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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19 15:39 (금)
병원에서 죽는다는 것

병원에서 죽는다는 것

  • 이영재 기자 garden@doctorsnews.co.kr
  • 승인 2011.04.0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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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자키 후미오 지음/도서출판 잇북 펴냄/1만 2000원

최근들어 웰빙 못지않게 '웰다잉'이 사회적인 화두로 자리잡고 있다. 인간이 존엄하게 죽을 권리에 대한 관심이다.

일본 사회를 말기 암 환자의 인권과 현대 의료 시스템의 문제에 대한 논의로 들끓게 만들었던 야마자키 후미오의 체험적 수기 <병원에서 죽는다는 것>이 출간됐다.

저자는 암정복을 위한 끊이지 않는 노력에도 해마다 수를 더해 가고 있는 말기암 환자의 감춰진 뒤안을 좇는다. 저자는 묻는다.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비참함을 느끼며 죽어갔을까? 또 얼마나 많은 가족들에게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남겼을까?"

저자는 의료현장 가운데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환자들을 지켜보며 "내가 몇 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면 마지막 삶은 결코 병원에서 보내고 싶지 않다"고 고백한다. 책 속에는 저자가 직접 목격하고 체험한 사실을 밑바탕으로 임종을 앞둔 말기 암 환자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또 미처 알지 못했던, 그리고 꼭 알아야 하는 '병원에서 죽는다는 것'의 불편한 진실을 전한다.

책 속 12편의 이야기는 우리가 몰랐던 사실을 드러내는데 그치지 않는다. "희망을 말하고 싶어서 우울한 메시지를 전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저자의 말에는 아픈 진실을 들춰냄으로써 그 아픔을 막을 수 있고, 피할 수 있다는 희망이 담겨 있다.

전편에는 현대의료시스템 아래에서 의사와 가족들의 무관심으로 방치된 채 버려지듯이 죽어가는 환자들의 실상이 가감없이 전해지고, 후반부에는 임종환자에 대한 의료진의 인식과 바람직한 의료행위가 어떠해야 하는지, 환자와 가족들이 어떻게 마지막 삶을 준비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대안을 내놓는다.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죽음을 앞둔 마지막 나날들을 "좋았다"라고 고백하며 마무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인간으로서 품위를 잃지 않고 존엄하게 죽는 것, 사랑하는 가족은 물론 의료진으로부터도 깊은 존경을 받으며 세상과 작별하는 것은 모두의 소망이다.

이 책은 출간이후 일본에서 200만부가 넘게 팔려 나가면서 말기암 환자의 실상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웠다는 평가와 함께 제38회 일본 에세이스트 클럽상을 받았고, 이치카와 준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져 오를레앙 국제영화제 그랑프리와 일본 영화비평가상 대상을 수상했다(☎031-948-4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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