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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19 21:53 (금)
"의학계의 별, 당신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의학계의 별, 당신들이 자랑스럽습니다

  • 김은아 기자 eak@doctorsnews.co.kr
  • 승인 2010.12.1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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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13일 '한미자랑스런의사상' 시상식 및 '송년의 밤' 개최

▲ ▲제3회 '한미자랑스런의사상'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왼쪽부터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배상철·주천기 교수, 경만호 의협회장. ⓒ의협신문 김선경

의학 발전을 통해 국민 건강 향상에 이바지한 주천기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안센터장)와 배상철 한양의대 교수(한양대 류마티스병원장)가 제3회 '한미자랑스런의사상'을 공동수상했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5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대한의사협회와 한미약품은 13일 JW 메리어트호텔 서울에서 한미자랑스런의사상 시상식 및 '송년의 밤' 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최근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등으로 의료계 안팎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치러지게 됐지만, 국회의원을 비롯한 의료계 인사들이 다수 참석해 수상자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경만호 의협 회장은 개회사에서 "한미자랑스런의사상은 의학과 의술, 보건의료정책의 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을 위해 헌신하신 의사 회원께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한 것으로, 상을 수상하는 두 분의 숭고한 열정과 노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현대 의학이 뿌리내린 100여년 동안 의료계에는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 ⓒ의협신문 김선경

국내 의료계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선배 의사들의 헌신적인 노고와 현역 회원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미자랑스런의사상을 수상한 주천기 교수는 "음지에서 일하고 있는 시과학연구소 연구교수들과 박사, 연구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내년에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더 잘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의협 회원들도 전체가 '우리'라는 생각으로 모두 더 잘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 ⓒ의협신문 김선경
배상철 교수는 "저보다 뛰어나고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기쁘면서도 송구스럽다"며 "후배들이 더 잘 배울 수 있는 환경과 토양을 만들고, 원대한 비전을 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내 소명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더 잘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의학 발전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두 수상자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의학 연구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온 만큼, 이번 수상으로 받은 상금을 각각 가톨릭대 시과학연구소와 한양대학교에 기부해 의학 연구비에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상을 공동 제정한 한미약품의 임성기 회장은 축사에서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과정에서 빚어진 오해로 한미약품에 비판이 제기돼 참으로 곤혹스러웠다"며 "기대에 제대로 보답하지 못했다는 점을 차제에깊이 반성하며, 의료계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자유선진당), 한나라당 김금래·박상은·손숙미·원희목·최경희 의원, 민주당 전현희 의원 등 국회의원과 문태준·김재정 의협 명예회장, 권이혁 의협 고문, 한광수 국제보건의료재단 총재, 문영목 대한결핵협회장, 이수구 대한치과의사협회장·김정곤 대한한의사협회장·신경림 대한간호사협회장·임정희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 김건상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장, 박경아 한국여자의사회장 등이 참석했다.

▲ ⓒ의협신문 김선경

이재선 위원장은 "지금 의료계에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높은 요구와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요구가 있다"며 "국회는 세계 10위 경제수준에 걸맞는 보건의료 투자와 보건복지 마인드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의사들이 소신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의협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태준 의협 명예회장은 건배사에서 "리베이트 쌍벌제 등으로 올 한해를 보내는 마음이 착찹하다"며 "하지만 새해에는 어려운 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희망을 갖는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희망을 잃지 말고 참고 견디며 앞으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 ⓒ의협신문 김선경
주천기 가톨릭의대 교수의 '한미자랑스런의사상' 수상 소식을 접한 주위의 의사들은 한결같이 "받을 사람이 받았다", "자랑스럽다", "연구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잘 해낼 줄 알았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그는 요즘 의학계의 화두로 떠오른 '기초와 임상의 접목'을 몸소 실천해온 대표적인 안과 임상의사이자 의과학자이다.

주 교수는 외안부 분야의 권위자로 국제학술대회에서 국내 최초로 인공위성을 통한 백내장 수술 생중계를 실시해 주목받았으며, 안과학 분야의 신약과 안구내 보조장치 개발에 대한 12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R52 장영실상을 받은 수정체낭안정고리의 제품화에 성공해 후발성 백내장 억제의 길을 여는 등 국내외에서 우수한 성과를 냈다.

또 시과학 벤처기업과 함께 '한국인 눈조직 및 유전자 은행'을 만들어 다양한 기초·임상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중국 연변·케냐 등의 안과의사를 국내로 초청해 선진 기술과 치료법을 전수하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주 교수가 이러한 업적을 낼 수 있게 된 데는 석사과정을 기초의학(생화학) 분야에서 밟았던 경험이 도움이 됐다. 당시 스승이자 안과학 분야의 대가였던 김재호 교수는 안과에서 더 공부하겠다고 찾아온 그를 돌려보내는 대신 기초의학 전공을 권했다고 한다.

주 교수는 "덕분에 기초의학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기초와 임상을 아우를 수 있는 연구 활동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Publish or Perish(논문을 발표하든지, 그만둬라)'라고 늘 말씀하시며 저를 가르치시고 꾸짖어주신 김재호 교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안과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자로 자리잡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고 했다.

"모든 일이 뜻만으로 해결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 안과학 자체가 의학 분야에서는 마이너 과목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국내 현실도 녹록치 않습니다. 엊그제 중국 학회에 다녀왔는데 정말 많은 연구자들이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그런가하면 일본은 탄탄한 자금력과 학문의 깊이에서 우리 보다 앞서고, 심지어 싱가포르는 전체 안과의사가 80명밖에 되지 않는데도 세계안과학회를 유치했더군요.

그런 점에서 앞으로 좀더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하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1994년 가톨릭대학 내 개설한 시과학연구소에 많은 애착을 갖고 있다. 우수한 임상의사들이 많고 얼마 전에는 미국에서 유능한 연구자를 초빙했다며, 앞으로 2~3년 뒤에는 국제 경쟁력을 갖춘 연구소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하는 내내 그의 표정에는 자신감과 기대감이 배어났다.

"수상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막상 좋은 상을 받게 되니 떨리네요. 저는 아직 젊다고 생각합니다. 제자들과 후배들, 연구소 과학자들과 함께 시과학 분야가 더 크게 성장하고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옆에 앉아 있던 홍영선 서울성모병원장을 가리키며)앞으로 좀더 괴롭혀드려야 할 것 같네요. 하하."

▲ ⓒ의협신문 김선경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송구스럽다. 앞으로 더 잘하라는 채찍으로 알겠다."

제3회 한미자랑스런의사상을 수상한 배상철 한양의대 교수(한양대 류마티스병원장)의 소감이다. 자신보다 더 뛰어나고 훌륭한 의사들이 주위에 많은데, 부족한 자신이 큰 상을 받게 돼 솔직히 부담스러운 마음이 든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겸손한 수상 소감과는 달리 그동안 배 원장이 쌓아온 업적은 소박하지 않다.

그는 1990년대 후반 임상의로서 기초연구로 대변되는 의학연구 분야에서 '임상연구'라는 생소한 분야를 개척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질환에 대한 코호트를 구축하는 등 임상역학 연구를 활발히 시행하는 한편 EQ-5D와 같은 외국의 삶의 질 측정 도구를 한국어화하는 등 다양한 연구 방법론을 국내에 소개하고 알리는데도 앞장섰다.

또 관절염치료제·역류성식도염치료제·유전자선별검사 등 약제와 치료방법에 대한 비용효과 분석 연구와 유전역학·약물유전학 등의 중개연구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류마티스'하면 떠오르는 스타 교수이면서, 류마티스질환에서 조혈모세포이식을 국내 최초로 성공하는 등 진료 분야에서도 눈에 띄는 발자취를 남겼다.

"아무래도 임상에서 환자를 만나다 보면 의학적으로 잘 치료해주는 것만으로는 환자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환자가 처해있는 정책적·사회적·경제적 문제를 해결해주는데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죠. 미국에 유학갔을 때 남들과 달리 의학이 아닌 보건학을 공부한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임상의=병원에서 환자 진료하는 의사'라는 인식이 강했던 시절부터 그가 관심을 가졌던 연구 분야는 당시는 생소했지만 지금은 범국가적 차원에서 투자에 나설 정도로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렇게되기까지 배 교수의 노력과 땀이 뒷받침이 됐음은 물론이다.

"수상 소식을 듣고 1984년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앞만 보고 달려온 26년의 세월을 뒤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또 앞으로는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모든 연구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임상연구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데, 그동안 함께 일해 온 국내외 동료와 선후배, 연구원, 병원 직원, 학생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는 특히 '환자'에게 감사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나를 믿고 따라준 환자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며, 앞으로도 내가 있어야 할 곳은 환자들 속"이라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지금까지 내가 그래왔듯 후배들이 더 잘 배울 수 있는 환경과 토양을 만들고 원대한 비전을 품도록 돕는 것이 나의 소명 중 하나"라며 답을 대신했다.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류마티스 분야에서 앞으로도 할 일이 많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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