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김원장은 늘 손해보는게 '공정사회'?
착한 김원장은 늘 손해보는게 '공정사회'?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1.05.3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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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처방을 줄인 의원 7738곳에 인센티브 59억원을 지급한다는 정부 발표가 최근 나왔다. 처방을 줄인 의원의 경우 최대 1550만원의 인센티브를 받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는 2010년 10~12월까지 200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처방을 줄이거나 가격이 싼 대체약으로 처방한 의원들에게 절감액의 20~40%를 지급하는 '의원 외래처방 인센티브' 사업을 추진했다. 이번은 첫 인센티브 지급이다.

통계에 의하면 전체 개원의원의 34%가 처방을 줄여 224억원의 약품비와 157억원의 건보재정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번 인센티브제도가 '착한 김원장'보다는 '말안듣는 김원장'을 위한 제도로 변질됐다는데 있다.

착한 김원장은 정부가 인센티브제를 추진하기 훨씬 전부터 약처방을 최대한 자제했고 효과가 검증된 대체약을 가능하면 많이 처방하는 등 정부 정책에 호응해 왔다. 정부가 인센티브제를 추진한다고 나섰을 때 착한 김원장은 늘 그래왔기 때문에 더이상 줄일 처방 의약품도, 늘릴 대체약도 없었다.

그런 착한 김원장이 받을 인센티브는 0원이다.

반대로 정부의 정책을 따르지 않았던 말안듣는 김원장은 오리지널 처방도,  처방 의약품 수도 많아 줄일 여지가 많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가장 말안듣던 김원장이 가장 많은 인센티브를 받아간다.

이번에 인센티브를 받는 의원은 전체 2만2000 여곳 가운데 34%이며 처방전당 처방하는 약품목수는 평균 3.9개다.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는 나머지 66%는 평균 4.1개로 0.2개 차이다.

인센티브를 받는 의원보다 처방 의약품목 수가 적은 착한 김원장들이 적지 않을 것이란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착한 김원장들을 위한 인센티브도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의식해서인지 일정기간 현지실사와 수진자 조회를 면제하는 인센티브를 복지부는 꺼내들었지만 그걸 인센티브라 할 수 있을까?

복지부는 "의사의 자율적인 처방행태 변화를 통한 약품비 절감노력에 동기를 부여했다"고 평가했지만 글쎄다.

혹시 당근없는 정부 정책에는 최대한 버텨라. "정부말만 잘 들었다가는 손해보더라"는 교훈을 많은 김원장들에게 각인시킨 것은 아닐까.

인센티브를 받는 의원의 평균 처방 품목수 보다 처방을 적게 한 착한 김원장들에게도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한다. 그게 공정사회고 정의다.

물론, 처방 의약품 수를 줄이고 대체약을 많이 처방한 것이 '착한 일'이냐는 것은 또 다른 쟁점이다.  다만 정부의 이런 전제가 맞다고 가정해도 이번 인센티브 지급안은 '좀 아닌 듯'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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