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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함께'... 새로운 100년을 열며

'국민과 함께'... 새로운 100년을 열며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9.11.1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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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창립 101주년 기념] 성상철 100주년위원장 특별기고

▲ 성상철 -대한의사협회 창립 100주년위원장 
   -서울대학교병원장

우리나라 의료의 구심점으로서 10만 회원을 보유한 대한의사협회가 국민건강 증진과 보건의료 발전을 위하여 기여한 공로는 일일이 꼽기 어려울만큼 의료 각 분야에 미치지 않은 바가 없다.

특히 지난해는 의협의 모태인 한국의사연구회가 1908년 11월 6일 10여명의 의사가 모여 발기한데 이어 11월 15일 창립총회를 개최한 지 꼭 100년이 된 뜻 깊은 해였다.

필자는 의협 창립 100주년 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전야제를 시작으로 기념식과 심포지엄·의사 페스티벌·건강달리기 대회 등 의협의 지난 한 세기를 되돌아보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는데 힘을 보탠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영예롭게 생각하고 있다.

지난 100년이 이처럼 잘 마무리되었다면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100년을 어떻게 더욱 성공적으로 맞이할 것인지는 온전히 지금 우리들이 어떻게 방향을 설정하고 기반을 튼실히 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100주년 행사는 이미 의협의 나아갈 길을 시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100주년 행사는 '국민과 함께 하는' 이라는 구호를 앞세운 바 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의사들만의 보여주기식 행사에서 탈피해 의사의 참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면서, 그들과 함께하는 내실 있고 뜻 깊은 행사로 다가선 것은 대단히 적절한 접근이었다고 판단된다.

의협이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기본 방향 역시 국민과 의사·의료계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지난해 시행한 '의협이 앞으로의 100년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를 보면 33%가 넘는 응답자가 국민신뢰 회복이라고 답했고, 두번째가 보건의료체계 개편 27%, 회원권익 강화 2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설문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1/3이 넘는 회원들이 국민신뢰 회복을 최우선으로 주문한 것은 앞으로 의협이 나가야할 여러 방향 가운데서도 신뢰회복을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절박한 목소리에 다름이 아니라 하겠다.

의협의 새로운 100년을 제시하는 또 하나의 단초가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의사회 총회에서 발표됐다. 이 총회에서 '의사의 직업적 자율과 임상적 독립성을 보장해야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선언(직업적 자율성과 임상적 독립성에 관한 선언)을 채택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 선언의 핵심은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데 있어서 의사 자신의 직업적 판단이 외부 기관이나 개인으로부터 불필요하게 간섭받지 않을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특히 임상적 독립성에 대해 정부 등으로부터 가해지는 비합리적인 제약은 환자를 위한 최선의 이익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환자와 의사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관계를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는 건강보험제도를 비롯한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와 정책이 지나치게 규제 일변도인 의료 환경에서 의사들이 자신의 의학적 판단과 소신에 따라 국민들에게 참 의료서비스 제공을 어렵게 하는 현 의료현실을 비춰볼 때 특히 의미 있는 대목이다.

의료 일선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의료인들이 윤리적 갈등을 겪고 있는지를 감안한다면, 의협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는 자명하다 하겠다.

최근 의료계에는 전에 보지 못하던 화두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외국인환자 유치·영리법인 허용 문제 등을 비롯하여 의료 산업화와 연계된 다양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의료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건강보험수가 문제와 더불어 선택진료제 등 오랜 난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u-헬스 등 첨단 의료서비스에 대한 대책 마련, 흉부외과 등 의사들이 기피하는 진료과목에 대한 활성화 방안 등, 의료인들의 구심점으로서 의협에 주어진 다종다양한 난제를 어떻게 주도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인지 쉽지 않은 숙제가 남겨져 있다.

수많은 난제를 한번에 해결해 줄 묘책을 찾으려한다면 더욱 헤어나기 힘들어질 것이다.

어렵고 복잡할수록 원칙을 되새겨야 함을 감히 조언하고 싶다. 그런 점에서 앞서 필자가 거론한 국민과의 신뢰 회복 그리고 의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위한 심사숙고는 우리나라 의료의 발전과 의협이 이끌어가야 할 새로운 100년에 대한 올바른 방향 제시를 위하여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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