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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과가 마냥 부러운 3D 세부 전문과
3D과가 마냥 부러운 3D 세부 전문과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1.02.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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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안·성'의 시대에서 이제는 '정·재·영'의 시대가 도래했다. 전공의 모집 경향을 보면 피부과·안과·성형외과가 단연 인기였는데 최근에는 정신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로 전공의 지원이 몰리는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렇듯 인기좋다는 재활의학과지만 강성웅 연세의대 교수는 나름 고민이 깊다.

재활의학과 파트 중 호흡재활을 전공하겠다는 전공의가 몇해 전부터 없기 때문이다. 호흡재활치료란 희귀질환이나 척수손상 등으로 마비된 호흡근을 재활치료하는 치료법이다.

만성폐쇄성 폐질환·노인환자 등 호흡관련 문제를 겪는 환자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치료법이지만 재활의학과 답지않게(?) 응급환자가 자주 발생하다보니 전공의들이 지원을 꺼린다.

인기과는 아니지만 전공의 모집시장에서 나름 선전하고 있는 신경외과 C교수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신경외과 파트 중 '척추'를 전공하려는 전공의들은 넘쳐 나는데 '뇌'를 하겠다고 나서는 전공의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응급상황이 자주발생하고 척추진료에 비해 돈도 안되는데 굳이 뇌 분야를 누가 전공하려하겠는가? C교수는 "지난해 겨우 한놈 잡아 앉혔는데 올해는…"이라며 말을 흐렸다.

산부인과나 흉부외과·외과와 같이 고되고 위험하고 힘들어 지원을 기피하는 3D과가 있는 것처럼 3D 세부 전문과도 있다. 지원 기피 이유는 산부인과나 흉부외과와 같은 3D과를 기피하는 이유와 같다. 응급상황이 잦고 수련은 고되지만 개원도 어렵고 보상도 적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피 세부 전문과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교수들은 농담반 진담반으로 사회적인 관심도 받고 있고 대책이 절실하다는 공감대도 형성된 3D과의 형편이 부럽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어려운 여건 아래에서도 꿋꿋이 자신이 선택한 전문영역을 이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3D과 전공의는 물론, 3D 세부 전문과를 지원한 전공의에게도 사회적인 관심과 적절한 보상책이 마련돼야 한다.

"호흡재활 치료법을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는 원죄로 맡아서 하고 있는데 이제 그나마 내가 손을 놓으면 환자들은 어떻해야 하나?" 강성웅 교수의 고민이자 조만간 우리 사회가 직면하게 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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