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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월드컵의무분과위원장 윤영설교수
[인터뷰]월드컵의무분과위원장 윤영설교수
  • 김영숙 기자 kimys@kma.org
  • 승인 2002.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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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뜨겁게 달굴 2002 FIFA월드컵이 올 5월 31일∼6월 30일 한반도와 일본 열도에서 동시에 열린다.

2002년 FIFA월드컵대회는 각가지 수식어가 붙어있다. 새 천년 들어 `처음으로' 열리는 대회에, 1930년 제1회 우르과이 대회 이래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며, 월드컵 역사상 한국과 일본 2개국에서 `최초로' 공동 개최되면서 문화사회적 뿐만 아니라 정치·외교적 으로도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경기장, 숙박업소, 언어문제 등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루기 위한 준비가 차근 차근 준비되고 있고 가운데 이 기간동안 선수 및 경기관람을 위해 내한하는 40여 만명의 의무지원 사항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 32개 대표팀 선수들과 VIP일행, 기자단, 여행객 등 이들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FIFA의무분과위원회와 개최국 의무전문위원회가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FIFA의무분과위원회는 유럽만 2명을 더 추가하고 대륙별로 2명의 위원을 선정해 모두 14명. 아시아에서는 일본 오하타교수, 우리나라에서는 윤영설교수(연세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가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개최국의 의무전문위원회는 FIFA에서 결정된 사항이나 권장사항을 준비하거나 의무관련 기획등을 제안하여 FIFA에서 결정토록 하는 일들이 주요 업무. 현재 12명의 의무전문위원 중 9명이 의사며, 한의사, 한국도핑컨트롤센터 소장, 경기국장이 각 1명씩 구성돼 있다. 의무지원은 이처럼 복층구조로서 FIFA의무분과위원으로서 2002년 한·일 월드컵 의무전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영설 위원장은 한국 의무전문위원회와 함께 대회기간 동안 의무지원분야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조직위원회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32개 본선 참가 선수팀과 FIFA대표팀, 보도진 등이 1만3,000여명, 관람객만 연인원 350만명(일본 포함)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로 연인원 약 600억명이 시청할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전세계에 실시간으로 방송돼 의무관련사항도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조그만 부분까지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5월말 월드컵에 대한 리허설 형태로 컨페더레이션컵 대회가 열렸다. 의무분과팀도 지정병원의 의료진을 2002 월드컵 때와 똑같이 차출해 의료지원과 도핑테스트를 했는데 대회가 끝나기도 전에 FIFA 본부로 부터 감사편지가 왔단다. 윤위원장은 “우리나라가 크지 않기 때문에 서울의 도핑 콘트롤 센터에 검체가 신속히 전달되고 결과 또한 빠르게 진행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며 컨페더레이션컵 때의 경험을 통해 상당한 자신감을 얻고 있는 듯 했다.

현재 일반적 의무지원이나 도핑테스트 등은 88올림픽의 경험등으로 크게 문제되지 않으나 미국에서 발생한 9·11테러의 영향으로 테러 등에 의한 대량환자 발생 대책에 대한 준비에 촉각이 세워져 있다.

“올림픽과 달리 월드컵에서는 다행히 테러를 겪는 불행한 일은 없었습니다. 이전부터 준비는 하고 있었으나 9·11 테러 이후 대량사고대책에 대한 경계심이 보다 강화됐으며, 이 분야를 아주의대 조준필교수(응급의학과)가 맡아 경찰, 소방, 안기부, 군인 등이 관련돼 있는 안전본부회의 때 의무팀으로 항시 참여하면서 유기적 연계를 갖고 있습니다. 훌리건에 의해 환자가 대량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으며, 탄저균 등 생화학 테러에 의한 문제도 별도로 대비하고 있습니다.”

윤위원장은 지난해 12월1일 부산에서 있은 조추첨식에서 각종 테러의 표적 공산이 가장 큰 미국이 우리나라에서 대회를 치르게 됨으로써 안전대책에 대한 강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심심치 않게 보건당국을 괴롭힌 이질, 콜레라 등 전염병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 이 부문은 개인위생에 대한 범국가적 캠페인과 음식을 함께 떠먹는 등 전염 소지가 있는 식문화개선캠페인을 보건복지부에 건의한 바 있다.

월드컵 여행객들이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고자 할 때 불편이 없도록 하는 여러가지 매뉴얼을 제작하고 의료서비스의 내용을 표준화하는 일도 의무전문위원회의 몫이다.

“지역이나 병원에 따라 의료수준이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각 경기장 안에 비치해 두어야 할 약품목록에서 부터 경기장내 의료요원, 도핑테스트 의사, 대량테러 담당 의사에 이르기 까지 의료요원들의 행동운영수칙 등을 매뉴얼로 제작해 의료수준의 표준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월드컵 이전 까지 교육팀이 2회 정도 이들 의료요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 후 투입시킬 계획입니다.”

윤위원장은 88올림픽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언어소통'을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따라서 공항에서 부터 월드컵 대회기간 중 내한하는 관람객 및 여행객들이 의료문제가 생겼을 때 언제 어디에서나 병원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32개 지정병원 및 협력병원의 약도나 진료내용등을 영문 매뉴얼로 제작해 비치하는 작업도 진행중이며, 지정·협력병원등에 이들을 위한 핫라인을 설치하고 있다.

윤위원장은 FIFA의무분과위원 중에서 가장 젊은 그룹에 속한다. 또 신경외과 의사인 그가 대부분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의사들의 장으로 여겨진 스포츠의학 분야에 뛰어 든 것이 조금은 의외로 여겨져 입문 동기를 물어봤다.

“87년 올림픽조직위원회 축구종목 도핑담당관으로 선발되었고(당시 영어시험을 보고 통해 선발) FIFA지도자강습회때 내한한 조세프 뱅글로스(현 FIFA기술관)의 동시통역을 맡으면서 축구와의 인연이 깊어졌습니다. 통역겸 의무로 활동을 시작해 벌써 15년 넘게 관여하다 보니 축구인들에게 축구를 사랑하는 제 마음이 전해졌다 봅니다.”

윤위원장은 96년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위원장, 97년 아시아의무분과위원, 98년 FIFA 의무분과위원이 됐으며, 프랑스월드컵 대표팀닥터, 99년 여자월드컵 도핑책임자를 맡는등 헌신적으로 일해왔다.

“축구를 잘 하냐”는 질문에 “슛은 잘한다”며 미소로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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