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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경영에도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교실 경영에도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 이영재 기자 garden@doctorsnews.co.kr
  • 승인 2011.04.2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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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지음/엠엘커뮤니케이션 펴냄/비매품

의과대학의 주임교수나 대학병원의 진료과 과장은 해당 분야의 의학 수준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가며 의학발전이라는 명제를 구체화시키는 첨병 역할을 하면서 선망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꽤 많은 자율권을 갖고 있는 것 같지만 미약한 채찍의 힘에다 당근도 갖고 있지 못한 책임자에게는 각종 업무에 대한 부담과 역할에 대한 기대가 그대로 삶의 무게로 전해지기도 한다.

한 교실과 진료과를 맡아 보낸 5년 남짓한 시간의 위기감과 절박감, 그리고 그 곳에서 찾은 희망의 움직임이 곳곳에 배어나오는 기록이 책으로 엮어졌다.

김동규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신경외과)가 2005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서울의대 신경외과학교실 주임교수와 서울대병원 신경외과장으로 지낸 시간의 흔적을 옮겨놓은 <교실 경영에도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저자가 주임교수와 진료과장으로 부임했을 때 상황은 그야말로 '고립무원'. 전임자는 보라매병원장으로, 바로 아래 후배는 의대 학장으로, 척추질환 대가이던 선배와 후배는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게다가 다른 한 선배는 어린이병원에 근무중이었고, 뇌혈관질환을 담당하던 노교수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었다.

새로운 시작이었지만 현실은 혼자 감당하기 힘든 멍에로 다가왔다. 변화의 조짐을 눈앞에 내보이는 것이 당면과제라고 생각한 저자에게 "사람이 그것 밖에 할 수 없을 때 주저말고 그것을 해야 한다"는 어느 시인의 읊조림은 경구가 됐을까?

다시 제모습을 찾아가야 할 교실을 위해 저자가 가장 먼저 다짐한 것은 누구보다 앞서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또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협력과 단합이 궁극적으로 공동의 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사랑과 신뢰의 회복이었다. 더불어 윗사람에 대한 존경과 아랫사람에 대한 배려도 필요했다.

네이처·사이언스·NEJM 등 세계적인 학술지 게재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책임자로서 모든 구성원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한 '경영'이 필요했다. 여러가지 갈등과 저항이 간혹 서로를 당혹스럽게도 했지만 결국 변화를 위해 감내해야 할 것이라는 인식에 구성원의 생각을 모으게 된다.

이 책은 여섯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먼저 '내실있는 교육을 실천하자'에서는 의대생과 대학원생의 교육을 세분화하고 컨퍼런스의 다양화, 체계적 교육프로그램 정비 및 신설, 국제 학술 교류 증진을 위주로 한 교육기반 조성에 대해 다룬다.

이어 '연구만이 살 길이다'는 연구비 운영효율화·발표논문 증가·연구의 질 향상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과정을 통해 연구역량 확대를 보여준다. '진료시스템의 고정관념을 깨자'에서는 아침컨퍼런스 기능강화·병상운영 효율화 등 진료의 양적·질적 확대를 위한 각종 시도를 선보이며, 구성원간의 소통을 통한 결속력 강화방법도 소개한다.

다음으로는 교실 리모델링의 실천 전략으로 교실 경영의 노하우를 제시한다. 새로운 비전인 'SMILE(SNUH NS Moral International Liberal and Creative Earnest)운동'을 전개하면서 미션수립으로 교실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교실평가와 교수요원의 인프라강화 방안도 소개한다.

'하나 더하기 하나로 셋 만들기'에서는 교실발전을 위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재원확보 방안을 다룬다. 1990년대 중반 창설된 이후 연구지원과 교실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한국뇌척수연구재단'에 대한 동문들의 기부문화 확산을 북돋우고 이와함께 교실과 동문이 하나라는 인식을 넓히는 일련의 과정이 담겨 있다.

저자는 책 머리에 이 기록을 남긴 이유에 대해 "5년전 창밖을 내다보면서 느낀 절박감을 대물림하기 싫어서"라고 고백한다. 고뇌와 갈등 앞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야할 많은 이들에게 저자가 갈무리한 소중한 경험은 쉽게 접할 수 없는 교훈으로 다가온다(☎02-717-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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