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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 삼우일(三憂日)
청진기 삼우일(三憂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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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4.0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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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용(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영상의학과)
문태용(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영상의학과)

연일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작년 이맘땐 천안호 사건으로 벚꽃이 기가 죽더니만 올해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폭발이 원인인지는 몰라도 쉽게 냉기가 사라질 조짐이 보이질 않는다.

오늘 하루 세 가지 새로운 일에 접하면서 눈물을 많이 흘렸기에 삼우당 문익점 할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삼우일이라고 제목을 적었다.

오전에는 베스터셀러에 오른 <4001신정아>를 산책로에서 읽으면서 눈물을 많이도 흘렸다. 점심식사 후 아카데미상을 다수 수상한 '킹스 스피치' 영화를 보면서 또다시 울적 거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새로 개통한 무인운행 4호선 지하철을 타고 수안역에 내려 지하철 박물관을 관람하면서, 임진왜란 당시 제일 먼저 왜군에게 짓밟힌 동래읍성의 부지였던 수안역 지하철에는 남녀노소 오백여구의 파괴된 해골이 발견된 곳으로, 당시 왜군의 만행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또 한번 슬픔에 빠졌다.

인간의 질병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갖는 생노병사의 고통 그 자체가 바로 원초적인 질병이다. 둘째는 인간 머릿속에 항상 들끓고 있는 원숭이들의 변덕이다. 정신적인 질병이라고 하기도 한다.

셋째가 우리들이 흔히 보는 육신의 저항력 약화로 발생하는 수많은 질병들이다. 첫째는 생노병사 그 자체를 인정하는 각성으로 치료가 가능하고, 둘째는 수 없이 들끓는 머릿속의 원숭이을 잠재우므로 해서 가능하고, 셋째는 저항력을 강화하고 수 만 가지 맞춤약으로 치료가 가능한 것이다.

<4001신정아>는 소설은 동양사상을 이해하는 단계에서 끝을 맺게 된다. 서양사상은 슈퍼에고가 강하면 존경 받을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학벌을 중요시 한다. 하지만 동양사상은 그렇지가 않다. 학벌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학벌이 높거나 낮거나 상관없이 문제는 각성이다. 깨우친 자는 한 나라 재상이건 걸인이건 존경을 받는 사회가 동양 사회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 노약석이 지정되어 있으면, 서양사상은 노약석에 빈자리가 생겼다 하더라도 슈퍼에고가 강한 그들은 그 자리에 가 앉지를 않는다.

하지만 동양사상은 깨어있는 자 라면 언제든지 노약자석 빈자리에 가 앉아 있을 수 있다. 노약자가 승차하면 곧바로 일어나 자리를 배려할 수 있으니 말이다.

'킹스 스피치' 영화는 머릿속에 들끓는 원숭이를 잡아주는 말더듬이 치료사의 이야기를 영화로 그렸다. 머릿속에 원숭이가 들끓으면 사람은 미치거나 자살하거나 술담배에 중독되거나 권력을 남용하거나 자폐증에 걸리거나 등등 빨간 원숭이 노란원숭이 작은 원숭이 키큰 원숭이 등이 장난하는 대로 인간은 끌려 다니게 된다. 생각 죽이는 방법이 바로 말더듬을 치료하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수안역 지하철 동래읍성 박물관의 역사적 의미는 임진왜란 당시 당파싸움으로 나라의 전투 저항력이 떨어져 무고한 만백성이 목숨을 잃었고 그 잔학한 왜군의 양민 학살이 한반도 백성을 단합시키고 저항력을 키우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박물관에는 일본 최고의 성이라고 하는 오오사카 성을 향하여 대포를 겨낭하고 있었다.

오늘밤 러시아 바이칼호 이르쿠츠크를 여행하는 김진명 작 <몽유도원>을 읽어 주었더니만 우울한 원숭이는 곤히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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