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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의가 도전한 2년간의 해외연수

개원의가 도전한 2년간의 해외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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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2.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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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춘(경기 고양·류재춘내과 의원)

심장내과 전문의로 근무하던 대학병원을 사직하고 개원하면서 해외연수를 계획했다. 환자 진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활동도 함께하는 개원의가 되고 싶었다. 대학병원에서는 중재시술을 많이 했지만, 개원 후에는 심장초음파를 주로 했기에 해외연수로 심장초음파 분야를 연구하기로 정했다.

심장초음파 영역도 많은 발전을 하고 있지만 특별히 내가 관심을 갖고 접근한 분야는 미세기포를 이용한 초음파 분자 영상학이다. 분자 영상학이란 분자생물학·세포생물학을 비침습적 생체영상으로 응용해 생체 내에서 일어나는 분자 수준의 변화를 영상화하는 것이다.

▲ 2년여 연수기간 동안 연구에 몰두했던 연구실에서 류 원장.

외래 진료시 동맥경화나 심근허혈 환자를 보면서 '질병을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는 없을까?' 했던 의문점의 해답을 미세공기를 이용한 초음파 분자 영상학에서 찾을 수 있었다.

적혈구 크기의 미세기포는 혈관 내에만 있기 때문에 미세기포에 우리가 찾아내고자 하는 표적분자를 붙여 혈관 내로 주사하면 목표로 하는 심장근육 미세혈관이나 동맥경화가 발생한 혈관에 가서 붙게 되고 그곳에 초음파 영상을 얻게 되면 질병이 생긴 부위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다.

또한 치료하고자 하는 약물을 미세기포에 넣어 정맥 주사하면 병변 부위에 미세기포가 머무르게 되고 이 때 초음파를 사용해 기포를 파괴하면 국소약물치료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미국에서 연수했던 Oregon Health Science University에서는 DR. Melvin Judkins이 관상동맥조영술시 사용되는 대표적인 카테터인 'Judkin 카테터'를 개발했으며, DR. Albert Starr은 세계최초 인공심장판막인 '스타 에드워드 판막'을 개발했다.

내가 근무한 Cardiovascular imaging Lab에는 심근조영 초음파의 개척자이고 현 미국심장초음파학회장인 DR. Sanjiv Kaul이 있고, 현재 초음파 분자 영상학에 커다란 업적을 남기고 있는 DR. Jonathan R Lindner가 나의 보스였다.

연구원 개개인의 능력이 존중됐고 모든 연구활동을 서로 도와 가며 팀 전체로 진행하는 사실에 놀라웠다. 연구실은 초음파 이론과 술기가 좋은 연구원, 기초과학과 실험기술이 능숙한 연구원, 동물수술에 탁월한 능력을 소유한 연구원, 병리학을 전공한 연구원으로 이뤄져 있었다.

보스는 매주 연구관련 회의를 하여 실험 진행사항을 점검하고, 결과에 대한 토론을 통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었다. 간혹 자기집에서 파티를 열어 팀워크를 다지는 등 진정한 보스의 모습을 보여줬다.

사람에게 사용되기 위해 개발된 Selectin 표적 미세기포 조영제를 이용해 심근허혈을 찾아내는 ischemic memory영상 연구에 참여했다.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서 생긴 심장근육 손상은 기존의 심장초음파나 핵의학 검사법으로 알 수 있으나 이 검사법들은 심근허혈이 한참 진행된 후에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다. 초기 심근허혈 단계에 변화를 알아 낼 수 있는 방법은 미세기포와 염증반응 표식자를 이용하는 ischemic memory 영상이다.

앞으로 연구가 더 진행되면 심근허혈을 조기에 진단하고 위험성이 높은 환자를 정확하고 빠르게 찾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동맥경화 발생에 중요한 기전인 염증반응을 영상화 할 수 있는 방법이 초음파 분자 영상학이다.

동맥경화가 유발된 쥐의 대동맥에 염증 표적인자가 붙은 미세기포를 주사해 초기에 발생한 동맥경화를 진단 할 수 있다. 목표 유전자가 삽인된 미세기포를 주사한 후 병변부위에 미세기포가 머무르는 동안에 초음파를 이용하여 미세기포를 파괴함으로써 유전자를 병변부위에 전달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주로 한 실험은 쥐의 장골동맥을 묶어 사지허혈을 만든 후 성인줄기 세포를 괴사된 다리에 주사해 혈관재생 정도와 기전을 미세기포 초음파 분자영상으로 밝히는 연구를 했다. 2010년 미국심장학회에 혈관재생 분석을 구연 발표했고 줄기세포 기전에 관한 연구는 올해 발표할 예정이다.

2년간의 미국 생활은 내 인생에 소중한 경험과 보람된 도전이었고 개원의도 잘 준비만 한다면 본인이 하고 싶은 연구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10년 미국심장학회에서 구연 발표 후 필자(왼쪽에서 세 번째)와 오레곤보건과학대학 심혈관영상연구소의 조나단 R. 린드너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를 비롯한 연구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외래에서 환자들에게 성인줄기세포 치료와 초음파 분자 영상학을 접목시키는 상상을 하면서 학회차원에서도 해외연수를 하고 싶은 개원의에게 지원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하는 제안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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