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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대한민국' 세상에 외치다

'클래식 대한민국' 세상에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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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2.0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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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차 '대한민국 국제음악제'를 마치고…

▲ 박성태(대한의사협회 고문 한국음악협회 명예이사장)

제28차 '대한민국 국제음악제'가 지난 11월 4일 부터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국음악협회 주최로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 대한민국 국제음악제는 예년의 국제음악제와는 다른 깊은 의미가 있었는데, 그 이유는 지구촌 주요 정상들이 서울을 방문해 펼치는 '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려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이 행사는 1975년 '광복30주년 기념음악회'를 모태로 시작한 국내 첫 국제 규모 음악제다.

올해 프로그램 역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세계적인 지휘자인 막심 벤게로프가 개막연주회를 지휘했고, 악기 가운데 가장 으뜸인 사람의 목소리로 구성된 세계적 아카펠라그룹 초청 연주회와 국내 교향악단을 대표하는 KBS교향악단 연주회, 아시아 음악의 주류이자 14억 중국의 힘을 대표하는 120명 단원의 중국국립교향악의 연주회가 이어졌다.

11월 4일에는 지휘로 만난 벤게로프와 서울 바로크합주단의 연주가 있었다. 벤케로프는 러시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로서'바이올린의 귀신'이라고 불리우며 세계 최고의 바이올린 연주자로 손꼽혔다. 그는 열 다섯 나이에 칼 플레시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매년 100여차례 순회연주를 다니며 10대 후반과 20대 전반을 보냈다.

그러나 2007년 갑작스런 부상으로 "손을 다쳐 연주할 수 없다"는 폭탄선언과 함께 지휘봉을 잡고 쇼스타코비치 교향곡을 지휘하는 지휘자로 전업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 벤게로프는 지휘자로서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C장조 작품 48)'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비올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와 '쥬피터교향곡(C장조 작품 551)'을 열연했다.

벤게로프는 청중들의 앙코르가 끊임없이 이어지자 지휘가 아닌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앙코르곡인 베에토벤의 '로망스'를 직접 독주해 신기에 가까운 바이올린 솜씨를 뽐냈다. 비올라 협연에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수석연주자인 빌프리드 슈트렐레가 맡았으며, 바이올린에는 나움부르그 챔버 음악상 수상에 빛나는 고현수가 맡았다.

서울 바로크합주단은 창단 45주년을 맞은 국내 최고의 챔버 오케스트라로서 김민 음악감독하에 화려한 선율을 들려주었다.

8일에는 세계 아카펠라그룹의 향연으로 3대륙 6개 국가의 최정상 아카펠라 그룹이 출연했는데, 독일(여성 4인조)·헝가리(남성 5인조)·일본(여성 4인조)·미국(남성 4인조)·호주(혼성 4인조)·한국(혼성 5인조) 등이 천상의 화음에 큰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9일은 14억 중국의 자존심, 120명의 중국국립교향악단이 21세기 중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젊은 거장으로서 금세기 음악계에서 가장 유명한 지휘자 가운데 한 명인 리 신차오의 지휘아래 프로코피에프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사단조 작품 63)을 연주했다.

이 공연에는 1984년 뉴욕필 오디션에서 우승하고, 주빈 메타 지휘로 뉴욕필하모니 협연한데 이어 독일 음악 평론가로부터 '그녀의 음악은 마법 그 자체'라는 극찬을 받기까지 했던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이 협연했다.

그녀의 손놀림이 너무나 화려하게 빠르고 광택나는 음색으로 관객에게 호소력 깊게 다가와 '바이올린의 여신'이란 별칭도 가능하리라 여겨졌다. 김지연은 청중들의 끊임없는 앙코르 요청에 크라이슬러의 '레시타티보 스케르조'를 연주해 청중의 혼을 빼놓았다.

리 신차오는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작품40)'를 제1부 '영웅의 출현', 제2부 '영웅의 적들', 제3부 '영웅의 여인', 제4부 '영웅의 전장', 제5부 '영웅의 평화사업', 제6부 '영웅의 은퇴와 완성' 등으로 나눠 웅장하고 박진감 있는 연주로 음악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리 신차오 지휘의 연주를 접하고 보니 아시아 음악계를 이끌 숨겨진 보물로서 넘치는 카리스마와 암보 지휘의 천재인 그를 다시 인식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또 김지연의 앙코르 못지 않게 눈길을 끈 것은 앙코르곡으로 중국국립교향악단이 들려준 '아리랑' 연주였다. 매우 특이한 변주곡 편성으로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곡해석을 보여줘 청중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G20 서울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0일은 국내 교향악단의 진수인 KBS교향악단이 정치용의 지휘로 김정길의 교향시 백록담 3곡중 제1곡 '아름다운 섬 제주'와 멘델스존의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콘체르토(d단조)', 베를리오즈와 '환상교향곡(작품14)'을 생명력 넘치게, 때로는 춤추듯 감미롭게 연주했다.

KBS교향악단은 국내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로서 최근 미국 카네기홀에서 연주회를 가져 큰 호평을 받았고, 특히 지휘자 정치용은 국내 지휘자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차세데 거장이다.

협연한 바이올리니스트 권윤경은 현재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최연소 바이올린 주자로서 눈부시고 현란한 솜씨를 통해 청중의 마음을 빼앗는 아름다운 연주를 선보이고 있고, 피아니스트 권민경은 흠잡을데 없는 맑음과 심오한 음악적 감성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에서 연주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날도 끊임없는 앙코르 요청에 두 협연자는 타이슨의 '명상곡'으로 보답했다.

이번 행사의 명예조직위원장으로서 국제음악제를 하루도 빠짐없이 참석하고 준비한 필자로서는 국제음악제가 우리나라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국책사업 음악제로 발전해 우리의 문화예술이 세계의 중심이 되어 '클래식 대한민국을 꽃피우다'란 올해의 슬로건을 더욱 빛나게 했다고 자부한다.

매년 아낌없는 후원을 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이번 국제음악제 조직위원장을 맡은 김용진 음악협회 이사장을 비롯 이종일 집행위원장 및 관계자 여러분과 참석해 주신 모든 분께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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