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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신부 일대기 '울지마 톤즈' 9일 개봉

이태석 신부 일대기 '울지마 톤즈' 9일 개봉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0.09.0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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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 사랑의 씨앗 뿌린 의사·신부…마흔 여덟해 삶 재조명

▲ 고 이태석 신부의 일대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가 9일 전국 6대 도시 11개 개봉관에서 막을 올린다.
TV를 외면하게 하는 막장 드라마나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에 질려버린 사람들에게 모처럼 볼 만한 휴면 다큐멘터리 영화 한 편이 찾아온다. 아이들에게 사람에 대한 사랑과 희망 그리고 믿음이 이런 것이라는 것을 이야기 해 주고픈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영화다.

의사이자 가톨릭 사제인 고 이태석 신부의 삶과 사랑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가 9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6개 도시 주요 개봉관을 찾는다.

'사람에 대한 사랑·믿음'에 관한 영화

고 이태석 신부는 "가장 보잘 것 없는 이에게 해준 것이 곧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예수님 말씀을 좇아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가난하고 헐벗은 나라 수단 남부의 톤즈 마을에서 의료와 교육에 헌신한 인물. 톤즈는 무려 20년 넘게 같은 나라 사람끼리 총질을 해 대면 내전을 벌인 탓에 헐벗고, 굶주려 있는 비극의 땅이다. 오지 여행가이자 국제 구호전문가인 한비야 씨도 "근래에 가본 곳 중 남부 수단의 상태가 가장 최악이었다"고 할 만큼 깊은 절망에 빠져 있다.

인성마저 잃고, 사람에 대한 믿음이 사라져 버린 절망의 땅에 희망의 씨앗을 뿌린 이가 바로 고 이태석 신부다.

1962년 부산에서 10남매 가운데 아홉 번째로 태어난 고 이태석 신부는 자갈치 시장에서 삯바느질을 하며 생계를 꾸린 어머니를 도우며 의대에 합격한 자랑스런 아들이었다. 군의관 시절, 가난한 사람을 도우며 살고 싶다는 어릴적 꿈을 실천하기로 다짐한 그는 1991년 군 복무를 마친 후 한국천주교살레시오회에 입회, 뒤늦게 성직자의 길을 걸었다. 2001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그가 찾은 곳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버림받은 수단 남부의 톤즈 마을.

▲ 고 이태석 신부에게 치료를 받은 수단 톤즈의 한 한센인이 고인의 사진에 입을 맞추고 있다.<울지마 톤즈 화면 캡처, ㈜마운틴픽쳐스 제공>
오랜 내전과 감염병에 신음하는 톤즈의 재건을 위해 그는 손수 벽돌을 찍어 병원과 학교를 지었다. 병원이 생겼다는 소문을 들은 남부 수단 사람들은 며칠 밤을 새며 걸어와 치료를 받았다. 밤잠을 줄여가며 병마와 싸운 고 이태석 신부의 헌신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한센병 환자들도 손수 고름을 짜내고 붕대를 감아주는 이 신부의 따뜻한 손길에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한센인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을 처음으로 느낀 그들에게 이 신부는 사랑 그 자체였다.

한센병과 풍토병과 씨름에서 겨우 한 숨을 돌린 그는 남부 수단의 미래를 위해 교육에도 눈을 돌렸다. 학교가 없어 배우지 못하고 그로 인해 가난이 대물림 되고 있는 톤즈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바꿔보기 위해 그는 하나씩 돈보스코 초·중·고등학교를 건립하고, 기숙사도 세웠다.

오랜 전쟁으로 신부와 수녀의 의미도 모르던 톤즈 아이들은 배움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 하고, 내일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내몰린 소년병들에게 총 대신 악기를 들려준 것도 이 신부다. 전쟁과 가난에 찌든 아이들의 마음을 음악으로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랐던 이 신부의 소망은 남부 수단의 유일한 35인조 브라스 밴드를 결성하면서 꽃을 피웠다. 꿈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브라스밴드는 희망의 상징이 됐다
하지만 모처럼 한국을 방문한 길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예기치 못한 말기암 판정을 받은 그는 그토록 보고싶은 아이들이 기다리는 톤즈로 돌아가지 못했다. 마흔 여덟, 불꽃 같은 삶을 산 그는 2010년 1월 14일 사랑했던 하느님 곁으로 돌아갔다.

꿈 잃은 아이들에게 희망 심어줘

이 영화는 의사의 길을 접고, 성직자의 길을 걸어간 고 이태석 신부의 선종 소식을 우연히 접한 구수환 KBS 프로듀서와 제작진(수단촬영 김성미)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아프리카 남부 수단으로 날아가 기록한 KBS스페셜(울지마 톤즈, 2010년 4월 11일 방영)의 극장판이다.

구수환 PD는 1986년 KBS에 입사, 이라크·팔레스타인·아프가니스탄·체첸·동티모르·코소보 등 세계 분쟁지역을 취재하며, 전쟁의 실상과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리는데 앞장섰다. 2004∼2008년까지 <추적 60분> 책임프로듀서 겸 MC를 맡아 사회의 불법과 비리들을 고발하기도 했다.

구 PD는 "신부님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눈물로 기억하고 있었다. 톤즈의 아이들을 인터뷰 하면서 처음으로 함께 울었다. 내가 꿈꾸던 세상을 이태석 신부님이 보여주셨다"며 당시의 감회를 털어놨다.

구 PD는 "<울지마 톤즈>를 만든 후, 많은 사람들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면서 "그 만큼 신부님의 말씀과 실천하는 삶이 세상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그 가치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졌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기뻤다"고 밝혔다. <울지마 톤즈>라는 작품이 영원한 이태석 신부의 분신으로 남길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KBS스페셜 극장판…구수환PD "말씀과 실천하는 삶 감동"

▲ 지난해 12월 17일 대한의사협회와 한미약품이 마련한 제2회 한미자랑스런의사상을 받은 이태석 신부가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 신부는 수상후 한 달이 채 못돼 선종했다.
영화 <울지마 톤즈>는 KBS한국방송이 기획과 제작을 맡고, ㈜마운틴픽쳐스가 제공·배급을 맡았다.

KBS 간판 아나운서 이금희 씨가 내레이션을 맡아 잔잔하면서도 진한 감동을 주는 목소리로 고 이태석 신부의 인생을 이야기 한다.

<울지마 톤즈>는 고 이태석 신부의 선종을 뒤늦게 안 현지 사람들이 영정사진을 보자마자 너나 할것 없이 사진에 입을 맞추며 애통한 눈물을 쏟아내는 모습을 담고 있다. KBS스페셜 제작진은 "자신들을 환자가 아닌 인간으로 대해준 고 이태석 신부에 대한 그리움은 안타까운 절규 그 자체였다"고 전했다.

영화는 9월 9∼13일까지 5일간 ▲서울:CGV 명동역·CGV 대학로·CGV 압구정·아리랑씨네센터·서울극장 ▲경기:CGV 동수원 ▲인천:영화공간주안 ▲대전:CGV 대전 ▲대구:동성아트홀 ▲부산:CGV 부산서면·아트씨어터 CNC에서 상영된다. 러닝타임 90분.

다른 지역까지 개봉관을 확대할지 여부는 입장객 수에 따라 가변적이다. 예고편은 홈페이지(http://www.dontcryformesudan.com/)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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