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에서는 형식적인 의뢰서를 발급하지 않습니다. 의뢰서는 일차 진료의사가 진료 결과에 따라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발급하는 것입니다.”
환자가 3차 진료기관에서 타과 진료를 받기 위해 1, 2차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가정의학과를 비롯한 5개과에서 쉽게 발급받고 있는 진료의뢰서 남발 문제에 대해 개원가에서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자, 최근 서울 K의료원은 병원 외래에 이같은 안내문을 붙이고 자정(自淨) 의지를 다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진료의뢰서는 의료전달체계의 골격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다. 그러나 진료의뢰서는 단지 환자가 2, 3차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있으며, 그나마 3차 진료기관에서의 의뢰서 남발 문제는 의료계 내부에서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형식적인 의뢰서 발급으로 더욱 힘들어지고 있는 개원가가 이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내려줄 것을 학회와 정부에 제기하자, 가정의학과는 학회 차원에서 자제활동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K의료원은 병원 외래에 붙인 안내문에서 진료를 받기 전에 의뢰서를 요구하는 행위를 삼가해 달라고 환자들에게 당부하는 한편, 요구를 하더라도 절대로 발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병원 가정의학과장은 “진료의뢰서는 환자가 1, 2차 진료를 받은 후에 필요한 경우 3차 진료를 받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진료의뢰서 남발은 의료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환자가 보험혜택을 받기 위해 아니면 다른과에서 진료받기 위해 형식적으로 발급하는 일은 절대로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시행 될 의약분업과 관련, 의료계 내부에서는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정부의 합리적인 정책방안 수립도 중요하지만 의료계 내부에서 지킬 것은 지키는 자정활동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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