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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자사-국내사 경계 허물어진다

외자사-국내사 경계 허물어진다

  • 김은아 기자 eak@doctorsnews.co.kr
  • 승인 2011.02.1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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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프로모션·코마케팅 등 업무제휴 늘어…인력 이동도 활발
'외자사=오리지널' vs '국내사=제네릭' 공식도 갈수록 무너져

외국계 제약회사와 국내 제약회사를 구분짓는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다양한 업무제휴와 사업모델 개발, 인력 이동 등을 통해 고유의 특성들이 희미해지는 현상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최근 외국계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의 코프로모션·코마케팅 사례가 부쩍 늘었다. 제휴 대상 품목도 신제품에서부터 특허가 끝난 제품과 제네릭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지난 1년여동안 외국계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가 공동 판매 계약이나 파트너십을 맺은 사례는 '울트라비스트(한독약품-바이엘쉐링)', '트윈스타(유한양행-베링거인겔하임)', '글루코파지(현대약품-머크)', '프로스카(제일약품-MSD), '세비카(대웅제약-다이이찌산쿄)', '이리보(동아제약-아스텔라스)', '팍실-CR(명인제약-GSK)' 등 셀 수 없이 많다.

파트너십으로 성공한 사례들이 축적되면서 그동안 코프로모션 등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회사들도 달라졌다. 사노피파스퇴르는 지난해부터 한독약품과 함께 전체 백신 제품의 영업과 유통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국내사와의 첫 전략적 제휴 대상이 된 '넥시움'이 선전하면서 또다른 코프로모션을 검토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아예 전체 일반의약품에 대한 영업과 유통을 대웅제약에 넘긴 경우다.

한편 과거 다국적사의 전유물이었던 외국인 임원들이 국내사에 영입되는 등 인적 자원 교류도 활기를 띠고 있다. 중외제약의 모회사인 JW홀딩스는 지난달 화이자·MSD에서 경력을 쌓은 외국인 마케터를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말 아스트라제네카에서 아시아 항암제 초기 개발 부문을 총괄했던 손지웅 씨를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외자사 출신 임원들을 보강했다.

'외자사=오리지널', '국내사=제네릭'이란 이원화된 공식도 깨진 지 오래다. 동아제약이 자체 개발한 천연물신약 '스티렌'은 연 매출 1000억원대를 노리는 초특급 블록버스터이고,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도 수입산 오리지널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있다. 한미약품의 '아모잘탄'은 오리지널 개발사로부터 공동 판매에 대한 러브콜을 받은 사례. 올해는 '카나브', '신바로' 등 대형 시장을 노리는 국산 신약들도 속속 등장할 계획이다.

반면 노바티스·다이이찌산쿄·화이자·GSK 등 굴지의 다국적 제약사들은 제네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거나 진출 계획을 갖고 있다. 오로지 '혁신적인 의약품'으로 승부해왔던 외자사들이 이제는 건강기능식품 등 국내사들의 알짜 과외(?)산업에도 눈독을 들인다. 지난해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건식 브랜드를 대대적으로 런칭한 사노피-아벤티스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현상들이 꼭 긍정적인 전망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코프로모션 등과 같은 외자사-국내사 전략적 제휴의 경우 일부 외자사가 국내사의 영업력을 이용해 제품을 시장에 안착시킨 이후 일방적으로 판권을 회수해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일부 코마케팅의 경우 이름만 다른 같은 제품임에도 두 회사간 마케팅 전략이 달라 혼선을 빚은 사례도 있다. 아직은 외자사가 '갑', 국내사가 '을'이라는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국내사의 '오리지널'과 외자사의 '제네릭'이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을 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국내 진출을 타진해온 글로벌 제네릭 회사 '테바'의 경우 최근 실거래가 제도 등 국내 의약품 정책의 변화에 따라 국내 진출이 불투명해졌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국내사의 위상이나 전략이 많이 달라졌고, 연구개발에 힘을 쏟는 국내사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 공정경쟁규약·쌍벌제·실거래가제도 등이 도입되면서 투명거래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외자사와 국내사간 사업전략이 닮아가고 있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과거에는 외자사들이 특허가 끝나거나 얼마 남지 않은 품목은 포기했지만, 최근에는 신약 기근 현상과 경쟁 심화로 기존 제품의 특허가 끝나더라도 시장 확대를 위해 안간힘을 쓰거나, 제네릭에 눈길을 돌리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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