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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일상은 어떤가요?

당신의 일상은 어떤가요?

  • 윤세호 기자 seho3@kma.org
  • 승인 2010.01.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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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코화'로 화단의 주목 받는 김유정 작가 외…9명의 작가가 선보이는 '일상의 귀환'전

 

김유정 작. 가벼운 성. 80.0x80.0cm c. print 2009.

 

화가 김홍식이 '일상'이라는 테마를 소재로 전시를 기획했다. 무려 1년여에 걸쳐 기획된 이번 전시는 25일부터 31일까지 인천신세계백화점갤러리서 열린다.

'일상의 귀환'…9명의 작가들로 구성된 전시는 회화·판화·사진·프레스코·영상·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통해 일상과 문화의 소통을 시도한다. 현대인의 일상, 작가의 눈에 비친 일상은 어떻게 표현되고 공유되는가? 현대인의 일상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엿볼 수 있다.

전시 기획자 김홍식 작가는 "'일상의 귀환'전은 현대인의 일상 + 아트 혹은 문화적 영역을 아우르는 프로젝트 입니다. 앤디 워홀은 자신의 스튜디오를 공장이라 부르며 수많은 이미지를 찍어내며 '예술'의 아우라를 없애며 대중에게 스며들기를 시도했지요. 이번 전시는 (일상에)'귀환한 망명자'라 명명된 참여 작가들이 선택한 일상에 대한 작업입니다. 자신이 속한 곳 -환경·사회·문화·자연- 그것들이 놓여진 일상에의 관심을 자신의 방법으로 표출하는 것이지요. 귀환 작가들은 평면이나 공간에 점을 찍거나 그림 혹은 판화·사진·영상 등으로 작업을 하며 일상의 주인공이 되어있음을 자각하는 것이지요^^"라며 내제된 기획 의도를 설명한다.

참여 작가로는 김종숙·백기은·안세은·이주은·임선희·조혜정·정희경·채진숙·김유정 작가 등이다.

 

전통한옥의 기와를 그리고 있는 김유정 작가의 뒷 모습.

 

캔버스에 '회'칠해요

참여 작가 중 프레스코화로 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김유정 작가. 인천 관교동에 위치한 그녀의 작업실을 찾았다. 상상했던 여느 화가의 작업실처럼 아기자기하고 예쁘기만 한 작업실이 아니다.

쌓여져 있는 책들과 그녀만의 취향이 베인 이국적인 소품들…그리고 물감과 천 캔버스가 아닌 오히려 그녀가 다루는 거친 재료처럼 마티에르가 느껴지는 커다란 담벼락(김 작가의 캔버스)이 쭉 늘어서서 쌓여져 있는 작업실은 말 그대로 커다란 벽과 벽 사이에 둘러 쌓인 공간이었다.

그녀의 캔버스(?)는 여러 겹 두텁게 회칠해져 있다. 그 회벽 위에 조각도를 이용해 그림을 그린다. '긁기'. 쓱 ~ 쓱 표면위에 상처를 입힌다. 가까이서 보면 무수한 선들이 패이고, 스며 지나간 흔적들로 가득하다. 날카로운 조각도를 이용한 작업은 그 그림만큼이나 섬세한 주의를 요한다. '아차' 하는 순간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까탈스런 재료를 평생의 업으로 삼고 있는 김 작가다.

마르기전에 끝내야 해요

모르타르·초지·화지 등 캔버스에 층을 공들여 입히는 워밍업(기초 작업)을 한다. 본격적인 작업의 시작이다. 이때부터는 정신 없이 바쁘다. 석회가 마르기전 제한된 시간 안에 그림을 빨리 완성해야만 하는 까닭이다. 철저히 계획된 작업과정과 순간의 몰입이 필요한 순간이다.

날카로운 조각도.
이런 고된 작업들…무엇이 그녀를 사로 잡았을까?
벽화와 같은 작업을 통해 김 작가가 프레스코화를 처음 접한 것은 대학원 때부터다. 당시 그녀의 지도교수였던 진영선 화백의 프레스코 회화·아키반의 김석철 건축물·백남준의 비디오 아트·즉 회화와 건축 그리고 영상의 조우로 이루어진 프로젝트(해인사 성보 박물관·조선 관요 박물관)에 참여하면서 프레스코의 매력과 석회라는 재료적 특성에 푹 빠져버렸다.

참맛을 알아버렸던 탓일까? 김 작가의 프레스코화 작업은 지금까지 현재 진행형이다.
김 작가는 "긁어낸다는 것은 대상의 재현, 그 이면에 은폐된 미세한 요철의 생성들과 작업하는 행위를 통해 심리적 치유를 대변하는 기법적 은유예요. 작품이란 결과가 보여주는 이미지가 중요하겠죠. 하지만 작업하는 일련의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바로 제가 작업을 하는 동기이자 희열을 느끼는 이유랍니다. 또한 이러한 재료의 선택과 기법적 방법의 선택은 제가 안고 가야하는 예술적 사명의 무게라고 생각해요"라며 재료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강조한다.

흰 벽 위에 각인(刻印)된 그림들. 알타미라 벽화와 같이 수천 년 과거의 역사가 살아 숨 쉬듯 작은 손에서 스크래칭된 이미지들이 회벽위에 기억된다. 그녀가 바라보는 삶에 대한 시선과 사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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