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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사바도 투약못받는 '더러운 세상'
넥사바도 투약못받는 '더러운 세상'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0.07.0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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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암에 걸린 K씨가 바이엘에서 나온 항암치료제 '넥사바'를 투약받고 한달에 내는 돈은 대략 15만원이다. 넥사바 가격은 한달에 300만원. 올해 1월부터 암환자에 대한 본인부담금이 10%에서 5%로 줄어들며 부담금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한달 15만원은 작은 돈은 아니지만 간암에 걸린 L씨가 보기에 신장암에 걸린 K씨는 운이 좋은(?) 케이스다.

간암에 걸린 L씨는 똑같은 '넥사바'를 투약받고 한달에 K씨보다 20배나 많은 300만원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신장암 치료를 위한 넥사바 투약은 건강보험에서 급여하지만 비슷한 효과가 입증됐음에도 간암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급여를 위해 제약사와 정부가 논의 중이라고 하지만 벌써 1년이 넘도록 결론을 못내고 있다. '암에 걸려도 넥사바도 투약 못받는 더러운 세상'이란 말이 나올만 하다.

비슷한 질환에 비슷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법이 있다면 접근도 역시 같아야 한다는 건강보험 운영의 원칙이 깨진 사례다.

A병원의 P의사는 간암검진을 받기 위해 온 환자들에게 왠만하면 PET스캔을 권고한다. 사실 몇몇 환자들의 경우는 고가의 PET스캔보다 초음파검사면 충분하지만 건보 재정에 부담을 훨씬 크게 주는 PET스캔을 그냥한다.

검사료가 160만원인 PET스캔을 할 경우 환자가 내는 본인부담금은 5%인 8만원 정도. 초음파 검사는 16만원이다. PET스캔은 건강보험에서 95%를 부담하지만 초음파는 전액 환자가 부담하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초음파검사비가 더 비싼 것이다.

고가의 검사를 받고도 부담하는 검사료가 더 적은데 누가 초음파검사를 권유하겠는가?

재정에 부담을 주는 고가의 검사보다 적용가능한 저가의 검사가 있을 경우는 저가의 검사를 독려하도록 하는 것이 건강보험 운영의 원칙이 돼야 할 것이다.

건강보험료를 올려 재정 규모를 크게 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해결 방안이겠지만 아직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재정을 운영하려는 노력에 따라 숨통이 트일 여지는 있어 보인다.

그런데 PET스캔을 초음파검사로 대체해 생기는 절감액을 넥사바 급여를 위한 재정으로 돌리면 어떨까? 그냥 한번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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