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기 두 가지 의료 잣대
청진기 두 가지 의료 잣대
  • Doctorsnews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10.04.26 11:25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용항(갈산중앙의원)
▲ 안용항(갈산중앙의원)

여러 의료 관련 공청회를 꼼꼼히 살펴보면 두 가지 주장으로 나누어지며 전제된 정신이 각기 다름을 알 수 있다. 즉 '환자의 선택권이 우선한다는 주장'과 '환자의 선택권보다 국가나 의사의 결정이 우선한다는 주장'으로 구분될 수 있다.

이를 다른 말로 바꾸면 '환자의 자율성 우선'과 '국가나 의사의 온정적 간섭 우선'이라고 표현된다.

환자의 선택권(자율성)은 국가나 타인으로부터의 통제나 억압에 능동적으로 저항하려는 정신이다. 반면에 국가나 의사의 온정적 간섭은 선택할 능력이 없는 환자를 대신하여 국가나 의사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의 선택권이라는 정신은 '선택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고, 국가나 의사의 간섭을 우선으로 하는 정신은 환자의 합리적 이익을 위해 '온정적 결정'을 하여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이처럼 선택권과 온정적 간섭은 제한된 범위에서만 허용된다.

따라서 공청회에서 환자의 선택권을 주장하는 측은 '환자가 선택할 능력이 있음'을 증명해야 하며, 국가와 의사의 온정적 간섭을 주장하는 측은 '국가나 의사가 환자를 위해 온정적 태도를 취한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래서 선택권을 주장하는 측은 '의사의 설명을 들은 환자는 선택할 능력이 생긴다는 주장'을 할 것이고, 온정적 간섭을 주장하는 측은 '온정적이지 않는 부당한 간섭은 상급기관에서 감시하면 된다는 주장'을 할 것이다.

이에 대해 선택권을 주장하는 측에게 '의사의 충분한 설명과 환자의 충분한 이해 여부를 어떻게 아는 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온정적 간섭을 주장하는 측은 '의사의 부당한 간섭은 국가가 제제를 가하면 된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국가의 부당한 간섭은 누가 제제를 가할 것인가'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결국 환자의 선택권 주장은 의사의 지식·설명력과 환자의 이해력에 대한 문제로 결론지게 되며, 국가와 의사의 온정적 간섭 주장은 부당한 간섭을 감시하기위해 점점 더 상급기관에 의존하게 되지만 위로 갈수록 줄어드는 상급기관이 감시할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러워지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불완전한 선택권'과 '불완전한 온정적 간섭'을 시인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정책을 결정하기 위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또 다른 상위 정신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즉 '국가의 헌법'이나 '인간의 보편적 정신'에 기대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면 오늘날 시대정신이며 우리의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주의' 정신과 같은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는 개인의 개성을 중시하여 선택과 책임을 강조하고 국가의 과도한 통제를 경계한다. 이러한 정신은 환자의 선택권이 국가나 의사의 간섭보다 우선한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된다. 결국 환자의 선택권을 인정하면 임의비급여를 허용해야하며 총액계약제를 거부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