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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에 들어온 Dr. 로봇

수술실에 들어온 Dr. 로봇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9.12.3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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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현실로"…로봇 혁명은 시작됐다

▲ 나군호(연세의대 교수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최근 영화에서도 3차원 영상을 실제처럼 구현한 영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실 이전 영화에서도 21세기 사회상을 그린 영화를 보면 사람들은 컴퓨터 화면을 통해 대화를 하고, 전기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하고, 첨단 로봇이 인간을 수술한다.

이제는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로봇을 이용한 수술이 현실화 됐고, 국내에서도 2009년12월 28일 세브란스병원 수술실에선 수술용 로봇 '다빈치'와 함께 개인통산 851번째 비뇨기과 수술인 전립선암 절제수술을 진행했다.

로봇이란 용어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약 80여 년 전 1921년 체코의 극작가 Karel Capek 이 쓴 희곡 'Rossum's UniversalRobots' 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당시는 반복적인 일을 하는 단순한 기계를 의미하였다.

이것이 1950년 Isaac Asimov가 쓴 공상과학 소설에 지능을 가진 로봇이 등장하였으며, 1970년대에 영화 '스타워즈'에 다양한 로봇이 소개되었으며, 최근에는 '터미네이터' '트랜스포머' 시리즈 등에서도 주연으로 활약하고 있다.

비뇨기과영역에서 최소침습적 수술이 처음 시도된 1990년후 어느덧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신장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약 20센티 정도의 개복상처를 통하여 절제하는 것이 보통의 수술이었는데, 복강경 수술로 하게 되면 배꼽에 약 1센티의 투관침을 뚫고 복강경 카메라를 삽입한 다음 배속을 카메라를 통해서 보면서 0.5센티 구멍 3개를 추가로 뚫어서 젓가락같이 기다란 기구를 삽입하여 신장절제를 시행하는 방법이었다.

복강경 수술이 도입된 초기에는 지혈 방법으로 레이저를 많이 사용했으나 지금은 대부분 전기소작 술로 지혈을 하고 있다. 적은 흉터뿐 아니라 환자의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적고, 입원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수술이며, 지금은 신장절제 및 여러 분야에서 복강경수술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1994년 컴퓨터모션회사(Computer Motion, Inc., Santa Barbara, CA, U.S.A.)에서 개발한 이솝(AESOP)은 복강경수술에 있어 복강경카메라를 고정해 주고 상·하·좌·우 및 원·근을 자유로 발판이나 손잡이를 눌러 조절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수술자의 목소리를 인식해 동작이 되는 장치로까지 개발됐다.

의료비 중 인건비의 비중이 큰 구미에서는 의료비의 절감과 내구성 및 안정성이 좋아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이미 10만회 이상의 수술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후에 개발된 ZEUS 로봇 수술시스템의 기초가 된다.

국내에서도 1996년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처음으로 복강경적 담낭절제술 및 충수돌기절제술을 보조 수술자 없이 복강경 카메라 조정로봇인 이솝(AESOP)의 도움으로 수술을 성공적으로 실시하였다.

Frederic Moll, MD는 인투이티브 회사(Intuitive Surgical, Inc.)를 시작하면서 다빈치(da Vinci)시스템을 개발하여 발표했다. 이 기계를 이용해 1997년 벨기에에서 처음으로 환자에서 수술이 이뤄졌다. 일년 후 컴퓨터 모션사가 제우스(Zeus)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 두 시스템은 비슷한 기구이지만 크게 두 가지가 차이가 있다. 첫째 제우스는 복강경 수술과 같이 모니터를 보면서 수술하는데 비해 다빈치는 입체영상(stereoscopic image)하에 수술이 이뤄진다는 사실이다.

둘째로 제우스는 복강경 수술에 사용되는 기구와 같은 기구를 사용하여 수술(5 자유도 구현)하는데 비해 다빈치는 기구가 손목처럼(endowrist system) 마음대로 구부러지는 동작을 구현(7자유도 구현)함으로써 마치 환자의 바로 앞에서 바로 보면서 자유로운 동작을 구현하는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기구가 발전하여 현재의 다빈치는 4개의 로봇 팔을 가진 시스템으로 발전되었으며, 2001년 미국 FDA승인을 받았다.

수술용 로봇 다빈치의 장점중의 하나는 복강경 수술 뿐 아니라 일반 수술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빈치 이용의 확대가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 시스템의 진가는 복강경수술에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즉 입체시야에서 마치 자기의 손목동작과 같이 구현할 수 있으므로 기존의 복강경 수술에서는 할 수 없었던 동작이 가능하고 하기 힘든 동작도 아주 쉽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전립선 암에서 전립선을 제거하는 경우 기존의 복강경 수술보다 월등한 면이 있어 최근에 미국의 경우 폭발적인 증가가 있었으며, 최근 미국의 경우 다빈치 중 절반 이상이 비뇨기과 수술용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수술 건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약 1100대 이상이 판매되었다고 하며, 아시아에도 이미 50여대, 특히 우리나라에도 이미 25대가 보급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에서 2005년 7월 15일 첫 수술(담낭절제술, 전립선 암 수술)을 시행했으며 뒤이어 방광암·위암 및 폐종양 수술에도 사용됐다.

▲ 컴퓨터그래픽/윤세호 기자 seho3@kma.org

문제는 고가의 장비(약 25억) 및 기구를 사용해야 하므로 수술비용이 고가인데 비해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환자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원격수술은 인간에 해로운 방사능 물질을 취급하기 위해 개발된 장치로, 지금은 나쁜 환경 뿐 아니라 공간을 초월한 작업을 하기 위한 장치로 많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원격수술의 한 형태로 주/부 원격장치(Master/slave teleoperator)가 있는데, 이는 주장치(Master Exoskeleton)에 시술자의 팔과 손을 넣고 떨어져 있는 부장치(slave robotic arm)를 조작함으로써 정교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외과수술에 적용된 시스템 중의 시초가 '그린 원격수술장치(the Green telepresence surgery system)'인데 이는 그린 박사 (Dr.Philip Green)에 의해 개발됐다. 이것은 복강경 수술의 세 가지 주된 맹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원격수술장치인데, 즉 (a)3차원 영상(입체감)의 결여 (b)정교하지 못함 (c)감각의 연동(sensory feedback)의 결여이다.

즉 입체화면 카메라(stereoscopic camera)를 통한 생생한 화면을 보면서 정교한 로봇 손(dexterous manipulator)을 이용하여 원거리의 환자의 수술부위를 수술하는 것이다. 이러한 장치는 외과 의사로 하여금 영상화면 앞에서 마치 수술하고자 하는 곳에 있는 것 같은 촉감과 정교함을 제공해 실제처럼 느끼면서 수술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러한 시스템은 외과 의사로 하여금 환자 바로 옆에서 수술할 수 있게 할뿐만 아니라 우주정거장이나 제3세계의 나라에서도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2001년 9월 7일 'Operation Lindbergh: a World First in Telesurgery: The Surgical Act Crosses the Atlantic!)'라는 수술이 시행됐는데 이는 세계 최초로 대서양을 사이에 둔 즉 뉴욕의 병원이 아닌 한 건물에 의사(Dr. Marescaux and his assistant Dr. Gagner)가 수술을 집도해 1000㎞ 떨어진 프랑스 Strasbourg 병원에 있는 환자에서 원격 담낭절제술을 성공시킨 수술이며 이는 진정한 원격수술의 효시라고 할 수 있으며, 최근 더욱 개발되고 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복강경 수술은 수술의 정보세대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과도기적 기술이고 로봇의학·원격수술·가상현실 등이 다음 혁명 단계이다.

이러한 기술들이 인터넷을 통해 세계 어디서나 원격교육(tele education)이나 모의수술연습(surgical simulation) 같은 새로운 교육적인 기회에 접할 수 있게 될 것이고 교육적인 과정의 보다 많은 확장을 직접 가져다 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수술 로봇들은 아직은 로봇 혁명의 시작일 뿐이다.

현재의 로봇 수술은 수술콘솔 또는 워크스테이션에서 이루어지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개발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환자의 수술 전 검사의 영상이 워크스테이션에 같이 보이거나 중첩되게 보이게 하여 수술 전이나 또는 수술 중이라도 영상을 보면서 수술에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있다.

지금까지의 기계는 촉감을 느끼는 데 아주 부족한 시스템인데 비해 이러한 촉감을 느낄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고 동작도 훨씬 자유로운 시스템이 개발 될 것이다. 그리고 아직은 시스템이 크고 무거운데 점차 작고 가벼운 시스템으로 발전될 것이며 가격도 점차 낮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원격수술의 경우 아직은 수술자와 로봇 팔 간의 시간차가 있어서 동작의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것도 점차 개발이 되면 멀리 떨어진 곳에서(예를 들면 전쟁터의 환자나 우주에 있는 환자 등) 수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한편 나노기술(nanotechnology & 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의 발전으로 기구나 로봇이 점차 작아져서 작은 로봇을 혈관 내로 주입해 항로를 결정하고 치료를 할 수 있는 단계도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국내의 의료 로봇 시스템에 관한 연구 및 개발은 아직 초보 단계에 있는 실정이지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적으로 로봇을 이용한 의료 서비스의 효용성이 이미 증명되어 가고 있는 만큼 점차 확대되어 갈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존의 의료 환경을 개선하고 국민의료복지 증진에도 기여하면서 의료 로봇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우수한 의료 로봇시스템의 개발을 위해서는, 의료 전문가와 로봇관련 전문가가 적극적인 상호 협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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