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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차별화된 브랜드 만들어야"

특집 "차별화된 브랜드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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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2.3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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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된 이미지 전략

▲ 김태연(모스커뮤니케이션컨설팅 대표)

2009년 말 우리나라 요양기관 수는 8만 298곳으로 집계됐다.

이 수많은 병원 가운데, 우리 병원은 과연 타깃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있을까? 기업들은 매년 대규모 소비자 인식조사를 실시하고 그에 따른 상품과 전략을 재구성하는데 의료계는 어떠한가?

이제 병원도 브랜드 경쟁 시대임을 알아야 한다. 마케팅은 단기적인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단편적 활동이라면, 브랜딩은 장기적인 고객충성도를 구축하기 위한 일관된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몇년만 하다가 그만 둘 병원이 아니라면 우리 병원만의 정체성을 반드시 개발해야 한다. 정체성이 체계적으로 관리되면 이것이 곧 브랜드가 된다.

미국마케팅협회(AMA)는 브랜드를 "제품이나 서비스를 다른 경쟁자의 것과 구별하기 위해 붙인 이름(name)·심벌(symbol)·디자인(design), 혹은 이들의 조합"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여기에 캐퍼러 Kapferer(1992)는 공급적인 측면에서 볼 때 "제품의 차별화를 목표로 하는 전략의 한 부분을 브랜드"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의견을 종합해 볼 때, 브랜드는 소비자 인식 속의 상징적·시각적·기능적으로 차별화된 이미지이다. 이 이미지는 사실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사실 A병원이 해당 진료과목에 더 많은 진료실적을 갖고 있는데도, B병원이 해당 분야에 더 막강한 브랜드로 각인되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왜냐하면 브랜드는 시장이 아닌 소비자의 인식상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1970년대 '펩시챌린지(Pepsi challenge)' 라는 이벤트에서 소비자들에게 눈을 가린채,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마셔보게 하고 더 맛있는 콜라를 고르라고 했을 때 더 많은 소비자들이 펩시콜라를 선호했다는 결과만 봐도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해 정확하고 객관적인 평가로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적인 '브랜드 인식'에 근거해 구매결정을 내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전혀 모르는 C라는 병원이 있다. 이후 이 병원이 마케팅 활동을 전개함에 따라 '들어봤다'의 브랜드 인지도가 생겨나고, 그 브랜드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접촉함으로써 브랜드 호감도가 정립된다. 이후 브랜드에 대해 직간적접으로 혜택을 느끼고 난 뒤 만족감을 통해 브랜드 충성도가 생기게 된다.

이들 충성 고객 중 일부는 생애고객으로 발전해 병원에 지속적인 기여를 하게 될 뿐만 아니라, 많은 주변인들에게 구전홍보를 유발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따라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땐, 소비자 인식의 변화를 중심에 두고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야 한다. 브랜딩은 인식의 싸움이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외국에는 크던 작던 브랜드를 구축한 병원 상당수는 브랜드를 관리하는 전문 팀이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들이 하는 일은 브랜드의 경쟁적 위상을 파악하고, 그 위상을 유지·강화해 나가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 향후 병원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비전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병원의 브랜딩에서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와는 조금 다른 '특별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기능에 대한 신뢰'가 1차적 가치요소이다. 그 1차적 가치는 다른 소비재와는 달리 대체나 보완이 불가능한 절대적 요소이다.

한 예로, 의료사고율이 높기로 유명한 D병원이 있다. 실제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의견 조사를 실시해 봤더니 80% 이상이 병원 의료서비스에 대해 '불신'이 강하게 나타났다. D병원은 이미지 쇄신을 위해 외부대행사를 고용해 PR 활동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 홍보방향은 생뚱맞게도 감성마케팅이었다. 유명 연예인들이 찾아와 공연을 하는 등의 기사가 여기저기 언론에 소개가 됐고 버스·지하철역에 대대적으로 광고를 했다. 그 후 그 병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감소되고 신환이 증가됐을까?

의료서비스처럼 그 내용이 고객에게 중요하고 또 전문적일수록 소비자들은 브랜드 선택에 있어 위험부담을 줄이려는 욕구가 커지게 된다. 따라서 다른 이용자의 경험에 바탕을 둔 '구전'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지므로 이를 충분히 활용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렇게 병원의 브랜드는 의료의 품질 부분에 종합적인 우위보다는 차별화된 기능적 우위가 필요하다. 그리고 질환에 따라서 경중의 차이가 있겠지만 신뢰와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브랜드 홍보전략이 가장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병원이 하나의 독립된 브랜드로써 인식될 경우 소비자는 병원이 갖고 있는 속성을 연상하게 되고 그 속성을 통해 소비자가 궁극적으로 받을 혜택을 미리 예측하게 된다.

그리고 그 혜택이 예상대로 만족스러웠을 경우 긍정적 구전홍보가 진행된다. 통신이 발달한 최근에는 구전홍보의 속도와 영향력은 수치로 환산되기 어려울 만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됐다.

성공적인 구전홍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첫째, 전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과 목표를 같이 해야 한다. 구전홍보를 통합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의 일부로 전개해야지 오직 구전홍보에만 승부를 건다면 브랜드 전략은 실패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

두번째, 공략 타깃을 보다 세분화하고 최대한 우리 병원에 대해 연상할 수 있는 메시지를 심플하고 독창적으로 창출하는 것이 좋다.

브랜딩은 이제 의료서비스 산업에서도 필수 요소가 됐다. 현재의 소비자들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제품과 서비스에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불한다. 현대의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것은 상품이 아니라 브랜드라는 말도 이를 의미한다.

브랜드 파워를 지닌 병원만이 급변하는 의료시장환경에서 살아남고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2011년, 우리 병원의 브랜딩은 의료서비스 질 향상만큼이나 중요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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