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뇌사자가 장기를 기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의정부에 위치한 외국인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던 미국인 교사 고 린다프릴(52·여·사진)씨는 지난 20일 뇌출혈로 쓰러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 내원해 뇌사상태에 빠졌다.
의료진의 뇌사소견을 들은 남편 렉스 프릴씨(외국인학교 교장)는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아무런 주저 없이 장기기증 의사를 밝으며, 이에 따라 린다 프릴씨는 21일 서울성모병원에서 간·신장·각막·골조직·피부 등 인체조직을 기증하고 영면했다.
고인의 장기기증을 통해 새 생명을 얻은 4명의 환자들은 현재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이며 건강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양철우 교수는 "미국의 경우 100만명당 35명이 장기기증이 이뤄지는 반면 우리나라는 100만명당 5명에 불과해 턱없이 부족하다"며 "린다프릴씨와 가족의 값진 결정이 대한민국의 이웃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며, 생명나눔의 숭고한 정신을 더 널리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종 차이는 장기이식에서 의학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같은 인종끼리 조직유사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지만 다른 인종 간에도 이식에 적합한 유사성이 맞을 경우 충분히 이식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고 린다 프릴씨의 빈소는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영안실 8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6일(수) 엄수된다.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벽제화장장. 조문은 25일(화) 오전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만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