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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 어플, 넌 다운받니? 난 업로드해!

coverstory 어플, 넌 다운받니? 난 업로드해!

  • 김은아 기자 eak@doctorsnews.co.kr
  • 승인 2010.08.2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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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의사들

Cover Story

ⓒ의협신문 김선경

본문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질문을 하나 던지겠다. 다음 중 같은 뜻을 가진 단어가 아닌 것은 무엇인가?

1. 어플리케이션  2. 애플리케이션  3. 어플 4. 앱  5. 모두 같음

1초 이상 답을 고민했다면, 당신은 스마트폰 유저가 아니거나 사회 변화의 물결에 무심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답은 5번이다. 그러나 틀렸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몇 분만 투자하면 어느덧 어플리케이션(어플)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

바야흐로 스마트폰 시대! '어플'은 필수!

이제 스마트폰은 '유행'을 넘어 전세계적인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초창기 스마트폰의 마니아층이 과거 PDA 사용자에 국한됐다면 요즘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굳이 소형 전자기기에 밝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스마트폰을 선호한다는 점이 과거와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이다. 기자가 본 최초의 아이폰 사용자는 70대 의사였으니, 말 다했다.

지난 6월 의협신문이 실시한 의사 회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신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는 응답자는 9.9%에 그쳤지만, 절반 가량이 조만간 휴대폰을 바꾸겠다고 응답했고, 70% 이상이 아이폰·안드로이드폰 등 스마트폰을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트위터와 블로그를 연동해 병원 홍보용 어플을 만든 이지형 원장(CSC로렌의원)은 "요즘 주변에 웬만한 의사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50~60대 의사들이 먼저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하드웨어라면, 어플은 소프트웨어다. E-book과 같이 정보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부터 무선 인터넷을 통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형태까지, 그 종류와 범위가 광범위하다.

손가락 몇 번만 까딱하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거나 기능을 간단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고, 키워드 검색을 통해 쓸만한 어플을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장점은 덤이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기업과 기관이 앞다투어 어플 개발에 뛰어들고 있어 더욱 잠재력이 크다.

의사가 만든 메디컬 어플리케이션 늘어

스마트폰의 열풍으로 의학 분야에 특화된 일명 '메디컬 어플'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병원 검색이나 질병 상담, 약물 정보 검색 어플은 앱스토어 내 다운로드 상위 순위를 다툴 정도로 인기가 높다. 미국 등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전문가용 어플의 경우도 국산 어플이 하나둘씩 선을 뵈고 있다.

최근에는 의사들도 어플 '유저'에서 한걸음 나아가 '제작자'로 활약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의사들이 건강과 의료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만큼, 프로그램 개발자와 손을 잡고 기획 단계에 참여하거나, 기획부터 제작까지 직접 도맡아하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 MyMedication
이재호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의료정보실장보·응급의학과)가 병원 U-health센터와 함께 개발한 '중독정보', 'CPCR Drug(Cardio Pulmonary Cerebral Resuscita-tion drug)', 'My Medication' 등은 대표적인 메디컬 어플이다.

일반인용으로 개발된 My Medication의 경우 2개월동안 다운로드 건수가 8400건에 이르고, 전문가용인 '중독정보'도 5개월동안 5800건 이상 다운로드됐다.

이 교수는 "원래 모바일기기에 관심이 많았고, 아이폰이 출시되자마자 구입했다"며 "간단하고 유용한 어플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아이디어를 냈다. 앞으로 사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어플들을 업그레이드할 예정인데, 의료진 교육용 컨텐츠를 담은 또다른 어플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 Glaucoma handbook
얼마전 최재완 한길안과병원 진료과장은 'Glaucoma Handbook'이란 어플로 해외 시장에 진출해 화제가 됐다. 앞서 개발했던 환자 교육용 한글판 녹내장 상식사전 어플의 반응이 좋아, 위키디피아 등 각종 웹사이트 링크 기능과 소셜미디어와의 연동 기능 등을 추가해 더욱 강력해진 영문판 어플을 내놨다. 미국의 저명한 안과 교수가 최 과장의 의도와 취지에 공감해 직접 원고를 보내왔을 정도로 학계의 관심도 높다고.

최 과장은 "대다수의 어플이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용으로 개발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면서 수시로 본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바른 질환 정보를 제공하는데 이보다 유용한 수단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카페+병원으로 이름을 알린 '제너럴닥터의원'의 김승범 원장도 지난 5월쯤 'BabyNote'란 일반인용 어플을 선보였다.

▲ BabyNote
육아일기와 예방접종 스케줄 관리 프로그램을 접목시킨 어플로, 맨 처음 제안했던 개발회사가 중도에 개발을 포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출시 이후 엄마들의 입소문을 타고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승범 원장은 "사실 홍보를 거의 못하고 조용히 내놨는데, 어떻게 알고 다운로드해서 열심히 써주고 피드백을 주는 분들이 있어서 기쁘다"며 "지금도 소규모 업데이트는 하고 있지만, 앞으로 좀더 준비해서 예방접종 알림 기능 추가 등 요구사항을 반영하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익 기대 못 해…'서비스한다' 생각해야

최근에는 병원 홍보와 마케팅 수단으로 어플을 적극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로 대형병원 차원에서 질병 정보나 상담, 예약 서비스 등을 제공하거나, 성형외과·피부과 등 개원가에서 시술 견적·Before and After 이미지 등을 제공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키컸으면', '가상성형' 등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더한 어플들은 레크레이션용으로도 그만이어서 인기가 높다.

최재완 과장은 "어플을 만들고 나면 환자들을 위해 남들이 잘 안 하는 뭔가를 했다는 부분 때문에 만족감을 느끼게 돼서 가장 좋다"고 강조하면서 "의사의 네임밸류를 높이거나 병원을 홍보하는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 개원의 입장에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홍보 효과를 노리고 막대한 개발 비용을 투자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인기 블로거인 두진경 어비뇨기과의원장은 "유료 어플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특히 국내 시장에서 어플을 팔아서 수익을 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병원 입장에서는 홍보 효과를 노리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직까지 수요에 비해 어플 개발업체가 많지 않아 초기 투자 비용이 꽤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두 원장의 경우 환자의 휴대폰과 병원 진료시스템을 연동해 서로 자유롭게 정보를 교환하고 지속적으로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려고 했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쉽사리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초창기 때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고는 해도 현재 어플 개발 비용은 종류에 따라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대에 이르고 있는 현실이다. 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하지 않으면 금방 잊혀지기 십상이기 때문에 유지관리 부담 또한 만만찮다.

나도 할 수 있다! 어떻게 해야할까?

어플 개발은 시간과 비용을 만만찮게 투입해야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그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재호 교수는 "이제 사회가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아직 초기 단계라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에 어려움이 있지만, 점점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이 많아진다고 볼 때 결국 나중에는 컨텐츠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질의 컨텐츠가 경쟁력의 관건이 된다는 것은 곧 의사들이 메디컬 어플을 만들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이 더욱 늘어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모바일 컨텐츠를 어플로 만들어주는 'openappmarket'이나, 블로그·트위터·미투데이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와 연동시켜 어플을 무료로 제작해주는 'caulyapp'과 같은 웹사이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전망이 밝다.

그렇다면 좋은 컨텐츠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며 다양한 어플을 다운받아 많이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지형 원장은 "먼저 어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어플을 사용해보고 각각의 장단점을 파악해 접목시키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다양한 어플을 즐겨보라"고 말했다.

김승범 원장은 "모든 상품이 그렇듯 어플 역시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막연히 어플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만 갖고 시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어떤 구체적인 어플이 소비자에게 꼭 필요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면 해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고수들의 스마트폰 엿보기

일찌감치 스마트폰에 대한 내공을 쌓은 '고수'들은 어떤 어플을 쓰고 있을까? 고수들이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터치화면 속에서 쓸만한 메디컬 어플을 뽑아 독자에게 소개한다. 관심이 간다면 당장 앱스토어로 직행하라.

아래 소개한 어플은 대부분 '공짜'다! (※현재 개발된 어플의 규모와 종류 상 아이폰용 어플을 위주로 소개하게 된 점 양해바랍니다)

최재완(한길안과병원 진료과장)

▲ Clinical Trials

미국의 국가 DB에 접속해 현재 진행되는 임상시험 계획·현황을 검색해 볼 수 있도록 만든 어플.

임상시험을 계획하고자 하거나 최신 임상시험 트렌드가 궁금한 사람에게 유용하다.

▲ EyeXam

간단한 시력·색각·난시검사 및 황반변성의 선별검사를 위한 암슬러 그리드 등이 탑재돼있다.

안과 진료를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스크리닝 목적으로 일반인에게 추천해줄만한 어플.

 

 

두진경(어비뇨기과의원장)
▲ MedCalc

의학용 계산기로 개발된 전문가용 어플.

자주 쓰이는 각종 의학 공식과 약물 용량 정보가 입력돼있어 혈액검사 수치와 환자 정보를 넣으면 필요한 수치를 알아서 계산해준다.

▲ 1339 응급의료

보건복지부 응급의료정보센터의 어플. 응급처치 요령 안내와 가까운 응급실 위치·전화번호 검색 기능이 있으며, 응급실별 이용가능한 병상수까지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일반인은 물론 위급한 환자를 의뢰해야 하는 의료진에게도 도움이 될 듯.

 

이재호(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NEJM

 최신 의학 정보를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어플. 세계적인 의학술지 <NEJM>이 제공하는 풀컨텐츠를 이동하면서도 볼 수 있으며, 각종 이미지와 오디오·비디오클립도 무료로 제공된다.

▲ WebMD

전세계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의료 전문가용 어플. 증상을 입력하면 감별이 필요한 진단명을 찾아주기도 하고, 신체 부위별 의학적 문제를 분류하고 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자세한 약물 정보를 검색해볼 수도 있다.

▲ i-CPR

일반인 또는 의대생을 위한 심폐소생술 교육용 어플. 한 눈에 들어오는 선명한 이미지와 간결한 구성으로 긴급한 상황에서도 단계별로 손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흉부 압박때 활용할 수 있는 메트로놈도 제공된다.

 

이지형(CSC로렌의원장)

▲ Netter's Anatomy Flash Cards

해부학책을 그대로 옮겨놓은 어플. 인체 부위별 각각의 어플로 제작돼 있으며, 빼어난 이미지와 풍부한 컨텐츠가 장점이다.

단점이라면 유료(미화 39.99$)라는 것이지만, 책값에 비하면 저렴하고 그만한 값어치를 한다는 게 유저의 설명.

▲ DiseaseGame

퀴즈 형태의 간단한 의학 학습용 어플. 주어진 영상 이미지를 보고 적절한 진단명을 선택해서 맞추면 다음 문제로 넘어간다.

이전 학습 기억을 되살리고 싶을 때, 또는 심심풀이용으로도 그만이다.

 

▲ Epocrates

온갖 약물에 대한 정보가 망라돼 있는 데이터베이스.

검색창에 이름을 입력하면 해당 약물의 용법과 용량(성인/소아 구분), 부작용, 병용금기, 상호작용, 주의사항, 제조사·가격 등 거의 모든 정보가 나온다.

올 6월 안드로이드폰 의료 관련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 1위에 빛나는 인기작이다. 게다가 '무료'라는 치명적인 매력까지
(다운로드: www.epocrates.com/products/android/).

 

 

▲ Cardio Trainer

스마트폰에 내장된 GPS 장치를 이용해 운동 거리와 시간·속도를 측정, 소모된 칼로리를 계산해준다.

'한 달에 1kg 빼기' 등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운동하면서 목표 달성 과정을 체크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과 운동량을 비교할 수도 있다.

유저들의 평을 보면 프로그램 작동하는걸 보기 위해서라도 운동을 하게 된다고 하니 효과는 있는 듯.

무료 버전과 유료 '레이싱 버전'(미화 2.99$)이 있다(다운로드: 안드로이드 마켓).

▲ 마이닥터

 현재 국내 의료관련 스마트폰 무료 어플 가운데 최고 인기를 달리고 있다. 아이폰 버전에 이어 최근 안드로이드폰용이 출시됐다.

㈜인포니즈가 개발한 '마디닥터'는 각종 질병 정보와 의학용어 검색을 제공하는 의학백과사전 기능과 더불어 어플리케이션에서 직접 병원 예약 및 상담까지 가능하다.

시력·청력·스트레스지수 등 30여 종류의 자가진단 기능도 탑재돼 있다(다운로드: 안드로이드 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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