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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해외재난의료 지원의 문제점

시론 해외재난의료 지원의 문제점

  • Doctorsnews admin@doctorsnew.co.kr
  • 승인 2010.03.1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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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이 연속적으로 들려오는 자연재해 소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재난발생의 빈도 및 강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피해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정부의 해외재난의료 구호정책은 2003년 이란 Bam city 지진을 시작으로 서남아시아 쓰나미, 미얀마 cyclone Nargis, 최근의 아이티 지진 등의 해외재난에 의료팀을 파견한 기록을 갖고 있다.

또한 2007년 '해외긴급구호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2010년 법률을 개정하는 등 해외긴급구호 및 의료지원에 관심이 증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들어 국제사회에서 요구하는 대한민국의 역할 분담도 커지고 있고, 국내에서도 관심과 지지도 매우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해외재난관리의 전문성이나 시스템이 확립되지 못해 해외긴급의료 지원이 효율적으로 전달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필자는 미얀마와 아이티의 의료지원 경험을 바탕으로, 느끼고 체험했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사항을 제시하고자 한다.

예산의 부족

항상 문제점을 논의 할 때는 예산의 부족을 빼 놓을 수 없으며, 결과가 신통치 않을 때는 최종 핑계거리가 되곤 한다. 하지만 해외 긴급의료지원의 지원방식이 더 이상 주먹구구가 아닌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는 예산의 증가는 필수적이다.

현장에서 진료수준을 field clinic에서 field hospital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Field Hospital 이라함은 진료실·수술실·간이병상과·혈액검사 및 진단장비(X-ray) 등을 운영할 수 있고, 식당·숙소 등의 편의시설을 갖춘 작은 병원을 의미한다.

비체계적인 해외의료지원시스템

재난이 발생하면 정부에서도 의료지원단이 파견되고 많은 NGO 단체에서 재난지역을 방문 봉사활동을 하나, 각 단체별로 연계성도 없고 개별 독립적으로 운영되어 효율성이 떨어진다. 민-관이 협력할 수 있는 협력체계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NGO 단체가 재난지역에 도착하여 진료장소 섭외하고 진료를 시작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또한 치안의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이는 모든 NGO 단체가 경험하는 공통적인 문제점이다.

또한 NGO의 지원규모나 인원 등을 파악할 수 없어 현장진료에 있어서 한계성을 드러내며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해외긴급의료 지원을 어렵게 한다. 만약 Field Hospital이 만들어 진다면 NGO 의료팀과 정부의 의료팀이 합동으로 의술을 펼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아이티에 긴급의료지원을 하였던 NGO 단체들과 정부는 협력체제를 구축해, 민-관이 상호협력하고 신뢰 할 수 있는 해외긴급의료지원 시스템의 개발 및 지원기구를 설립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현장진료·현장지휘 체계의 부족

정부에서 파견하는 해외 긴급지원의료진은 선발대와 2차 의료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선발대 및 2차 파견의료진의 기능과 역할을 명확히 명시한 현장대응 매뉴얼이 제작돼야 한다.

재해현장은 항상 어수선한 분위기이고, 현장의 총책임자는 물론 의료진 각자 맡은 지원 업무에 있어서도 역할 분담을 해야할 상황이나 통합을 해야할 상황에 대처하는 체계가 미흡한 실정이다.

현지대사관·긴급구조팀·해외지원의료팀 모두 사전에 제작된 현장대응 매뉴얼로서 분석하고, 적용할 때만 효과적인 긴급구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매번 나갈 때 마다 똑 같다" 혹은 "긴급구호의 의료활동은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이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는 조건을 만들어가야 한다.

의료물품의 준비 및 수송, 의료진의 선발, 교육의 필요성

2008년 미얀마 싸이클론 나르기스 의료지원 후 문제점으로 제기되었던 의료물품의 준비, 파견의료진의 선발 및 교육에 대한 실험적 시도가 이루어져, 아이티 지진현장에는 일부가 적용됐고 지속적인 개선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면 양적 질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다. 일본의 D-MAT 과정 혹은 UN-DAC(UN Disaster Assessment and Coordination)과정을 참고로 하면 기초반 및 전문가 과정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해외재난은 국제적 뉴스의 초점이 되고 국력을 테스트하는 장이 되고 있다. 국제관례와 규범에 맞는 국제적 전문가를 양성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공조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 동남아 지역의 재난현장 파견은 군용기를 이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동남아지역의 해외긴급의료지원은 훨씬 수월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의료인력의 선발은 재난의 단계를 고려해 선발해야 한다. 재난의 단계는 전구단계(prodromal phase), 충격단계(impact phase), 구조단계(rescue phase), 회복(재건)단계(recovery phase)로 나누어지는데, 각각의 단계별로 긴급의료팀의 전문인력 구성을 다르게 해야 한다.

아이티 재난 긴급구호는 우리나라 해외재난 대응시스템의 재난을 유발했고, 또한 많은 문제점을 던져주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각 분야의 많은 분들이 실질적인 시스템구축을 위한 모임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향후 2∼3년 내에 또 다른 해외재난이 발생할 것이고, 해외재난 의료팀을 파견해야 할 날이 올 것이다. 그때는 좀 더 성숙된 해외재난 의료팀의 활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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