텔레비전이 인간의 형상을 하고 한강에 나타나면 그 괴물에 놀라 자빠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실체가 없는 국가가 생색만 내지 않아도 백성은 거만하거나 비굴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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