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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COPD치료제, 무엇을 할 수 있나
먹는 COPD치료제, 무엇을 할 수 있나
  • 김은아 기자 eak@doctorsnews.co.kr
  • 승인 2011.01.2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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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비샤 벤지하 영국 런던대학 호흡기의학 교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질환의 유병률이나 중증도에 비해 인지도와 진단율이 낮은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이다. 또 기존의 치료제 대부분이 국내 환자가 꺼리는 흡입형제제여서 치료에 제한점이 있어왔다. 그런데 최근 최초로 경구용 COPD치료제(로플루밀라스트)가 등장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국내 미허가). <의협신문>은 21일 로플루밀라스트 임상시험에 참여한 비샤 벤지하 영국 런던대학(UCL) 호흡기의학 교수를 만나 COPD 진단과 치료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COPD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악화(exacerbation)를 막는 것이다. 악화는 기침·호흡곤란·가래 등 COPD에서 나타나는 증상이 심각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악화는 COPD를 중증도별로 나눴을 때 모든 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중증 환자에서는 더 강도 높은 악화를 경험하게 된다. 악화가 나타나면 질환이 빠르게 진행될 뿐 아니라 입원과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악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악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환자는 누구인가?

일단 중증 COPD 환자가 있을 수 있다. 평균 1초 강제호기량(FEV1)을 기준으로 폐기능이 정상의 50% 이하로 떨어져 있는 환자와 기관지염을 갖고 있는 환자, 객담과 기침이 잦은 환자들도 악화 가능성이 높다. 또한 지난 해 악화를 많이 경험한 환자일수록 다음 해에 악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환자를 진료할 때 과거 악화 빈도를 면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런 환자에게는 어떠한 치료 전략이 요구되는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금연을 적극 권유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악화가 일어나는 것을 막는 것인데, 이때 사용하는 약물로는 지속형 기관지 확장제와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로플루밀라스트 같은 경구용 제제가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제제들에 대해 임상시험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규모 임상시험을 해볼만한 가치가 있거나 충분한 유효성을 확보한 제제들은 많지 않다.

-경구용 COPD치료제의 의미는 무엇이며,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가?

경구용 제제이다보니 환자의 순응도가 상당히 좋다. 환자들은 흡입제에 대해 순응도가 떨어지고 의사의 지침을 잘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여러 종류의 흡입제를 사용해야 하는 데 따른 혼란을 느끼기도 한다. 유효성 측면에서는 임상시험을 통해 COPD 악화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고, 기전도 잘 확립돼있어서 호중구에 의해 발생하는 염증을 억제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도폐색에 관여하는 PDE4 효소를 억제해주는 역할도 중요하다.

지난해 업데이트된 GOLD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로플루밀라스트는 폐기능이 50% 미만으로 떨어지고 잦은 악화를 경험한 환자(stage Ⅲ 이상)에서 만성 기관지염과 연관된 중증 COPD 치료의 유지요법으로 기관지 확장제에 추가할 수 있다고 권고됐다.

-아직까지 COPD 악화의 '치료'에 허가된 약물은 거의 없다. 이 분야로 적응증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나?

로플루밀라스트의 경우 악화 치료와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임상시험은 없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그쪽으로 연구를 더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좀더 경증 환자에서는 악화 치료에 대한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 현재 COPD 악화 치료에 허가된 치료제는 스테로이드와 항염증제 정도이기 때문에 새로운 대안에 목말라 있는 상황이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유지요법도 중요하기 때문에 로플루밀라스트의 적응증도 의미가 있다.

-숨어있는 COPD 환자들이 많다. 영국에서는 COPD 진단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COPD는 실제에 비해 덜 진단되고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그 이유는 고령 환자가 많고 다른 동반질환으로 감별진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일반의(GP)가 1차 의료기관에서 폐활량계를 사용해 폐기능 검사를 실시하는 경우 폭넓게 급여가 인정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질병을 스크리닝하는 것은 비용효과적인 측면에서 권장되지 않고, 흡연자나 의심증상이 있다면 폐기능 또는 폐활량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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