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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고 이종욱 WHO 사무총장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고 이종욱 WHO 사무총장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0.10.1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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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자랑스런 의사상 역대 수상자 그후 ①

고귀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오늘도 묵묵히 진료현장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희귀난치병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연구실과 실험실에서 밤을 밝히는 의사들, 지구촌 오지에서 헐벗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희망의 손길을 내미는 그들이 있기에 행복한 미래를 향해 비상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

한미자랑스런의사상은 이같은 소명을 받드는 이 땅의 자랑스런 의사들을 격려하고, 대외적으로 의료계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2008년 대한의사협회 창립 100주년을 기념, 의협과 한미약품㈜이 공동으로 제정됐다.

[의협신문]은 한미자랑스런의사상 역대 수상자들이 걸어간 길을 재조명하고, 그들이 펼치고자 했던 인류애가 오늘 이 시각 어떤 모습으로 뿌리내리고 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의사와 의료가 추구하는 아름다운 가치를 되새겨보기 위한 특별시리즈를 마련했다.

UN 산하기구의 수장이 된 첫 한국인, 아시아의 슈바이처, 백신의 황제, 행동하는 사람...
우리는 고 이종욱 박사를 이렇게 기억한다.

인류의 건강을 위해 한 평생 열정을 바친 사람. 그는 이제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의 꿈과 열정은 여전히 우리 시대의 의학인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있다.

2008년 대한의사협회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대한의사협회와 한미약품이 공동으로 제정한 '한미 자랑스런 의사상'의 첫 주인공은 한국인 최초로 UN 산하기관의 수장자리에 올랐던 이종욱 전 WHO 사무총장이었다. 

이종욱 박사는 인류를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애쓴 이 땅의 자랑스러운 의사를 격려하고 대외적으로 한국 의료의 위상을 높인다는 상의 취지에 짜 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꼭 들어맞는 인물이었다.

평생을 한센병 퇴치와 개도국 백신수급률 향상 등 세계인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애썼고,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WHO 사무총장으로 당선되는 이정표를 세운 대한민국 의료계의 자랑이었다.

오지 돌며 구호 활동... 세계를 놀라게 한 '백신의 황제'

이종욱 박사는 공과대학을 나와 동기들보다 5년 늦게 의학공부를 시작했으나 경기도 안양 나자로 마을에서 한센병 환자를 위한 의료봉사에 참여하면서 일찍부터 사회활동에 눈을 떴다.

1981년 미국 하와이 주립대에서 공중보건학 석사과정을 마친 그는 1983년 WHO 남태평양 사무처 한센병퇴치팀장을 맡아 지구촌 오지인 타히티와 뉴칼레도니아 등 남태평양 지역을 돌며 한센병 퇴치에 힘을 쏟았다.

이후 서태평양 지역사무처 질병관리국장을 거쳐 WHO 백신면역국장으로 임명된 그는 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성과를 내놓는다. 소아마비 유병률을 세계인구 1만명당 1명 이하로 떨어뜨리는 획기적인 성과를 낸 것. 이를 계기로 세계인들은 이 박사를 '백신의 황제'라고 칭하기 시작했다.

이 박사는 이 같은 활동을 바탕으로 2003년 한국인 최초로 UN 산하기관의 수장자리에 도전했고, 7차 투표까지 간 끝에 상대후보를 제치고 제6대 WHO 사무총장에 당선되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 의료계는 물론 대한민국의 이름을 세계에 드높인 순간이었다.

이 박사는 WHO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현안이던 담배규제협약체결을 이끌어냈으며 국제보건규칙 개정을 성사시키는 등 큰 족적을 남겼다.

하지만 왕성한 활동을 보이던 이 박사는 2006년 5월 WHO 총회 준비에 매달리다 갑자기 쓰러졌고, 스위스 제네바 칸토날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영면에 빠졌다.

▲ 2010년 선발된 이종욱글로벌영프론티어 2기생.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부(WPRO) 말레이시아 총회에서 신영수 사무처장과 함께.

"옳다고 생각하면 행동하라"...이종욱 박사가 전하는 메시지

이종욱 박사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를 사랑하고 존경했던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그의 유지를 받들어 박애의 정신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2008년 이종욱 박사의 유가족들은 '한미 자랑스런 의사상' 상금 1억원을 '이종욱 기념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과 페루에서 활동 중인 보건의료봉사단체인 '파트너스 인헬스'에 기부했다.

소외된 계층과 제3세계에 대한 보건의료 지원 및 봉사활동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고인의 뜻을 계승하고자 내린 결정이었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은 이를 이종욱 박사가 추구해온 삶의 정신을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에게 전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그의 사상을 담은 전기를 구입, 전국 공공도서관 및 어린이 도서관 740여곳에 전달해 많은 어린이들이 접할 수 있게 했고 제2·제3의 이종욱 육성을 목표로 교육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재단은 '이종욱 글로벌 영프런티어'라는 이름의 동 사업을 통해 2009년 10명, 2010년 8명의 젊은이를 선발해 글로벌 리더로 키우기 위한 현장학습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과 함께 유가족으로부터 상금을 기부받은 '파트너스 인 헬스'는 미국 하버드대학 의료인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비영리의료운동단체로 페루의 수도 리마 인근에서 결핵퇴치 및 에이즈환자 치료활동을 벌이고 있다.

"옳다고 생각하면 행동하라. 포기하는 것은 실패하는 것보다 못한 죄다. 적어도 실패는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 휠씬 큰 결과를 남긴다. 바로 그 점이 중요하다."

한 평생을 가슴에 꿈을 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행동해 온 사람. 이종욱 박사가 스스로 실천을 통해 증명해 온 그 가르침은 오랫동안 이 땅의 의사, 이 땅의 젊은이들의 가슴에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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