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심박수만을 조절하는 새로운 약물이 등장하면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심박수 조절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의협신문>은 심혈관질환 전문가들을 초청, 심박수와 심혈관질환의 관계를 리뷰하고, 관상동맥질환이나 심부전이 있는 환자에서 심박수를 떨어뜨리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논의했다.

또 새로운 베타차단제의 임상적 의미와 동방결절 If 전류 억제제인 '이바브라딘'의 기전 및 베타차단제와의 차이점에 대해서 살펴봤다.

   
▲ ⓒ의협신문 김선경

▶일시 : 2010년 10월 4일(월)
▶장소 : 대한의사협회 1층 회의실
▶사회 : 박정배 관동의대 교수(제일병원 심혈관내과)
▶발표 및 토론 : 조은주 가톨릭의대 교수(성바오로병원 순환기 내과),유병수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원주기독병원 심장내과), 박성하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심박수와 심혈관질환의 관계

발표 : 조은주 교수

   
▲ 조은주 가톨릭의대 교수 ⓒ의협신문 김선경

심박수와 심혈관질환의 관계에 대한 대규모 역학 연구로는 프래밍햄 연구(Framingham Study)의 하위그룹 분석 결과와 프랑스인을 대상으로 한 관찰 연구(French IPC study)가 있다.

1987년 발표된 프래밍햄 하위그룹 분석에 따르면 30년간 추적관찰했을 때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심박수가 증가할수록 전체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2년동안 추적관찰한 프랑스 연구에서도 남녀 모두 심박수가 증가할수록 전체 사망률이 증가했다.

특히 심박수가 60bpm 이하인 그룹에 비해 100bpm 이상인 그룹의 사망률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남자에서는 심박수가 80bpm이상인 그룹의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심혈관 사망률)이 60bpm 이하인 그룹 보다 크게 증가한 반면 여자에서는 심박수의 차이에 따른 심혈관 사망률의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안정형 관상동맥질환자 2만 4913명을 대상으로 약 15년동안 관찰한 CASS연구에 따르면 심박수가 62bpm 미만인 환자군과 83bpm 이상인 환자군을 비교한 결과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 사망률은 심박수가 높을수록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심박수를 낮추는 것이 환자의 사망률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근거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관상동맥심질환자의 경우 안정 시 심박수가 상승하면 전단력(shear stress)이 증가해 죽상반이 취약해져 파열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실제로 기저 심박수가 80bpm 이상인 경우 관상동맥조영술을 통해 플라크 붕괴가 관찰된 환자의 비율이 51%나 됐다.

또 다른 연구 결과를 보면 심박수가 60~69bpm으로 유지되는 환자의 위험도를 1이라고 했을 때 심박수가 증가할수록 교차비가 점점 상승하고, 50bpm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는 오히려 약 2배 정도 심혈관 사건 발생률과 전체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부분은 심박수가 똑같이 60~69bpm으로 유지되더라도 베타차단제를 사용했던 그룹의 사망률이 베타차단제를 사용하지 않았던 그룹 보다 1.7배 높으며, 50bpm 이하인 그룹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그러나 심박수가 90bpm 이상이었던 환자군에서는 투약 없이 같은 심박수를 유지한 경우가 베타차단제를 사용하면서 90bpm 이상이었던 환자보다 전체 사망률이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 그림 1

그렇다면 심박수를 어떻게 줄이는 것이 좋을까. 1999년 <NEJM>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운동을 중단한 후 1분 이내에 심박수가 최대로 떨어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5개 그룹으로 나눠 6년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심박수가 가장 많이 떨어진 그룹에 비해 잘 떨어지지 않았던 그룹에서 사망률이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 그림 2

운동 시 심박수 증가는 미주신경 긴장이 감소하면서 교감신경이 활성화됨에 따라 발생하는데, 운동을 중단하게 되면 미주신경 긴장이 반응하게 돼 약 1분 이내에 다시 심박수가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연구 결과는 운동을 통해 미주신경 긴장의 반응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사망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미 교감신경이 활성화된 상태인 관상동맥심질환자나 심혈관질환 위험군에서 약물이나 운동 중 어떤 방법으로 심박수를 감소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인지는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심박수 감소 영향, 질환마다 다르다

사회 : 심박수가 올라간 상태는 심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유병수 : 우선 심박수가 올라가면 심근의 산소 요구도가 증가하게 되는데, 보통 질병 유무와 관계없이 심근의 산소요구도가 증가하게 되면 심장의 운동부하가 늘어나기 때문에 좋지 않다. 또 심박수가 올라가면 심장의 확장기 충만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심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심장의 'Force-Frequency relation'을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병적인 상태에서는 심박동이 빨라지면 force가 떨어지게 돼 심장에 악영향을 준다. 이밖에도 심박수 증가는 부정맥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사회 : 심박수가 상승하면 관상동맥이나 말초혈관의 수축을 일으켜 허혈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도 증가한다.

유병수 : 그런데 심박수가 늘어났는데도 사망률이 증가하지 않은 연구 결과들도 좀 있다. 고혈압 환자에서 심박수가 높은 환자의 사망률이 낮은 환자에 비해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일부 보고도 있다.

조은주 : 앞서 소개한 연구 결과들은 일반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것인데, 이 경우는 교감신경 활성 정도와 미주신경 긴장의 반응성이 정상이다.

유 교수님께서 지적하신 연구 결과들은 대개 심혈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것들이다. 실제로 심박수변동부전(chronotropic incompetence)은 좌심실 기능 부전 환자의 사망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고혈압·이상지질혈증·고령 등 여러 이유로 교감신경이 이미 활성화되어 있는 상태라면 심박수가 증가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심박수가 올라가야 할 필요가 없는 일반 인구집단에서는 심박수가 올라간 상태 보다는 낮은 상태가 건강에 더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유병수 : 신경호르몬적 관점에서 볼 때 정상인과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심근경색(MI), 심부전 환자들을 교감신경과 레닌안지오텐신시스템(RAS) 활성화 정도로 분류하면 심부전 환자에서 교감신경·RAS가 가장 많이 활성화되어 있고, 정상이나 고혈압 환자에서는 심부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활성화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임상연구나 약제에 대한 연구에서는 교감신경이나 RAS가 활성화되어 있으면서 심박수가 상승한 환자에게 약제를 사용했을 때 더욱 확실한 결과가 나타난다. 반면 고혈압 환자나 정상에 가까운 사람들에서는 병리학적으로 심박수를 중요한 마커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 박정배 관동의대 교수<가운데> ⓒ의협신문 김선경

사회 : 심박수를 줄였을 때 나타나는 효과도 질환 별로 다른 것 같다. 심근경색이나 심부전에서는 심박수 감소가 도움이 되지만, 일반 고혈압 환자에서도 그러한지는 분명하지 않다.

베타차단제를 사용해 심박수를 떨어뜨렸을 때 특히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그룹이 심근경색이나 심부전 환자들이다. 관상동맥질환에서도 심박수를 떨어뜨렸을 때 사망률이 감소하는가?

유병수 : 과거 프로프라놀롤 등 1세대 베타차단제의 연구 결과를 보면 심근경색 이후의 사망률 감소 효과는 명확하며 또한 일부 연구에서 안정형 협심증에서 사망률을 떨어뜨린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사망률 감소를 시킬수 있는 약제를 많이 사용하고 새로운 시술을 시행하는 현재 시점에 그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현재로선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서 베타치료제를 1차 치료제로 제시하고 있고, 베타차단제의 계열 효과를 인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심박수 무조건 낮추다간 사망률 오히려 는다

사회 : 심박수에서도 J-curve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약물을 써서 심박수를 50~60bpm 이하로 떨어뜨리면 오히려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태생적으로 심박수가 낮은 사람은 어떤가?

조은주 :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베타차단제 사용과 관계없이 50bpm 미만인 경우 사망률이 증가했다.

사회 : 심박수 목표 수치는 얼마가 적당하며, 어느 정도가 되면 위험하다고 판단할 수 있나?

조은주 : 여러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볼 때 심박수 목표 수치는 60~70bpm 정도가 적당하고, 100bpm 이상이면 확실히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박성하 : BEAUTIFUL연구에 따르면 좌심실 기능 부전이 있는 경우 70bpm 이상이면 확실히 예후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 교과서에서는 협심증 환자의 목표 심박수를 50~60bpm으로 제시하고 있다.

사회 : 50~60bpm을 기점으로 더 떨어뜨리는 것은 오히려 위험이 증가해 좋지 않을 것 같다. 심박수를 떨어뜨리기 위해 베타차단제를 사용해서 교감신경을 억제하는 방법과 장기간 운동을 통해 미주신경 긴장을 강화하는 방법 중 어떤 것이 효과적인가?

조은주 : 정상인이라면 미주신경 긴장을 활성화시키는 운동을 한 뒤 중단했을 때 미주신경 긴장의 반응에 따라 심박수가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병리학적인 문제가 있는 환자에서 이러한 훈련이 효과가 있을지는 좀더 연구가 필요하다.

유병수 : 심장재활훈련에서는 같은 효과를 보일 경우 약물 보다는 운동이 더 좋다고 본다. 심장재활훈련은 심장 측면에서 심장혈관을 확장시키고 근육 측면에서는 산소 섭취를 늘리는 것이 목표인데, 베타차단제는 심장혈관을 확장시킬 수 없고, 아무리 베타-1 선택성이 높더라도 말초혈관 순환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 : 심박수를 약물요법이나 운동요법 중 어떤 방법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좋을 지에 대해선 아직까지 분명한 답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베타차단제와 심박수 및 심혈관질환

발표 : 유병수 교수

   
▲ 유병수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 ⓒ의협신문 김선경

2007년 <European Heart Journal>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프로프라놀롤·메토프롤롤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베타차단제가 포함된 무작위 임상연구 12개를 메타분석 했더니, 심근경색 이후 환자에서 베타차단제를 사용해 심박수를 10bpm 낮출 때마다 사망률이 약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3>.

   
▲ 그림 3

안정형 협심증이나 관상동맥질환자, 특히 심근경색 이후 환자에서는 베타차단제의 종류와 관계없이 비교적 확실한 효과가 입증돼있지만, 고혈압 환자에서는 그렇지 않다. ASCOT·LIFE연구 결과 등을 보면 아테놀롤은 고혈압 환자에서 치명적MI/비치명적MI를 RAS차단제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시켰으며, 2006년 영국의 NICE 가이드라인은 베타차단제를 고혈압 1차치료제에서 제외시켰다.

그렇다면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새로운 기전의 베타차단제들에 대해 살펴보자.

2004년 GEMINI연구 결과에 따르면 메토프롤롤이 치료 전후 HbA1c를 증가시킨 데 비해 카베딜롤은 HbA1c의 변화를 일으키지 않았으며, 치료 전후 당뇨를 악화시키는 등의 대사성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1세대 베타차단제에서 우려됐던 대사성 부작용이나 뇌졸중 증가 등이 카베딜롤과 같은 3세대 약물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카베딜롤을 다른 계열 약제와 1:1로 비교한 대규모 임상연구가 많지 않아 이를 확신하기는 부족한 면이 있다.

안전성 측면에서 카베딜롤은 위약에 비해 약 1%의 주요 이상반응을 더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됐는데, 이 정도면 부작용이 많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네비볼롤의 경우 베타-1 차단을 통한 기전적 이점 외에도 혈관 내피세포에서 분비되는 NO(nitric o-xide)를 조절함으로써 혈관 확장 효과·혈관 평활근세포의 항증식 효과·항혈소판응집 효과·세포자멸사 억제 효과 등 다른 베타차단제와 다른 이점을 갖고 있다.

항고혈압 효과나 내약성 측면에서도 더 낫다고 볼 수 있는데, 아테롤롤 100mg와 네비볼롤 5mg을 비교했을 때 네비볼롤이 혈압을 더 많이 떨어뜨리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또 말초혈관을 확장시키고, 심박출량을 증가시킨다<그림 4 >.

   
▲ 그림 4

이러한 장점 때문에 예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카베딜롤과 마찬가지로 고혈압 환자 등 임상에서 빈번하게 마주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연구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제한점이 있다.

보통 베타차단제를 사용할 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당뇨·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적인 문제나 뇌졸중의 발생 또는 악화이다. 2세대 이상의 베타차단제를 사용한 US-carvedilol·COPERNICUS·CIBIS-Ⅱ·MERIT-HF 등의 연구에서 당뇨병이 있는 심부전 환자 데이터를 살펴보면 베타차단제로 인한 사망률 감소 정도가 약 20~6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박수를 낮출수록 사망률 감소 효과는 커졌기 때문에, 이러한 환자군에서 심박수 감소 효과가 다른 질환에서 보다 더욱 확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베타차단제, 골라 써야 최적 효과 본다

사회 : 심부전 환자에서 아테놀롤을 쓰면서 심박수만 떨어뜨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면 아테놀롤과 카베딜롤, 네비볼롤, 비소프롤롤 등을 썼을 때 왜 차이가 나타났을까?

유병수 : 베타차단제 간 가장 큰 차이는 베타-1 선택성이다. 프로프라놀롤 보다는 아테놀롤이 선택성이 높고, 비소프롤롤과 네비볼롤은 이보다 20~30배 이상 선택성이 높은 약물이다.

사회 : 베타-1 선택성이 높으면 어떤 이점이 있나?

유병수 : 심장에 유익한 베타-2를 차단하지 않기 때문에 혈관을 확장시키고 세포 자멸사를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카베딜롤의 경우 알파 역시 차단시키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이고, 네비볼롤의 경우는 베타-1 선택성이 매우 강하면서 NO 분비를 촉진시켜 혈관을 확장시킨다.

아테놀롤은 ACE억제제나 다른 새로운 약제들이 등장하면서 많은 임상연구를 통해 신약과 1:1로 비교됐는데, 객관적으로 좋은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심부전에 대한 과거 소규모 연구 결과에서도 부정적인 결과들이 많았다. 왜 이러한 결과가 나왔는지를 기전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임상연구 결과들을 감안하면 잘 쓰게 되지 않는다.

사회 : 베타차단제는 심박수를 감소시켜 혈역학적으로 산소 요구도를 줄여주기도 하지만, 혈관이나 심장의 리모델링에도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그동안 베타차단제가 보여준 효과에는 둘 중 어떤 기전이 더 우선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나?

조은주 : 심근경색 이후 단계의 환자나 심부전 환자에서 베타차단제가 다른 약제에 비해 좋은 효과를 보여준 것은 단순히 심박수를 낮췄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교감신경 활성화를 억제하고 심장의 리모델링에 도움을 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임상연구들을 봐도 ACE억제제나 ARB는 심박수를 낮추지 않았지만 사망률을 개선시켰다. 심박수 감소는 아드레날린 수용체가 효과적으로 차단됐는지를 보는 지표로 보아야지, 그 자체를 치료 목표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고 본다.

유병수 : 최근에 등장한 베타차단제들은 베타-1을 차단시키는 것 외에도 항섬유화 효과나 항증식효과, 산화 스트레스 감소 효과 등 여러 중요한 효과들을 보여주고 있다.

박성하 : 고혈압이 원인인 확장기 심부전에서는 베타차단제가 산소 요구도를 줄이고 확장기 충만 시간을 늘려주더라도 오히려 부정적이지 않을까?

조은주 : 선택성이 높고 심혈관질환의 경과를 개선시키는 베타차단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 환자에서 베타차단제를 1차치료제로 써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벌어진 원인은 과거 베타차단제의 베타-1 선택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순수하게 심박수만을 변화시키는 약물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고혈압 환자라면 굳이 그럴 것 없이 2세대 이상의 베타차단제를 통해 혈압까지 같이 낮출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유병수 : 수축 기능이 보존된 심부전 환자들이 일부 포함된 SENIORS 연구에서 네비볼롤이 심혈관질환 이환율/사망률을 개선시켰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3세대 베타차단제는 기존 베타차단제와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 : 흔히 쓰는 베타차단제들이 모두 같은 효과를 나타내지는 않으며, 특히 심부전에서 그렇다. 심부전에서는 비소프롤롤·메토프롤롤CR·카베딜롤·네비볼롤 정도가 심박수를 감소시킴으로써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줬다.

적극적으로 고용량 베타차단제 시도해야

박성하 :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RAS억제제 임상연구들을 보면 최고 용량을 사용했을 때 최적의 효과가 나타났다. 베타차단제에서도 가능하다면 최고 용량까지 올려야 하는가? 아니면 목표 심박수를 달성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할까?

유병수 : 좋은 결과를 보여준 임상연구들을 보면 대부분 최고 용량을 사용해서 심박수를 많이 떨어뜨린 경우가 많다. 치료군에서 사망률을 대조군 대비 63%나 줄인 US-carvedilol연구에서는 50mg를 목표 용량으로 했는데, 실제 평균 용량은 48mg였고, 80%의 환자가 목표 용량에 도달했다. CIBIS연구에서도 비소프롤롤 10mg이 사용됐다.

현재로서는 저용량과 고용량의 효과를 1:1로 비교한 대규모 성과(outcome) 연구 결과는 없지만, 현실에서 가이드라인에 따라 충실하게 베타차단제나 ACE억제제를 사용하려는 시도만으로도 사망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이터도 있다.

치료자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베타차단제를 사용하고, 가능하면 목표 용량에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성하 : 그러나 기저 심박수가 낮은 환자의 경우 임상시험에서 그랬던 것처럼 고용량의 베타차단제를 사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은가? 베타차단제도 ACE억제제처럼 용량 의존적인 효과를 보이는가?

유병수 : 베타차단제의 용량 의존적 효과를 본 연구가 많지는 않지만, 카베딜롤·비소프롤롤 등이 용량 의존적인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J-CHF연구에서는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카베딜롤을 투여했을 때 저용량과 고용량에 따른 효과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좀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용량 의존적인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보지만, 베타차단제의 기전을 고려할 때 고용량을 써야 기대하는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심박수를 조절하는 새로운 약물

발표 : 박성하 교수

   
▲ 박성하 연세의대 교수<오른쪽>  ⓒ의협신문 김선경

심박수가 증가하면 수축기 심장 벽의 긴장도가 증가해 심장의 수축성이 증가하며, 심장 부담이 늘어나고, 결국 산소 요구도가 증가하게 된다. 또 확장기가 그만큼 감소하므로 산소 공급 또한 줄어들어 허혈을 악화시킨다. 동물실혐 결과를 보면 심박수 증가는 심장혈관 플라크 파열과 연관성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심박수는 전단력(tangential shear stress)을 증가시켜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혈관 평활근세포의 증식을 촉진시킴으로써 죽종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며, 혈관 내피 기능에 영향을 준다는 쥐 실험 결과도 있다.

베타차단제는 심박수를 떨어뜨리면서 심부전이나 관상동맥질환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특히 고용량을 사용하게 되면 심장 수축력을 떨어뜨리고 말초혈관 저항성을 증가시키는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 이러한 영향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심박수만을 감소시키는 약물이 '이바브라딘'이다.

일반적으로 심박수는 베타차단제를 사용했을 때 약 15bpm 정도 감소하고, 베라파밀·딜티아젬 등이 7bpm, 이바브라딘은 약 14.3bpm 정도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보고돼있다.

이바브라딘은 동방결절에 집중적으로 분포돼있는 funn-y channel을 차단함으로써 과분극을 억제하고 이완기 탈분극을 지연시킴으로써 심박수를 떨어뜨리는 기전을 갖는다.

특히 안정 시 심박수에 비례해 심박수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협심증 환자에서 심박수를 55~60bpm 미만으로는 떨어뜨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아테놀롤과 비교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똑같이 심박수를 한 단위 감소시키더라도 이바브라딘이 아테놀롤에 비해 운동 능력을 더 많이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형 협심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 결과 이바브라딘의 부작용은 동성서맥(<55bpm)이 3.2%에서 나타나 위약(1.0%) 대비 확실히 높은 수준이지만, 아테놀롤(5.1%)에 비해서는 낮았다. funny channel이 망막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번쩍임과 같은 시각 장애가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현재까지 발표된 이바브라딘에 대한 대규모 임상시험으로는 BEUTIFUL과 SHIFT가 있다.

BEUTIFUL연구는 관상동맥질환이 있으면서 좌심실 기능 부전(LVEF<40%)이 동반됐고, 안정 시 심박수가 60bpm 이상인 환자 1만 900여명을 대상으로 12~36개월 동안 진행됐다.

연구에서는 이바브라딘을 기존에 최상의 치료를 실시하는 상태에서 추가하도록 했고, 이전에 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가 83% 포함됐으며, 약 50%에서 심박수가 70bpm 이상이었다.

연구의 1차 결과변수(심혈관 사망/MI/심부전)는 이바브라딘군과 위약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지만, 하위그룹 분석 결과 심박수가 70bpm 이상인 그룹에서는 이바브라딘이 1차 결과변수 발생을 감소시키는 경향을 보여줬으며(HR=0.69, p=0.06), MI는 36%, 재관통술은 30% 감소시켰다. 협심증이 있는 환자에서는 1차 결과변수를 위약 대비 24% 감소시켰다(p=0.05).

최근에 발표된 SHIFT연구는 NYHA Ⅱ~Ⅳ단계의 심부전 환자 6500여명을 대상으로 약 2년 동안 진행됐으며, 연구 대상자들은 허혈성 병인 여부에 관계없이 좌심실 박출계수(LVEF)가 35% 이하이면서 심박수가 70bpm 이상이고 최근 12개월 동안 심부전 악화로 입원했던 환자들이었다. 결과적으로 허혈성 병인을 갖고 있는 환자는 약 70% 정도였으며, 심근경색 이후 환자가 56%, 당뇨 환자가 30% 포함됐다. 평균 심박수는 80bpm, 혈압은 122/76mmHg 정도였다.

환자들은 BEUTIFUL연구에서와 같이 최상의 약물요법을 받고 있었으며 베타차단제는 총 89%에서 복용했고, 베타차단제 목표 용량의 50% 이상을 복용한 환자가 56%, 목표 용량에 도달한 환자가 26%였다.

연구의 1차 결과변수(심혈관 사망/심부전 악화로 인한 입원)는 이바브라딘군에서 위약 대비 18% 감소했으며, 절대적인 위험도 감소도 약 4.2%나 됐다<그림 5>.

   
▲ 그림 5

심부전 악화로 인한 입원이 감소한 영향이 컸고(위약 대비 25% 감소), 두 군간 심혈관 사망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하위그룹 분석 결과 심혈관 사망률 개선은 기저 심박수가 높은 그룹에서 특히 효과적이었으며, NYHA 단계가 향상된 환자 비율은 이바브라딘군에서 28%로 위약군(24%) 보다 높았다.

부작용으로는 증상이 있는 서맥이 위약에 비해 많았고(5% vs 1%), 증상이 없는 서맥(6% vs 1%), 번쩍거림 등 시각장애(3% vs 1%) 등도 이바브라딘군에서 더 빈번하게 나타났다. 그외에는 전반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바브라딘, 베타차단제로 충분치 않다면 추가해볼만

사회 : 베타차단제로 심박수를 떨어뜨리는 것과 동방결절을 선택적으로 차단시킴으로써 심박수를 떨어뜨리는 것의 차이가 무엇인가?

박성하 : 네비볼롤과 같은 베타-1 선택성이 높은 약물의 경우 혈역학적인 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베타-1 선택성이 떨어지는 베타차단제의 경우 심박수를 낮췄을 때 수축력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운동 시 심장 혈관운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그림 6>.

   
▲ 그림 6

그러나 이바브라딘은 실험실 연구에서 심박수만을 선택적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회 : 그렇다면 베타차단제 대신 이바브라딘만 사용해도 되나?

박성하 : 베타차단제와 이바브라딘 단독요법을 비교한 연구 결과가 없고, 현실적으로 연구가 쉽지 않다. SHIFT연구에서도 베타차단제를 기본적으로 계속 사용한 환자들이 많았고(89%), 하위그룹 분석 결과 베타차단제를 쓰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에서 나타난 효과는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

사회 : SHIFT연구에서처럼 심박수가 80bpm정도이고 혈압이 120/80mmHg 이상이면서 충분한 용량의 베타차단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가 있다고 가정할 때 다음 단계로 베타차단제의 용량을 올리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이바브라딘을 써서 심박수를 낮추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을까?

박성하 : 이바브라딘에 대한 유럽 허가사항에 따르면 베타차단제로 충분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거나 내약성이 떨어지는 환자에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베타차단제를 사용하더라도 심박수가 70bpm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예후가 나쁠 수 있기 때문에 일단은 최고 용량을 시도해보고, 그래도 여전히 심박수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이바브라딘을 고려해볼 것 같다.

유병수 :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SHIFT연구를 진행했을 때 대부분의 환자가 첫 4주동안 최고 용량의 약물요법을 받도록 권고됐지만, 실제 국내 환자들의 대다수는 베타차단제의 최고 용량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는 우리에게 두 가지를 시사하는데, 첫째는 다른 임상연구들에 비해 SHIFT연구에서는 베타차단제를 충분히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 해석에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현실적으로 국내 환자들의 경우 베타차단제에 대한 내약성이 떨어지거나 의사들이 최고 용량을 쓰는 것을 주저한다는 것이다.

국내 현실을 고려하면 이바브라딘을 사용할 수 있는 여지가 다른 나라보다 더 많지 않나 싶다.

조은주 : 이바브라딘을 사용할 수 있는 환자는 정상 동율동이면서 심방세동이 아니어야 한다. 다른 약제 보다 이바브라딘을 우선 고려하기 위해서는 여기에 추가로 환자의 혈압이 정상 범위에 있어야 하고, 강심제나 베타차단제 보다 우선하려면 수축기능도 정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환자 중에 심박수가 상승한 것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이바브라딘이 가장 적절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는 부적절 동성빈맥(IST) 환자나 베타항진제를 복용하고 있는 COPD환자일 것이다.

사회 : 수축기능이 보존돼있는 심부전이면서 관상동맥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에 대해서는 이바브라딘의 효과가 어떠한가? 실제 임상에서는 이런 환자 사례가 많다.

박성하 : 현재 SIGNIFY연구가 LVEF 40% 이상인 관상동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 사망/비치명적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입원 발생 위험 개선에 대한 이바브라딘의 효과를 보기 위해 진행되고 있으며, 2013년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사회 : BEUTIFUL연구 결과로 미루어 볼 때 심부전이 있으면서 좌심실 기능이 떨어져 있고,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이바브라딘이 도움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혈압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적이기는 한데, 앞으로 나올 연구 결과들을 좀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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