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기생충학
임상 기생충학
  • 이영재 기자 garden@doctorsnews.co.kr
  • 승인 2011.02.1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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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일 외 지음/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펴냄/3만 8000원

흑사병·콜레라·인플루엔자 등 급성감염병과 달리 만성감염병은 장기간에 걸쳐 어느 특정 지역에 늘 존재하는 풍토병의 성격을 띠게 된다. 급성감염병 못지 않게 많은 감염인구를 발생시키지만 은밀하고 잠행적인 특징 때문에 관심을 끌지 못하고 의학적 주시 대상에서도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만성감염병의 성격을 잘 갖춘 것이 기생충감염이다. 대부분의 기생충감염은 만성적이고 장기적인 경과를 보이고, 감염률이 높은데 비해 사망률은 그리 높지 않으며 임상증상도 미약하지만 장기간에 걸쳐 감염자의 건강을 해치게 된다.

기생충감염의 또 한가지 특징은 일반적으로 감염인구가 가난하고 무지한 사회 계층에서 속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빈곤이 기생충질환을 가져오는 것과 관련되는 요인으로 위생상태의 불량·영양실조·문맹·인구과밀 등을 들 수 있다.

게다가 기생충감염은 유행지역의 생태학적 조건과 지역 주민들의 풍습과 종교 등의 사회·경제·문화적 특성과 밀착돼 발생하므로 관리가 대단히 어렵고, 성공적인 관리에 오랜시간이 소요된다.

채종일 서울의대 교수(기생충학)를 대표저자로 12명의 전문연구진이 집필한 <임상 기생충학>이 출간됐다.

'서울의대 기생충학 교실 4대가 함께 연구한'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우리나라 기생충학의 선구자인 고 서병설 교수의 <임상 기생충학>(1962) <최신 임상 기생충학>(1978)과 이순형 서울대 명예교수의 <임상 기생충학 개요>(1996)의 명맥을 이어 서울의대 기생충학교실 동문 12명이 2년여 동안의 집필과정을 거쳐 세상에 내놨다.

과거 '기생충왕국'을 경험한 우리는 이제 선진국 수준의 감염률을 보이고 있지만 기생충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유행양상도 복잡해져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회충·구충·편충 등 토양매개성 기생충질환에 주종을 이루던 과거와는 달리 새로운 종류의 기생충이 부각되고 있고 한동안 사라졌던 말라리아가 1993년부터 다시 나타나 매년 1000~2000명의 환자를 발생시키고 있다.

또 인수공통감염성 및 식품매개성 기생충감염 증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으며 해외여행자 급증으로 인한 유입 기생충질환이 새로운 보건문제로 떠오르고 있어 기생충감염 진단과 치료에 더욱 더 전문적인 지견과 경험이 요구되고 있다.

이 책은 각 기생충별 단락 말미마다 국내 발표 논문 위주의 참고문헌을 수록해 교과서 외에 추가로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림은 <최신 임상 기생충학>과 <임상 기생충학 개요>에 소개된 것을 그대로 사용했으며, 충체와 증례사진은 새로 찍어 실었다.

학술용어는 대부분 한글로 표시했으며, 학명 등은 <기생충학 학술용어(Ⅱ)>(1995) <기생충학 학술용어(Ⅲ)>(1998)을 따랐다.

631쪽 분량의 이 책은 기생충학 총론과 각론으로 구성된다. 각론에서는 ▲원충학 ▲연충학 ▲의용절지동물학 ▲항원충제와 구충제에 대해 살피고 연충학 세부항목에서는 연충류·선충류·흡충류·조충류 등으로 구별해 설명한다.

대표저자인 채종일 교수는 책머리에서 "최근 국내 기생충학자들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의 기생충감염관리 문제를 도와주기 위한 국제협력사업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며 "젊은 학자와 학생들 중에서도 기생충질환 등 이른바 '소외된 열대질환'(Neglected Tropical Diseases, NTD)의 관리와 예방을 위한 국제협력 활동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추세인 가운데 이 책이 기생충학을 공부하는 후학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책의 감수는 이순형 서울대 명예교수가 맡았으며, 홍성태 서울의대 교수·최민호 서울의대 교수·신은희 서울의대 교수·배영미 서울의대 교수·홍성종 중앙의대 교수·손운목 경상의대 교수·유재란 건국대의학전문대학원 교수·고원규 인제의대 교수·서 민 단국의대 교수·박윤규 인하의대 교수·한은택 강원의대 교수 등이 집필에 참여했다(☎02-889-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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