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암 등 38가지 수술에 대한 병원 별 진료비와 입원 날짜를 전격 공표하자 병원계가 반발하고 있다.
국민이 병원을 선택할 때 진료비와 입원기간을 미리 알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심평원은 진료비 정보공개 이유를 밝히고 있지만 문제가 많다.
진료비와 입원기간은 질병의 진행 단계와 수술 방법 또는 수술에 필요한 각종 검사를 언제 했는지에 따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노인 환자가 많으면 자연히 입원 날짜가 길어 진다. 환자의 나이나 건강 상태 또는 병원의 진료방식 등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수술에 필요한 각종 검사를 입원 전에 하는 병원과 입원 후에 하는 병원과는 진료비와 입원 기간에 큰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이같은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각 병원의 진료비와 입원 기간을 단순 비교해 분석한 것은 통계적 타당성을 부여하기 어렵다.
특히 진료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 일부 병원의 경우 연간 수술 건수가 고작 10여건에 불과해 통계적 유의성이 있는지 조차 의문이다.
국민이 병원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려고 정보를 제공하겠다는데 누군들 마다하겠는가. 그러나 아무리 의도가 좋더라도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면 오히려 독이 된다. 이번 진료비 정보를 국민이 잘못 받아 들이면 자칫 진료비가 적고 입원 날짜가 짧은 것을 최선의 진료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렇게 생각해 버리면 의료기관 이용 행태는 당연히 왜곡될 수 밖에 없다. 행여 진료 정보를 공표한 배경에 진료비를 억제해 보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는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심평원의 진료 정보 공표는 잘못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