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3 17:54 (화)
의사로 산다는 것  

의사로 산다는 것  

  • 이영재 기자 garden@doctorsnews.co.kr
  • 승인 2010.12.03 09:3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애양 지음/문화발전 펴냄/1만 2000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의 가슴속에 울림을 남겨준 고전이나 명작속에서 의사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을까?

생각보다 많은 작품속에서 의사는 멋지고 훌륭한 모습뿐만 아니라 삶의 굴곡진 현실과 내면을 그대로 드러내며 한 인간으로서 유한자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고백하며 등장한다.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애양 원장(서울 강남·은혜산부인과)이 명작 스물네편에 나타난 의사의 모습 속에서 자신의 지난 시간들을 반추한 <의사로 산다는 것>을 펴냈다.

<개선문>(레마르크)에서는 고결한 뜻을 가지고 한결같은 태도로 세상에 떳떳하게 대응하는 의사 라비크가 있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데라)의 바람둥이 호색한 의사 토마스는 공산주의를 향해 신화를 인용한 칼럼으로 필화를 겪으며 결국 의사를 그만두고 유리창을 닦는 노동자를 마다하지 않으면서까지 뜻을 굽히지 않는다.

<페스트>(알베르 까뮈)에서 베르나르 리유는 하루 4시간 밖에 안자며 페스트 환자를 헌신적으로 치료하며, 전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이미 창조되어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거부하며 투쟁함으로써 진리의 길을 걸어간다"는 신념으로 온갖 역경속에서도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암병동>(알렉산드르 솔제니친)에서는 주인공 코스토글로토프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가진 이지적이고 아름다운 여의사 베라 간가르트와 어머니 같이 자애로운 의사 돈초바가 등장하고, <꺼삐딴리>(전광용)는 일제시대·소련군 점령하의 감옥생활·한국전쟁·38선남하·미군부대 등지의 굴곡진 역사현장에서 죽음을 넘어서기 위해 권력에 아부하며 추하게 살아남은 한 의사의 이력을 보여준다.

<빙점>(미우라 아야꼬)에서는 부인의 외도로 유괴되어 살해된 딸아이에 대한 복수로 부인에게 유괴범의 딸아이를 몰래 입양해 키우게 하는 의사 게이조가 등장하고, <의자 고치는 여인>(모파상)에서 의사는 "진실한 사랑은 일생동안 한번 뿐"이라는 주장과 "몇 번이라도 반복할 수 있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진실한 사랑을 이야기해주는 화자로 나온다.

이 책에서는 이밖에도 <마담 보바리>(플로베르) <전원교향악>(앙드레 지드) <콜레라시대의 사랑>(가르시아 마르케스) <시누헤>(미카 왈타리) <성채>(크로닌) <구해줘>(기욤 뮈소) <눈먼 자들의 도시>(주제 사마라구) <프랑스적인 삶>(장 폴 뒤부아) <끝이 좋으면 다 좋다>(세익스피어) <시골의사>(카프카) <인생의 베일>(서머싯 몸) <워싱턴 스퀘어>(헨리 제임스) <뷔르거 박사의 운명>(한스 카로사) <닥터 지바고>(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파울로 코엘료) <환상>(타고르) 등을 통해 작품속 다양하게 나타난 의사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1998년 첫 수필집 <초대>로 제4회 '남촌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아폴린이 의학과 문학을 함께 관장하던 신이듯이 문학과 의학이 동시에 치유역할을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 글쓰기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의사수필가협회 총무와 '수필문우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