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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짧고, 강렬하고, 심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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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5.2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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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마케팅 ⑤
▲ 김태연(모스커뮤니케이션 대표)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중략)… 강아지, 토끼, 비들기, 노새, 노루, 프란시스잼, 라이너마리아릴케 /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윤동주의 '별헤는 밤' 싯구 한대목이다. 저 시에서처럼 그 어떤 대상을 연상할 땐 제일 먼저 '이름'부터 떠올린다. 이름은 곧 실체를 연상하는 매개체이자 고유 이미지고, 브랜드다.

최근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병의원 수는 2만 9279개로 가히 밤하늘 별의 수만큼이나 많아졌다.

개원가의 경우 진료과목을 불문하고 서울·연세·성모·경희·삼성·제일 등.. 출신 학교나 유명 브랜드를 차용하거나, 또는 밝은·고운·미소·하얀 등 편안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병원명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또 OOO내과·O정형외과 등 원장의 이름이나 성을 따서 짓기도 한다.

그러나 성공적인 네이밍은 적합성(Fitness)·관련성(Relevance)·차별성(Difference)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3S, 짧고(Short)·강렬하고(Strong)·심플한(Simple)한 것도 필수 요소라 할 수 있다.

강원도에 있는 압구정의원, 빈민가에 오픈한 비버리힐즈 치과는 적합성, 관련성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 또 '삼성굿모닝연세병원'처럼 좋다는 브랜드를 중복적으로 차용하거나, 길고 난해한 프랑스어 병원명 역시 병원의 핵심 가치와 기능을 소비자에게 쉽게 전달하기엔 역부족이다.

네이밍은 고객들의 마음속에 들어가는 첫 관문이다. 차별화되지 않는 네이밍은 스쳐지나갈 뿐, 고객의 인식 속에 강력하게 각인될 수 없다. 만약 자신의 병원에 지속적으로 손해를 입히는, 현재 병원의 가치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병원명이라고 판단된다면, 과감히 개명(改名)할 것 권유한다.

실제로 '중국 구즈베리(Chinese gooseberryy)'는 '키위'라고 이름을 바꾸었을 때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먹고 싶은 과일로 변했고,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 리복에서 출시한 여성운동화 '인큐버스(Incubus)'는 '여성들이 자는 동안 내려와 강간하는 악마의 영혼'이란 사전적 의미로 출시하고 매출이 급락하더니, 이내 시장에서 사라졌다.

타겟층에게 기억되기 좋은, 긍정적 의미의 병원명만으로도 많은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병원 자체의 기능과 소비자 혜택이 강조된 병원의 신념과 비전, 가치가 담긴 차별화된 병원명, 그 자체로 성공 병원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밤하늘에 수많은 '별'들 중 하나였지만, 각각에 꼭 맞는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순간 북극성이 되고, 오리온도 된다. 그리고 그 별은 예전보다 훨씬 더 반짝반짝 빛나보인다. 네이밍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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