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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전립선암 국가암 조기 검진 사업
시론 전립선암 국가암 조기 검진 사업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9.12.0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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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브랜드 가치를 중심으로
▲ 이영구(대한비뇨기과학회 보험이사 한림의대 교수)

암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에 약 6만 9000여명이 사망해 1988년 이래 암은 우리나라 사람에서 사망원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가 암 발생통계가 공식적으로 집계된 1999년 이래 연령 표준화 암발생율은 연간 2.5%의 꾸준한 증가를 하고 있다.

정부는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함으로써 암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고 나아가 국민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의료의 접근도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무료로 암 검진을 해주는 국가 암조기검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호발 5대암은 남자는 위·폐·간·대장·전립선암 순이고, 여자는 유방·갑상선·위·대장·폐암 순이다. 이들 호발암의 1999~2005년 연령 표준화 발생율의 변동을 보면 남자의 경우 위·폐·간암의 발생은 감소하는 반면 대장·전립선암의 발생은 증가하고 있고, 여자에서는 위·자궁경부·간암의 발생은 감소하는 반면 갑상선·유방·대장암의 발생은 증가하고 있다.

위·간·자궁경부암과 같이 발암과정에서 감염균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감염성 암은 발생 또는 사망수준이 감소하는 반면 대장·유방·전립선암과 같은 서구형 암으로 인한 발생 및 사망수준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식이 및 생활습관이 지난 20여년 동안 급속히 서구화되면서 서구의 암 발병양상을 따라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서구형 암의 증가는 젊은 연령 보다 고령 인구에서 사망률의 급격한 증가를 가져왔다. 

OECD 국가간 암발생현황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는 2002년 연령표준화 전체 암 발생율이 전체 29개국에서 남자는 21위, 여자는 27위로 암 발생수준 자체가 높지는 않으나, 암사망률은 여자의 경우, 2002년 연령 표준화 사망률이 자료가 집계된 28개국 중 21위에 위치하고 있고, 남자는 28개국 중에서 상위 5위에 위치하고 있다. 

남자에서 암발생 수준에 비해 암사망률이 높고, 여자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암관리가 소홀히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현재 국가암조기검진사업에서 여자는 위·간·대장·유방·자궁경부암 등 5개 암에 대해서 시행되고 있는 반면, 남자는 위·간·대장암 등 3개 암에만 적용이 되어, 여성 수명이 남성보다 긴 현재 상황에서 건강에 관한 성평등권 위배라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2008년 중앙암등록본부에서 발표한 주요 암의 5년 생존율의 국제 비교 자료를 보면 국가암검진 대상항목인 위·대장·간·자궁경부암의 5년 생존율은 미국보다 좋고, 유방암은 미국과 유사하나, 유독 전립선암의 5년 생존율은 미국의 98.9% 보다 22% 낮은 76.9%를 보여 평균치를 미국보다 13.1% 낮추는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국가 암관리 능력을 향상시키고, OECD 국가간에 우리나라의 남성암 사망률 격차를 줄이며, 각 나라의 의료 수준을 대표하는 암관련 지표를 끌어 올림으로써 국가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우리나라가 아시아 의료의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전립선암의 국가암검진 도입이 절실히 필요하다.

전립선암은 북미나 서구 유럽에서 남성암 발생율 중 1위이며, 암으로 인한 사망원인은 폐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전립선암은 한국중앙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남자의 암 발생 중에서 전립선암이 차지하는 비율은 1989년 1.2%에 불과했으나 2001년에는 2.8%, 2005년에는 4.5%로 가파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주요 암종의 연령 표준화 발생비의 1999년에서 2005년까지 변동이 12.3%로 전립선암의 증가율이 가장 높음을 알 수 있다.

1996년 이후 전립선암은 남성 10대암에 들기 시작했고, 2003~2005년 자료에서는 남성 5대암에 진입하였다. 또한 전립선암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특히 50대 이후부터 급격히 증가하여 60대에서 80대까지 발생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남성 암 사망율에서도 전립선암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0년 0.5%에서 2008년 2.4%로 남성암 중에서 7위의 사망률을 보이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전립선암의 환자 수가 자궁경부암의 환자 수를 2003년 이후부터 추월했음을 보고하고 있으며, 또한 최근 대한비뇨기과학회에서는 전립선암 지도를 완성하였는데, 2007~2009년 55세 이상의 남성 총 10,363명이 참여하였고, 이들에 대한 인구비 보정 추정 전립선암 발견율은 3.4%로 주변의 일본(Natori; 2.3%)이나 중국(Changchun; 1.3%) 보다 높음을 보고하였다. 

전립선암의 대표적인 검진 방법인 혈청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는 저렴한 비용에 간단한 혈액 채취만으로 전립선암의 위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유용한 인체 종양 표지자 검사이다.

최근 <NEJM>에 발표된 PSA 검진에 대한 유럽의 대규모 임상시험인 ERSPC의 중간 결과 보고에서 PSA 검진이 20% 전립선암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같은 시기에 발표된 미국의 대규모 임상시험인 PLCO의 결과는 사망률을 감소시키지 못했다고 보고하였으나, 시행군과 대조군의 무작위 분배 이전에 이미 양군에서 약 45% 가량 PSA 검사를 시행한 전립선암 특이항원 오염이 보고 되었고, 이로 인한 임상시험 디자인의 오류로 그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

2003년도 <JAMA>의 보고에 의하면 2001 Behavioral Risk Factor Surveillance System(BRFSS)을 이용한 자료분석에서 50세 이상 미국 남성의 75%가 최소 1회 이상의 PSA 검사를 받았고, 57%는 최근까지 PSA 검사를 시행 받음을 보고하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PLCO의 전립선암에 대한 임상시험 디자인에 오류가 발생하였으나, 이러한 PLCO의 결정적 오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는 75세 이하에서 전립선암 검진의 이익과 위해 간의 균형을 평가하기 위한 근거가 현재로는 불충분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 이유를 추론해보면, 2003년에 <JAMA>에 보고된 바와 같이 이미 전립선암에 대해 국가암검진을 시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대중화 되어 버린 높은 PSA 수검율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미국은 현재 국가적으로 CDC를 통하여 대장암과 유방암, 자궁경부암에 대해서 국가암검진을 시행하고 있으나 전립선암에 대하여는 국가암검진을 시행하고 있지 않으나, 미국 정부에서 시행하는 보험제도인 메디케어를 통하여 무증상 남성을 대상으로 매년 PSA 검사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미국과 영국의 전립선암의 유병율과 사망률에 대한 생태학적인 연구에서 PSA 검사 도입 이후에 PSA 검사 시행 빈도가 높은 미국이 PSA 검사시행 빈도가 낮은 영국에 비해 현저하게 전립선암 사망률이 감소하였다 .

미국의 전립선암 사망률은 1990년도에 비해 2004년도에 34%나 감소하였는데, 영국은 1999년에서 2002년 사이에 45세에서 84세 사이의 남성에서 24%만이 PSA 검사를 받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PSA 검진율의 차이는 전립선암 사망률의 차이로 이어지고 있다.

PSA 검진은 고병기 전립선암의 유병율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뛰어난 것은 이미 잘 증명이 되어있다. PSA 검진율이 높은 미국은 고위험군 전립선이 점진적인 감소추세에 있다.

송 등은 한국인의 전립선암은 외국의 보고에 비하여 임상적으로 진행된 병기의 환자 비율이 높다고 하였고, 2004년 대한비뇨기과 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50세 이상 남성의 PSA 수검율은 15%이다.

이처럼 낮은 PSA 수검율로 인하여 우리나라는 아직도 고위험군의 전립선암 비율이 높고, PSA 검사 도입 이후 약 20년이 지났지만 전립선암 사망률은 계속적 증가추세에 있어 국가암검진사업에 전립선암에 대한 PSA 검진의 추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전립선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검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만큼 저렴한 비용의 간편한 혈액 검사인 PSA 검진을 국가 암 조기검진사업에 도입하여 정기적인 검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국가암지표의 호전으로 이어지고, 의료부분에 대한 대한민국 국가브랜드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 이 글은 의협신문의 입장이나 편집 방침과 같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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