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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단독] 마침내 말문 연 송명근 교수
[본지단독] 마침내 말문 연 송명근 교수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10.01.3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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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적 입장에서 사실대로 써달라"…당초 20분 예정 인터뷰 2시간 계속돼
건국대병원 교수 해임 사건 이후 비공개 사실 밝혀…"제2의 포르스만 되겠다"

▲ 송명근 교수는 본지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의혹이 남지 않게 어떤 것이라도 질문해달라"고 한 뒤 2시간여동안 그간의 상황을 전했다 .ⓒ의협신문 김선경기자 photo@kma.org

송명근 교수(건국대병원 흉부외과)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유규형·한성우 건국대병원 교수(심장내과) 해임 사건 이후 공식적인 인터뷰를 자제해온 송명근 교수는 본지와의 단독인터뷰에서 그동안 대외비로 간직해왔던 사실을 처음으로 낱낱이 공개했다. 1월 29일 오후 1시 30분부터 건국대병원 영존빌딩 12층 송 교수 연구실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당초 20분 가량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2시간 남짓 계속됐다.

송 교수는 "유규형·한성우 교수의 해임 건은 동료로서 매우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그러나 건국대가 미친 대학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정상적인 논문을 쓰고 정상적인 비판을 했는데 해임을 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논문을 써서 징계됐다' '송명근 교수를 비판했다고 처벌됐다'는 주장에 심한 자괴감을 느꼈다"며 "이미 두 분이 해임됐는데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여겨 함구하고 있었지만 이제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건국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들이 유럽흉부외과학회에 제출한 논문(case report)에 대해 "허위·부정 논문"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만약 허위논문이 아니라면 제가 명예훼손을 한 셈인데 이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고 단언했다(※송 교수는 심장내과 논문을 문단별로 조목조목 비판한 문건을 기자에게 건넸다. 학술적 비판에 대해선 후속 별도 기사에서 상세히 다룰 예정이다).

송 교수는 "의협신문이 중립적(neutral)이기 때문에 평소 애독하는데, 최근의 보도방향을 보고 우려를 금치 못했다"며 "특히 해임 사건에 대해 폴(poll, 설문조사)을 하면서 '허위논문을 작성했다'는 사유를 넣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송 교수는 "당초 건국대에서 교수 해임 공식사유로 유럽흉부외과학회에 제출한 심장내과의 논문이 포함되지 않았던 것은 건국대의 대외적인 명예를 위한 것이었다"며 "한쪽에서는 허위논문을 쓰고 한쪽에서는 그 논문이 잘못됐다고 지적한다면 해외에서 대한민국과 건국대를 어떻게 보겠느냐는 시각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유럽학회에 제출한 논문이 해임 공식사유에는 들어있지 않지만 해임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그는 곧 유럽흉부외과학회에 심장내과 논문을 취소해 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며, 이미 준비는 완료된 상태라고 했다.

'문제의 판막들' 송명근 교수가 수술후 합병증으로 내원한 환자를 재수술하면서 떼어낸 판막들을 보여주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기자

송 교수는 또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카바수술(CARVAR, 대동맥근부 및 판막성형술)의 안전성·유효성을 조사하고 있는 것과 관련 "저는 카바수술의 성적에 대해 확신하지만, 보건의료연구원의 결정에 대해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카바수술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일부 동료 의사들이 반대한 것에 대해선 "의학의 역사상 획기적인 치료법일수록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며 '베르너 포르스만'의 예를 들었다. 포르스만은 획기적 진단법인 '심도자술'을 개발해 27년 뒤 노벨상을 수상한 인물이지만, 개발 당시에는 학계의 격렬한 비판 때문에 전공을 심장내과에서 비뇨기과로 바꿨을 만큼 고난을 겪기도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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