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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0 06:00 (토)
"우리 회원 모두 올해는 좋은 일만 있었으면…"

"우리 회원 모두 올해는 좋은 일만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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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3.2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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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호(인천광역시의사회장)

이원보 감사님 그동안 별고없으셨는지요?

계절이 봄 답지 않게 을씨년스럽습니다. 마치 요즈음의 암울한 우리의 처지를 닮은 듯 합니다. 그렇지만 이제 곧 새순이 돋고 백화가 만발하는 진정한 봄이 오겠죠. 그러나 우리의 봄은 아직도 요원한 듯 싶군요. 시장주의를 신봉한다는 현 정권도 의료부분만은 사회주의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번 뿌리를 내린 제도는 여간해서는 바뀔 수 없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힘을 모아 꾸준히 노력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봄이 오리라고 믿습니다.

요즈음은 참으로 어수선합니다. 외부에서는 의료산업화, 선진화의 명목으로 영리법인, 원격의료, 건강관리서비스 등 그 이름조차 생소한 제도들을 밀어 부치려 하고 있습니다. 엊그제그 누구는 총액계약제에 대해 그 일정까지 확정하여 언급하였다죠? 참으로 통탄할 일입니다.

저들이 그렇게 세계에 자랑하는 건강보험제도는 의사들의 희생으로 겨우 지탱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설마 몰라서 그럴까요? 아직도 이 땅에서는 의사의 눈물과 땀이 더 필요한 모양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내부적으로 분열되어 있습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회장선거제도가 그렇고 집행부 또는 대의원총회에 대한 불신, 노소의 갈등, 회원 상호간의 갈등 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근자에 빈번히 일어나는 재판 청구, 회원 상호간의 윤리위원회에의 제소 등은 이런 우리의 상황을 잘 대변하고 있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더욱이 우리 양심의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는 윤리위원회의 최근의 결정들이 또 다른 갈등의 단초가 되지 않을까 염려스러운 것은 저만의 기우일까요?

감사님, 감사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00년 우리의 의권쟁취투쟁이 한참일 때니 벌써 강산이 한번 변할 때가 되었군요. 당시 경상남도회장이셨던 감사님은 그 특유의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로 열정과 올곧음을 보여 주셨죠.

투쟁 후 6년간 회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회원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또한 실질적으로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많은 일들을 하셨죠. 심지어는 우리 회원들을 위해 회무에만 전념하고자 수십년간 애써오시던 천직도 접으셨습니다.

김해시의사회장 및 도의사회장때 의사회에서 직접 운영했던 의료폐기물사업에 관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폐기물에 관한 법률을 바꾸려고 얼마나 동분서주하셨던가요? 수년간 머나먼 김해에서 서울을 오가며 불철주야 노력한 끝에 자구 몇자를 개정하는데 성공을 하였습니다.

이로부터 이전에는 의료기관에서 나오는 모든 폐기물을 감염성폐기물로 분류하던 것을 다시 세분화하여 분류하게 하는 단초가 되었습니다. 이는 실질적으로 회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몇 안되는 쾌거 중의 하나로 오로지 감사님의 열정과 노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하였을 것입니다.

수년전 대의원회 일로 감사님을 자주 접촉하게 되었을 때 제가 두가지를 감사님께 물었었는데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먼저 천직을 접고 생활은 어떻게 하시는가 하는 것이었는데 감사님은 웃으면서 " 집과 차가 있으니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아쉬운대로 살 수 있겠습디다" 라고 하셨습니다.

또 한가지는 왜 감사가 되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감사님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셨죠. 감사는 협회외 회원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회장이나 집행부가 일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관행으로 해오던 것들 중 잘못된 것은 고쳐나가므로서 공정하고 능률적인 의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직책을 맡은 모든 분들이 감사님같은 열정과 마음가짐을 가지고 회무에 임한다면 우리 의사사회는 훨씬 더 빨리 발전할 것입니다.

이제 시의사회장이 되어서 저는 감사님의 말씀의 의미를 나름대로 새기고 있습니다. 마침 저희 지역의 한 사건으로 인해 감사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고 있거니와 저 역시 회장은 회원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 나이 이미 적지 않은 터라 매사를 행함에 있어 아집과 편견에 빠지는 것은 아닌가 항상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저는 고백합니다. 감사님은 의사사회에서 제가 존경하는 극히 몇 안되는 분 중의 한분입니다. 감사님, 혹 마음이 상하시더라도 감사님을 믿고 성원하는 많은 회원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그동안 해오신 것처럼 소신껏 일을 하십시오.

감사님이 계심으로 해서 우리 의협의 회계가 보다 투명해진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항상 건강은 챙기도록 하십시오.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도 개인과 가족의 건강과 행복만큼 귀하지는 않으니까요.

올해는 황금돼지해보다 더욱 경사스럽다는 백호의 해입니다. 우리 회원 모두 올해는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긴 우리 회원 개개인은 사회의 어느 구성원들보다도 뛰어난데 그 능력으로 전력을 다한다면 무슨 일인들 못하겠습니까? 그 힘이 하나로 합쳐질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난관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부디 올해부터는 우리 모두 하나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답답한 마음에 두서없이 써 나가다보니 사설이 많아졌습니다. 환절기에 몸조심하시고 조만간에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게 될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이 글은 김남호 인천시의사회장이 이원보 의협 감사에게 전하는 편지형식을 빌어 본지에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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