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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더이상 방치해선 안 돼"

"C형 간염, 더이상 방치해선 안 돼"

  • 태국 방콕 김은아 기자 eak@doctorsnews.co.kr
  • 승인 2011.03.0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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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따라 임상적 중요성 확대…인지도 개선 시급
과거 비해 치료성적 향상됐지만 의료진 조차 잘 몰라

C형 간염은 완치 가능성이 높은 질환임에도 불구, 사회적인 관심 부족과 치료에 대한 막연한 불신으로 상당수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형 간염은 20년 안에 5명 중 1명 꼴로 간경변으로 진행되고, 이중 1.5%에서 간세포암이 발병해 사망에 이른다.

특히 국내의 경우 만성간염 환자 중 B형 간염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간염 치료와 관리에 대한 관심이 B형 간염에 집중돼있는 만큼 간암 예방을 위해 C형 간염 치료에 대한 인지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 MSD는 '2011 아시아태평양간학회'에서 C형 간염 유병률과 치료법에 대한 각종 데이터를 발표했다.
만성간염, B형 말고 'C형'도 있다

현재까지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알려진 만성 간염은 A·B·C형이 대표적이다. 이중 C형 간염은 한국인에서 비교적 유병률이 높은 B형 간염과 최근 젊은 층에서 유행해 인지도가 올라간 A형 간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상적 중요성이 낮게 평가돼왔다.

하지만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전염성 질환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치명적인 질환이 될 수 있다.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급성 C형 감염의 70~80%가 만성 감염으로 진행되고, 마치 파이프가 녹이 스는 것처럼 별다른 증상없이 서서히 질환으로 이행되기 때문에 앞으로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C형 간염 유병률과 이에 따른 간세포암 이환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광협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간암전문클리닉 팀장)는 "C형 간염은 서서히 진행되고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지나치기 쉽지만, 간경변과 간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특히 B형 간염과 동시감염이 있는 경우 더욱 빨리 간세포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치료 안 되는 C형 간염? "이젠 옛 말"

C형 간염의 표준치료법으로는 기존 인터페론의 짧은 반감기를 개선한 페길화 인터페론(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의 병용요법이 전세계적으로 널리 인정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페그인터페론은 '페그인터페론 알파-2a(페가시스·로슈)'와 '페그인터페론 알파-2b(페그인트론·MSD)'가 있다.

과거 인터페론 단독요법의 경우 초기 반응률은 높았지만 지속적인 바이러스 반응률(SVR, 치료 종료 후 6개월동안 혈중 HCV가 검출되지 않는 상태)이 20% 미만으로 재발 가능성이 높아 장기적인 치료 성적이 나빴던 반면 현재의 표준치료법은 55% 이상의 지속 반응률이 보고되는 등 치료 성적이 크게 향상됐다.

이에따라 대한간학회는 2004년 발표한 C형 간염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유전자형과 관계없이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의 병용요법을 권고하고, 페그인터페론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 기존의 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의 병용요법을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건강보험 급여 기준 또한 C형 간염 확진 환자에서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의 병용요법을 48주까지 인정하고 있다.

아시아 간염 전문가들은 특히 서양 환자에서보다 아시아 환자에서 치료 경과가 더욱 좋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

티르하 피랏비수스 태국 프린스 오브 송클라대 교수는 최근 열린 2011 아시아태평양간학회(APASL)에서 "2008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병용요법을 시행했을 때 같은 유전자 1형 C형 간염이라도 아시아인의 치료 종료 반응률(ETR, 치료 종료 시점에서 혈중 HCV가 검출되지 않는 상태)이 81%로 백인종 56% 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지속 반응률도 아시아인이 73%로 백인종 36% 보다 우수했다"며 "이는 인종간 C형 바이러스 대립유전자의 유병률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형 간염, 의사들도 잘못된 인식

표준치료법의 치료 성적이 향상됐음에도 불구하고 C형 간염의 완치 가능성에 대한 낮은 인지도는 여전히 치료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1 아시아태평양간학회에서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C형 간염 전문가들은 'HCV 전문 의료진에 대한 진료 의뢰 부족'을 C형 간염을 치료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의료진 관련 장애물이라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만 의사들은 같은 질문에 대해 'HCV 관리에 대한 훈련 부족'을, 태국 의사들은 '치료제에 대한 접근 제한', 중국 의사들은 '필요한 검사 시행의 어려움' 등을 우선적으로 선택해 대조적이었다.

이 설문조사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C형 간염 전문가 19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한국에서도 33명이 참여했다.

한광협 교수는 "일반인들은 물론 일선 의사들도 아직까지 C형 간염을 치료가 잘 되지 않는 질환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C형 간염처럼 표준치료가 잘 확립된 질환도 드물다"면서 "C형 간염은 저절로 낫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해야 하며, 의사들이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완치 기회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 건강검진 때 C형 간염 스크리닝도

최근 C형 간염과 관련한 학계의 관심은 조기에 감염 여부를 확인해 초기부터 적절하게 치료함으로써 간암 등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는 데 있다.

국내에서는 C형 간염 검사에 대해 100% 보험급여 인정을 받기 때문에 다른 아시아태평양 국가에 비해서는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C형 간염이 증상없이 진행되는 특징을 갖는 만큼 일반인 대상 스크리닝 검사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한광협 교수는 "최근 한국인 대상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간 수치가 정상이더라도 C형 간염에 감염된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혈액 검사만으로는 C형 간염을 놓칠 수 있다는 의미"라며 "40세 이상은 적어도 5년에 한번 정도 C형 간염에 대한 스크리닝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패트릭 버그스테드 머크 감염질환 프랜차이즈 부사장
과거 치료되지 않는 질환으로 인식돼왔던 'C형 간염'은 이제는 완치 가능한 질환을 넘어 보다 편리하고 손쉬운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 되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페길화된 인터페론과 지금은 표준요법으로 자리잡은 '인터페론+리바비린' 병용요법을 처음으로 제시한 머크(이하 MSD)가 있다. MSD의 감염질환 프랜차이즈 부사장을 만나 앞으로 C형 간염 치료 분야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앞으로 C형 간염 치료제 분야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가?

HIV치료제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서로 다른 기전의 치료제들을 병용하는 치료법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또한 C형 간염 치료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구용 제제를 개발해야 한다.

MSD는 인터페론 주사제를 대체할 수 있는 경구용 제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고, 현재 이 분야의 파이프라인에는 경구용 제제만이 포함돼있다. 새로운 경구용 제제는 환자의 순응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안전성과 내약성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빠른 시기 안에 제품화될 만한 후보물질로는 무엇이 있으며,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MSD의 20여개 후기 임상 파이프라인 중 가장 기대되는 신약으로 '보세프레비어'가 있다. 보세프레비어는 기존 치료제와 기전이 다른 C형 간염 단백 분해효소 억제제(oral hepatitis C protease inhibitor)로, 지난해 12월 FDA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지난 1월 우선 심사 대상에 선정돼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유럽의약품청에서도 신속 심사 대상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10월 미국간학회에서 발표된 두 건의 3상 임상시험에서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지속적 바이러스 반응률을 기존 치료법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시켰다(보세프레비어는 초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한 HCV SPRINT-2연구와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HCV RESPOND-2연구에서 48주 치료 후 66%의 지속적 바이러스 반응률을 나타냈다). 오는 4월 있을 유럽간학회에서도 최신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중요한 포인트다. MSD는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 영역에서 세계 각국 정부와 의료진, 환자 단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MSD는 접근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파트너십을 적극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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