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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의 호걸 임충이 의사에게 건네는 말
수호지의 호걸 임충이 의사에게 건네는 말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0.08.2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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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의 108호걸 중 한명인 임충은 당시 권력의 정점에 있던 태위 고구와의 사소한 시비로 모함을 받아 노모를 모시고 전국을 방랑하는 도망자 신세로 전락한다.

매번 그를 잡으러 오는 군졸들을 피해 이곳저곳으로 피해다니던 임충을 보고 한번은 그의 제자들이 모여 맞서 싸울 것을 제안했다. 송나라 최정예부대였던 황제의 80만 금군의 교두, 즉 교관이었던 임충과 그 제자들의 무술실력이야 안봐도 비디오다.

하지만 임충은 제자들의 충정어린 제안을 거절하며 말한다. "싸움에서 세번째로 좋은 것은 싸움에 나서 가능한한 많은 적을 물리치는 일이다.

두번째로 좋은 것은 가능한한 싸움을 벌이지 않는 것이다. 싸움에서 가장 좋은 것은 적을 만들지 않는 거다. 내가 어리석어 이미 적을 만들었다. 이제는 싸움을 피하는 것이 차선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행정고시로 뽑는 관료를 축소하고 전문가들을 선발해 정원의 50%까지 채우겠다고 발표했다. 혹시 임충이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의사로 살고 있었다면 정부의 발표를 듣고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의료계가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의료정책을 끌고 가기 위해서 세번째로 좋은 방법은 보건복지부 관료들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감대를 넓혀가는 것이다. 그러자면 자주 만나 술도 기울이고 속없이 기분도 맞춰주고 하면서 품을 꽤 들여야 할 것이다.

두번째로 좋은 방법은 관료들 위에 있는 정치권력과 통하는 일이다. 문제는 정치권력과 트는 일이 관료들과 트는 일보다 더 힘들면 힘들지 쉽지않다는 것이다. 관료에 비해 정치권력의 수명(?)은 훨씬 짧다는 치명적인 약점도 있다. 그럼 첫번째로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의사가 관료가 되는 일이다.

지금도 행정고시를 보지 않고 전문가로 인정받아 복지부에서 일하고 있는 의사들이 있다.

전문성을 무기로 행정고시 출신들의 보이지 않는 견제와 많지않은 연봉에도 "국민생활에 밀접한 보건복지 관련 정책들을 직접 만드다는 짜릿함" 때문에 보람을 느낀다는 선배들의 뒤를 이어 젊은 의사들의 많은 도전이 이어졌으면 한다. 올바른 의료제도를 위해, 나아가 국민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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