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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과 울음

눈물과 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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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9.1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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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순성<서울 성북구의사회장>

▲ 노순성(서울 성북구의사회장)

이산가족, 철거민, 천안함 유족들의 울음, 희노애락의 뉴스, TV드라마를 시청하며 가끔 흘리는 눈물, 남자의 계절 가을에 눈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눈물은 눈이나 비강 점막에 물리적 자극이나 화학적 자극에 의한 naso-lacrimal reflex 또는 정신적 감동흥분에 의한 대뇌전두엽의 반응으로 안와 상벽의 누선에서 배출되어 안구를 적시는 투명한 액체다.

아픔을 느낄 때, 구토가 날 때, 크게 웃거나 하품을 할 때, 광자극, 이물질, 마늘이나 양파의 매운 자극, 질병 등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눈물의 배출은 감각신경인 삼차신경과 운동신경인 안면신경의 지배를 받으며 누선과 부누선에서 분비되어 안검연과 결막의 원저를 따라 배출되어 안구의 순목운동으로 안구를 적신 후 상하 누점, 상하 안검의 누소관, 누낭, 비루관을 거쳐 비강 내 하비강으로 배출된다.

눈물의 성분 중 90%는 수분, 식염 7%, 단백질 2%, 점액소 1%다. 1일 1∼1.7ml 분비되는 눈물에는 IgA, IgG, IgE 등의 면역글로블린, 림프구, 탐식세포, 인테페론 등 많은 방어물질과 리소좀, 지질, 염소 등이 포함되어 있어 감염 방지작용을 한다.

각막 상피는 각막을 보호하는 지질층, 수분층, 점액층의 세 층의 누액막으로 덮여있다.

눈물은 눈을 보호하고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각막과 결막을 항상 적셔서 이물질을 씻어냄과 동시에 각막상피에 포도당과 산소 등 영양을 공급한다. 포유류 중 생쥐, 집쥐는 눈물샘이 없고, 파충류에는 눈물샘이 있다.

악어는 눈물샘의 신경과 입을 움직이는 신경이 같기 때문에 자기 입보다 큰 먹이를 한꺼번에 삼키고 나서 급하게 숨을 쉬는 습성이 있어 이때 눈물샘을 자극하여 눈물이 흐른다. 생후 3개월 이내의 신생아는 울어도 눈물이 나오지 않으며, 수면 중에는 눈물이 분비되지 않는다.

젊은 사람이 노인보다, 여성이 남성보다 많다. 여자는 한 달에 평균 5.3회, 남자는 1.4회 생리적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프랑스 과학자 '드마르셍'은 눈물의 성분을 분석 중 감동을 받고 흘리는 눈물은 단백질과 카테콜라민이 증가하기 때문에 보통 눈물보다 덜 짜고 꽃냄새가 나고, 아파서 우는 심한 울분이나 분노에 의한 눈물은 교감신경 흥분으로 수분량이 적고 염분이 증가하기 때문에 바닷물보다 짜고 고약한 냄새가 난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미국의 생화학자 WH Frey는 실험적 저서에서 감정의 눈물에는 스트레스에 의해 분비되는 부신피질호르몬(ACTH)이 함유되어 있어, 운다는 행위는 체내에 생긴 스트레스 물질을 배출하는 중요한 행위다. 울고 싶을 때 마음껏 울어 여러 가지 감정을 씻어내는 것이 건강에 좋다.

감정에 의한 눈물은 통상 눈물의 통로 Water Channel을 거치지 않고 눈 밖으로 유출된다고 한다.

MT 구리포박사가 앙케트 조사를 한 결과 건강한 사람이 병든 사람보다 자주 울었다는 것이다. 눈물을 참는 것은 스트레스성질환에 걸릴 위험이 있으니 남자라도 울 일이 있으면 실컷 울어야겠다.

눈물의 원인, 자극, 강도, 형태에 따라 호칭이 다르다. 한자어에 줄줄 펑펑, 마냥 흘러내리는 눈물은 淚(누), 일직선으로 주르륵 흐르는 눈물은 涕(체), 갈라져 흐르는 눈물은 泗(사), 콧물과 더불어 흐르는 눈물은 痍(이). 눈물의 원인에 따라 別(별), 離(이), 悲(비), 悔(회), 痛(통), 愛(애), 憤(분), 聲(성)淚 등 20가지가 넘는다.

영어에선 소리 없이 흘리는 weep, 흐느끼는 sob, 엉엉 우는 blubber, 신음하듯 우는 moan, 처량하게 훌쩍훌쩍 우는 whimper, 울부짖는 wail. cry, 통곡하는 cry one's heart out, 그리고 Babies can't talk, They only cry(갓난아기는 말을 못하고 울뿐이다 )라는 말이 있다.

성서에 '마른 눈으로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 '천국문은 기도에 대해선 닫혀 있더라도 눈물에 의해선 열려있다' '하나님은 골방에서 흘린 눈물을 보관하고 계신다' 예수께서 일생동안 애국의 눈물, 동정의 눈물, 대속의 눈물로 세 번 우셨다.

효전 심노승(1762~1837)은 31세에 4살된 딸을 잃고, 32세에 동갑내기 부인을 잃고 2년동안 눈물어린 23편의 시와 산문을 썼다고 한다.

'노리고의 식탁' 중에 '엄청나게 큰마음을 작은 잔에 담으려다가 넘쳐 흐르는 것이 눈물이다' 괴테는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못한 자는 인생을 논의할 수 없다' 하였고, 시인 잉겔로는 '눈물은 이 땅을 비옥하게 하는 소낙비'라 하였다.

세익스피어는 희곡에서 위선적인 행동, 거짓 눈물이라는 뜻으로 '악어의 눈물'이라는 말을 썼다. 이어령 박사는 '지성에서 영성으로' 라는 최신 저서에서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들이 최후를 직감하고 눈물을 흘리고, 낙타도 운다고 했다.

불모지 사막의 환경에서 살다보면 낙타는 새끼를 낳고서 돌보지 않으며, 굶어 죽게 생겼어도 방치하는 비정의 동물이다.

그러나 '마두금'이라는 몽골의 현악기 연주에 맞춰 자식·손자를 제일 많이 키워본 할머니가 불러주는 가슴을 울리는 구슬픈 사랑의 노래를 듣고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고 했다.

또 '비가 와야 무지개가 생기듯 눈물이 흘러야 그 영혼에도 아름다운 무지개가 생겨난다'고 하였다. 연암 박지원은 '영웅과 미인은 눈물이 많다'고 했다.

격려, 위로의 말 또는 작은 정성에 참다운 사람, 인격적인 사람이 많이 흘리는 신뢰의 눈물, 불쌍히 여기어, 돕고 싶은 마음, 같은 처지에 공감, 가족을 위하는 마음, 사랑의 감격으로 흘리는 연민의 눈물, 자신의 잘못이나 죄를 뉘우치는 회개의 눈물, 눈물은 많이 흐릴수록 자신이 정화되고, 세상이 따뜻하게 되며 영혼이 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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