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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료수준 세계 상위권

한국 의료수준 세계 상위권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9.12.0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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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생존율 최고 수준·뇌졸중 성적도 우수
'OECD Health at a Glance 2009' 분석…급성심근경색증 미흡

▲ 자궁경부암 5년 상대 생존율
한국의 자궁경부암 상대 생존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뇌졸중 30일 이내 사망률과 노인인구의 인플루엔자 백신접종률 등도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최근 발표한 <OECD Health at a Glance 2009>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의 자궁경부암 5년 상대생존율은 76.5%로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

OECD는 보건의료 질 지표(Health Care Quality Indicators) 프로젝트를 통해 회원국의 보건의료의 성과에 관한 자료를 수집해 비교분석하고, 격년에 한 번 <Health at a Glance>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심평원은 국가간 성과비교를 위해 건강보험자료와 국립암센터의 중앙암등록자료를 분석, 자료를 제공했다. 한국이 OECD에 보건의료 성과를 제출한 것은 2007년에 이어 두 번째.

국가간 성과비교에서 한국의 통계자료는 ▲암질환(자궁경부암·대장암·유방암) ▲만성질환의 급성 합병증(급성심근경색증·뇌졸중) ▲만성질환(고혈압·당뇨·천식 등) ▲전염성 질환(소아 홍역·백일해·노인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등이 발표됐다.

심평원은 "OECD는 보건의료 질 지표를 계속 수정·보완하고 있어 이번에 발표한 결과는 향후 변경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 암질환-자궁경부암 생존율 1위
암질환 성과는 5년 상대 생존율 자료로 비교했다. 이는 일반인구집단 대비 암 환자의 생존율을 %로 표시한 것으로 100에 가까울수록 암으로 인한 사망이 적다는 의미.

자궁경부암 5년 상대생존율은 76.5%로 캐나다(71.9%)·일본(70.6%)·핀란드(69.0%) 등을 제치고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덴마크(61.3%)·독일(60.3%)·영국(57.6%) 등도 OECD 평균(64.4%)을 밑돌았다.

대장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58.1%로 OECD평균(57.0%)보다 약간 높았으며, 꾸준히 생존율이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유방암은 75.5%로 OECD평균(81.2%)을 밑돌았다.

심평원은 이러한 차이에 대해 "각종 암의 발생빈도와 그에 따른 치료 성과, 질병의 발생 양상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유방암의 경우 우리나라의 발생률이 서구 OECD 회원국에 비해 1/3 이하로 낮고, 다른 암과 달리 젊은 연령층의 환자 발생이 많아 질병의 진행경과가 빠르다"고 지적했다.

암 생존율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는 배경에는 정부의 5대 암 검진사업으로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이뤄지기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립암센터가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9년 암검진 수검률 조사'에 따르면 암 검진 수검률은 2004년 38.8%에서 올해 53.3%로 14.5%포인트 증가했다. 암 종별로는 자궁경부암이 63.9%로 가장 높았으며 위암(56.9%), 유방암(55.2%), 대장암(36.7%)이 뒤를 이었다.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는 간암 수검률은 31.3%로 가장 낮았다.

암 검진 수검률이 늘어난 것은 공공검진이 2004년 17.7%에서 2009년 34.7%로 2배 증가했기 때문이다. 의료급여 수급자와 건강보험 가입자 모두에서 공공검진의 비율이 매년 증가했다. 반면 민간검진 수검률은 해마다 18∼20%로 비슷했다. 암 검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음에도 국가검진을 시행하고 있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아직 낮은 상황. 유방암 수검률의 경우 영국 73.8%, 미국 67%이며, 자궁경부암은 미국 78%, 영국 73.8%로 검진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 뇌졸중 치료성적 상위권…급성심근경색증 저조
15세 이상 뇌졸중을 주진단명으로 입원해 30일 이내 동일병원에서 발생한 사망환자를 비교한 결과, 뇌의 한 부분에 혈액공급이 차단되는 허혈성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은 2.4%로 아이슬란드에 이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영국은 9.0%로 가장 사망률이 높았고, 캐나다(7.6%)·스페인(6.5%)·네덜란드(5.9%) 등도 OECD 평균 사망률(5.0%) 보다 높았다.

출혈성 뇌졸중의 경우에도 한국은 핀란드(9.5%)·오스트리아(10.8%)에 이어 11.0%로 3위권을 유지, 뇌졸중 사망률에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뇌졸중 치료성적은 2007년 비교자료에서 OECD 회원국의 하위권에 맴돌았으나 올해 상위권으로 도약, 가장 장족의 변화를 기록했다.

반면,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입원 후 30일 이내 사망률은 8.1%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저조한 치료성적을 보였다. 아이슬란드·스웨덴·덴마크 등은 2.9% 이내 사망률을 기록했으며, OECD 평균도 5.0%를 넘지 않았다.

심평원은 "각계의 노력으로 뇌졸중 진료의 질이 향상된 점도 작용했지만, OECD 지표 산출방식이 변경된 점이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지표 산출방식을 수정할 경우 그에 따라 변동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학계에서는 뇌혈관질환 및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클로피도그렐(대표 제품명 플라빅스)'을 배제한 채 '아스피린'만을 1차 약제로 사용토록 제한한 정부의 고시개정안(11월 20일 발표)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뇌졸중 진료의 질적인 하락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 당뇨병 급성합병증·하지 절단율 낮아
만성질환 관리 영역에서 인국 10만명당 당뇨병 급성합병증으로 인한 입원율은 17%로 OECD 평균(22%)을 밑돌았다. 당뇨병 하지 절단율은 8%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오스트리아(7%)에 이어 두 번째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하지 절단율은 당뇨 장기치료의 질을 반영하고 있어 당뇨병 환자의 입원치료의 질적 수준이 그만큼 높은 상태임을 보여준다.

반면, 고혈압 입원율은 인구 10만명당 191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84명)에 비해 높았다. 아울러  천식 입원율도 인구 10만명당 97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51명)에 비해 낮은 성과를 보였다.

심평원은 "고혈압·당뇨병·천식은 일차의료영역에서 관리를 잘 하면 입원이나 합병증이 줄게 되는 병"이라며 "합병증이나 입원이 많다는 것은 그 사회가 질병관리를 잘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심평원은 "이들 지표는 일차의료에서의 관리 성과 뿐 아니라 입원 병상수나 효율성 등에 따라 차이가 나므로 해석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경우 날마다 약을 먹어야 혈압을 유지할 수 있는 고혈압 환자 4만 4963명 가운데 292일 이상 혈압강하제를 처방받은 투약순응군이 44%에 불과할 정도로 혈압관리가 부실한 상태. 최근 심평원 심사평가정책연구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혈압약을 처방받은 첫해에 혈압약 처방을 중단한 사람도 연간 21%에 달했다.

의학계는 "혈압으로 인해 발생하는 심뇌혈관 질환 및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차의료단계에서 적절한 진료와 꾸준한 혈압강하제 복용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 전염병 질환 관리 노인 잘되고, 소아는 평균 수준
전염성 질환 관리의 성과는 예방접종률을 살펴보면 파악할 수 있다. 우리나라 소아의 백일해 예방접종률은 91.0%로 OECD 평균(93.5%)에 못미쳤다. 홍역 예방접종률은 92.0%로 OECD 평균(92.2%) 수준으로 파악됐다.

반면,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률은 77.2%로 오스트레일리아(77.5%)에 이어 2위권을 차지했다. 70%를 넘는 국가는 네덜란드·영국 등 4개국에 불과했다. 룩셈부르크·덴마크·포르투갈·핀란드·일본·오스트리아·헝가리·슬로바키아·멕시코·체코 등이 OECD 평균(55.3%)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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