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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19 11:38 (금)
'가장 바쁜' 의사들의 의료봉사단체 참·진·단

'가장 바쁜' 의사들의 의료봉사단체 참·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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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3.1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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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상준(대한전공의협의회 참의료진료단장, 명지병원 신경과 R3)

어두운 피부와 시커먼 곱슬머리 환자가 까만 손으로 머리를 움켜잡고 진료실로 들어옵니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 무엇보다 어두운 표정입니다. 한국어가 어리숙한 환자와 어렵게 의사소통을 하면서 두통에 대한 문진과 신경학적 검진을 한 뒤 약을 처방하였습니다.

그때는 별 느낌 없이 진료를 마쳤습니다. 일주일 후 젊은 여성이 애를 안고 내원하여 남편의 두통이 좋아져 일을 할 수 있게 돼 어머니와 아기가 밥을 먹게 되었다며 까만 손바닥 위에 나무로 만든 아프리카 사람 모형의 열쇠고리를 감사의 표현으로 선물하고는 밝은 모습으로 나갔습니다.

지금도 그 열쇠고리를 보면 남편의 어두운 표정과 부인의 밝은 표정이 눈앞에 겹쳐져 떠오릅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참의료진료단(이하 참진단)은 대전협의 본질적 취지인 참의료진료를 위해 구성됐으며 매주 일요일 서울 구로동에 있는 외국인진료소에서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무료진료를 보며 생활이 어려운 외국인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신촌세브란스병원·고려대병원·순천향대병원에서 한 주씩 돌아가며 내과·정형외과·가정의학과 등 서너 분의 선생님들이 진료를 보고 있습니다.

참진단은 대전협의 중심에서 전공의들의 화합을 유도하고 참의료 진료를 위한 도덕적·양심적 의료윤리를 고취시키고 있습니다.

진료에 참여하는 전공의 선생님들이 내면에 간직하고 있는 봉사에 대한 따뜻한 마음의 꽃봉오리를 활짝 피우게 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봉사에 대한 잠재적 의지를 알지 못한 채 현실에 얽매여 바쁘게만 살아가는 더 많은 전공의 선생님들이 의료봉사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조금 더 풍요로운 정신세계를 공유하여 자신뿐 아니라 주위를 돌아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참진단은 구로동 외국인진료소와 별도로 새로운 봉사단을 구성해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인 의료봉사를 진행하고, 여름과 겨울에 섬 봉사 및 해외의료봉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작게는 접근성의 문제로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섬을 중심으로 무료진료를 하고 크게는 동남아 혹은 아프리카의 의료 취약지를 찾아 진료와 약 처방을 하고 간단한 시술과 수술 등을 하는 적절한 의료봉사를 통해 그 나라에 꿈과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봉사는 우리가 미리 선약을 하듯이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하는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시간이 있을 때 아무 생각 없이 가서 기분 좋게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일로 느껴지지 않고 그냥 생활의 일부로 느껴져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쁘고 과로에 힘들어 하지만 봉사는 마음의 휴식입니다. 봉사를 통해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그 따뜻한 무언가를 느끼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것이 우리 삶의 일부가 된다면, 더 나아가 그런 것들이 주위의 여러 사람에게 전파된다면 행복한 세상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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